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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페라리에 대한 초현대적 오마주, P80/C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 승인 2019.03.2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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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가 단 한 대 뿐인 주문제작모델 P80/C를 공개했다. 이 모델은 어느 페라리 열성 팬의 요청에 따라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가 디자인한 트랙 전용 모델이다. P80/C를 설명하기 위한 이런 형식적인 말은 페라리가 만들었던 여느 한정판 모델과 별로 다르지 않다. 페라리는 P80/C 프로젝트를 주문한 고객의 이름 그리고 개발비용과 가격을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를 지난 2015년부터 ‘몇 년에 걸쳐’ 진행해왔다는 한마디 말이 P80/C가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닌 차인지를 설명한다.

단 한 대의 차를 제작하기 위해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가 4년의 시간을 쏟아 부었다. 이 차를 주문한 이가 얼마나 대단한 자금을 지원하고, 열성적인 페라리 추종자인지를 넘어 P80/C는 페라리가 심혈을 기울인 단 하나뿐인 작품인 것이다.

P80/C의 클라이언트는 페라리 역사에 이름을 남겼던 1960년대의 레이스카에서 영감을 받은 현대적인 스포츠카 프로토타입을 만들기를 원했다. 330P3와 P4, 그리고 1966 디노 206S의 아름다운 곡면을 살린 매끄러운 실루엣의 차체가 영감의 원천이었고, 이를 어떻게 해석해 지금까지 존재한 적 없었던 페라리를 만드는지가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에 주어진 과제였다. 지금까지의 페라리와 전혀 다른 차이면서도 페라리여야 했다.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의 플라비오 만조니(Flavio Manzoni)가 지휘봉을 잡았고, 엔지니어링 및 에어로다이내믹스 팀이 새로운 페라리의 비전을 보여주기 위한 험난한 여정을 떠났다. 이들이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지금까지의 페라리와 다른 독특하면서도 진정한 영혼을 가진 새로운 ‘영웅의 차’였다. 현재의 페라리와는 다르지만 페라리 레이싱 카의 DNA를 가졌고, 관능적인 실루엣을 재현하면서도 성능 면에서 타협을 용납하지 않았다.

P80/C가 페라리가 만든 유일한 단일 제작 모델은 아니지만, 모든 단일 제작 모델 중에서 가장 긴 개발기간을 가진 차였다. 기존의 주문제작 방식에서 벗어나 철저한 스타일링에 대한 고찰과 엔지니어링 기술의 결합,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와 공기역학적 분석 결과를 섬세하게 적용한 결과물이 P80/C다.

일반적으로 단일 제작 모델이라도 페라리의 기존 모델을 바탕으로 디자인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하며 개발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P80/C는 다르다. 488 GT3 레이스카를 바탕으로 개발했으나 섀시를 공유하지 않는다. 488 GT3의 섀시라는 제약에서 벗어나, 오직 P80/C에 초점을 맞춰 완벽한 디자인과 성능을 온전히 끌어낼 수 있는 섀시를 제작했다.

488 GT3의 섀시를 바탕으로 길이는 50mm를 연장했다. 운전석이 차체의 중앙에 위치한 전형적인 레이스카의 레이아웃에서 벗어나 차체가 앞쪽으로 길어지는 캡 포워드를 강조해 보다 공격적이고, 콤팩트한 캐릭터를 강조했다. 이 같은 디자인은 P80/C 개발의 초기에 적용된 스타일링의 초석 중 하나였다.

정측면에서 바라볼 때 강렬한 쐐기 형상의 차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콕피트를 중심으로 앞뒤에 전개된 넓은 날개와 넓은 차체를 강조하고, 운전석을 둥글고 매끄럽게 감싸는 랩 어라운드 윈드스크린은 측면의 거대한 공기의 통로와 시각적으로 연결되며, 차체의 전방과 후방을 시각적으로 분리한다.

특히 위에서 바라볼 때 넓게 벌어진 전방 차체를 지나 잘록한 허리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지붕을 따라 뒤로 흘러내리는 매끄러운 선은, 캐빈 뒤쪽에서 수직으로 하강하는 후방 스크린의 실루엣 및 비늘 형태의 독특한 알루미늄 루버와 대조를 이룬다.

공기역학적 디자인에는 어떤 제약도 받지 않았다. 488 GT3 레이스카의 개발을 바탕으로 했지만, FIA GT3 레이스 규정에 의한 제한이 없다. 때문에 프론트 스플리터는 완전히 새롭게 제작되었고, 리어 디퓨저는 GT3 레이스카의 것을 바탕으로 P80/C의 엔진 성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게 디자인되어 전반적인 효율은 약 5%가 향상되었다.

P80/C 에어로다이내믹스 디자인의 목표는 488 GT3의 하체를 최대한 활용해 앞뒤 차체 전후방의 다운포스를 균등하게 유지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포뮬러 원 레이스카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기술이 적용된다. T-윙에서 영감을 받은 작은 날개가 리어 스크린 바로위에 장착되어 공기역학적으로 매끄러운 ‘가상의’ 실루엣을 만들어내고, 주 날개와 테일 끝부분의 디자인은 거대한 다운포스를 만들어내면서 끝부분의 소용돌이치는 기류를 최소화한다.

또한 돌출된 앞부분과 ‘날개 형태’로 만들어진 차체 실루엣은 궁극의 상호작용을 이끌어내며 뛰어난 공기역학적 성능을 발휘하고, 트랙 전용으로 제작된 모델답게 전통적인 헤드라이트 형상을 생략하는 대신 거대한 에어인테이크와 슬릿을 설치했다.

후방의 차체는 삼분할 된 카타마란(세 개의 유선형 선체를 가로로 연결한 요트의 형태)형 구조를 갖고 있다. 후방의 엔진 열의 방출을 돕도록 전체를 디퓨저로 감싸는 형태이며, 차체와 통합된 독특한 이중의 날개가 장착된다.

캐빈 내부는 차체와 완전히 통합된 롤 케이지가 장착되며, 페라리 488 GT3의 인테리어를 바탕으로 새롭게 디자인되었다. 트랙 주행을 위한 모델답게 레이스에 필요한 정보를 간결하게 전달하는 레이스용 디지털 계기반과 스티어링 휠이 장착된다.

주문자의 요청에 따라 P80/C의 차체는 필요에 따라 두 가지 타입을 선택할 수 있게 제작되었다. 레이스용으로 최적화된 카본 파이버 윙과 18인치 싱글 너트 휠을 장착할 수 있지만, 디스플레이를 위한 차체와 21인치 휠을 장착할 수도 있다.

아마 P80/C은 세상에 단 한 대만 존재하는 페라리의 걸작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어떤 이를 위해 제작된 차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어쩌면 그 소유자의 이름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페라리는 P80/C를 통해 과거 페라리의 영광이 각인된 레이스 DNA를 유지하면서도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모습의 페라리가 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미래의 페라리는 어떤 모습일 것인가? P80/C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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