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0.18 금 13:50
상단여백
HOME 자전거 스토리 트렌드&컬쳐
나눅스네트웍스와 함께 하는 그래블 라이딩, 새로움을 경험하다
2019년 라이딩 트렌드는 단연 전기와 그래블이다. 전기자전거는 자전거에 모터가 달렸다는 점 외에는 기존의 라이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터는 더 빠르게, 더 멀리, 더 편하게 달리게 해줄 뿐, 생활자전거는 생활자전거대로, MTB는 MTB대로 타면 된다. 그러나 그래블은 조금 다르다. 로드바이크, MTB, 생활자전거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새로운 장르인 만큼 특별한 접근이 필요하다.
 
 
자전거는 그나마 쉬운 편이다. 비포장도로를 달리려면 MTB를 선택해야만 했던 과거와는 달리 사이클로크로스도 있고 그래블바이크도 꽤 늘었다. 그러나 그래블바이크를 선택했다면, 자전거에 조금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포장도로를 달리는 로드바이크에 비해 거친 환경에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가장 자주 변화가 생기고 라이더가 쉽게 점검할 수 있는 부분은 타이어 공기압이다. 로드바이크는 부피가 작은 대신 높은 압력을 요구한다. 압력이 낮아지면 핀치플랫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긴 해도 충격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MTB는 튜브리스로 세팅하는 경우가 많고, 클린처라고 해도 부피가 크기 때문에 어지간히 큰 충격을 받지 않으면 괜찮다. 그래블바이크는 부피가 작으면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공기압이 낮으면 펑크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으므로 라이딩 전에 공기압을 채워 주는 것이 좋다. 핀치플랫을 확실히 방지하기 위해 튜브리스로 세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한 가지 신경 쓸 부분은 핸들이다. 플랫바나 라이저바를 쓰는 MTB와는 달리 그래블바이크에는 드롭바를 사용하고, 스템 중심에서 먼 거리에 체중이 작용한다. 충격을 받았을 때 핸들이 돌아가면 전복되는 등의 큰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스템과 핸들이 잘 조여져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물론, 조립할 때 풀림방지제를 바르고 적정 토크로 조였다면 풀리지 않는다고 봐도 좋다.
 
 
프레임과 포크 역시 확인해야 한다. 라이딩 도중에 프레임이나 포크가 손상되면 큰 부상을 입거나 심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MTB를 타다가 타이어가 프레임에 닿고 자전거는 자꾸 기울어져서 확인해 봤더니 프레임 좌우 체인스테이를 연결해 주는 브리지 용접부가 떨어졌던 경험이 있다. 이상을 느끼고 미리 확인해서 다치지 않았고, 같은 라인업의 최상급 프레임으로 교체를 받긴 했지만 그날의 라이딩은 거기서 끝낼 수밖에 없었고, 혹시라도 모르고 계속 라이딩을 진행했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그래블 라이딩 후에는 흙이 많이 묻는 만큼, 세차를 습관화하고 세차와 동시에 프레임에 이상 부위는 없는지 확인하자.
 
 
마지막으로 자전거에서 특별히 신경 쓸 부분은 브레이크다. 브레이크레버를 잡고 자전거를 앞뒤로 밀어 보는 것만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브레이크를 꽉 잡은 상태에서 바퀴가 굴러간다면 브레이크나 패드, 또는 휠에 이상이 있는 것이므로 반드시 점검을 받아야 한다. 물론 휠이나 구동계도 확인이 필요하지만, 디스크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그래블바이크는 휠이 조금 틀어져 있어도 달릴 수 있고, 변속이 잘 안 돼도 주행은 가능하다. 다만 주행이 가능한 것과 쾌적하고 안전한 주행과는 다르다. 앞서 언급한 부분은 우선적으로 확인할 부분들이다. 휠과 구동계까지 포함한 전반적인 자전거 상태를 확인하면 라이딩이 더 즐거워진다.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 모든 곳에서 어우러지다
 
 
지난달에는 걷기와 페달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페달과 신발을 소개했다. 자전거, 페달, 신발로 시작했으니 이제 몸을 따라 올라와 보자. 신발 안에는 양말이 있고, 하의, 장갑, 상의, 고글, 헬멧까지 다양한 요소가 있다. 이번에는 그래블 라이딩에 적합한 의류와 헬멧을 알아보자.
 
 
도로와 비포장도로를 모두 달려야 하는 만큼 헬멧은 어느 한 쪽에 특화된 모델보다는 다목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좋다. 나눅스네트웍스(이하 나눅스)에서는 자체 브랜드 카머를 통해 U-로드라는 장르의 헬멧 프렌다를 출시했다. U-로드의 U는 어디에서든 쓸 수 있다는 의미인 유니버설(Universal), 카머의 유니크(Unique)한 디자인, 당신(You)의 모든 라이딩 등을 의미한다.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어떤 활동을 하든 함께 할 수 있는 헬멧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헬멧은 라지’를 늘 주장해 왔지만, 카머 프렌다는 M 사이즈도 잘 맞는다. 다른 브랜드의 M 사이즈는 30분 정도 쓰고 있으면 관자놀이 부분이 눌리면서 머리가 아팠는데 프렌다는 1시간 30분 이상을 쓰고 있었는데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57cm 정도로 머리 둘레는 표준인데 폭 때문에 어쩔 수 없이 L 사이즈를 썼다면 반드시 카머 M 사이즈를 경험해 보자.
 
 
특히 프렌다의 착용감이 좋은 이유는 뒤쪽 사이즈 조절 부분에 적용된 하이브리드 리텐션 시스템(Hybrid Retention System) 덕분이다. 두상 형태에 맞게 좌우 기울기가 개별적으로 조절되도록 관절을 적용해 특정 부분이 세게 눌리거나 뜨지 않고 머리 뒷부분을 전체적으로 잡아준다. 특정 부위에 강한 압력을 받지 않으면서도 머리에 잘 밀착돼 압박감이 없으면서도 안정적이다.
 
 
프렌다는 특히 측면 충격을 고려한 샥 프로텍션 시스템을 적용하고 검사 통과 기준보다 엄격한 자체 테스트를 실시해 안전도가 높다. 충격가속도 G라는 단위로 측정하는 충격량 기준이 KC는 300G, CE는 250G 이하를 기준으로 하는데, 카머는 전체적으로 250G 이하이며 측면은 200G 이하로 맞춘다. 사고 시 측면 충돌이 많고, 머리 측면이 충격을 받으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깥의 커버로 충격을 분산시키고, 중간의 벌집 형태 구조물이 1차로, 가장 안쪽의 스티로폼이 2차로 충격을 흡수해 매우 안전하다.
 
 
카머 프렌다는 특별한 장르로 제한하지 않은 헬멧인데, 헬멧 장르 구분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MTB와 로드바이크에 같은 헬멧을 사용했다. 카머 아스마와 페록스는 로드바이크와 MTB 어느 쪽에 사용해도 어색하지 않은 디자인이다. 또 올해부터 나눅스가 취급하는 레이저에서는 블레이드가 그런 헬멧이다. 아시안 핏이 적용돼 기존 레이저 제품들에 비해 편안하고, 머리 위쪽에서 사이즈를 조절하는 어드밴스 롤시스 시스템 덕분에 머리를 뒤로 묶은 상태로도 쓰고 벗기 편하다.
 
 
 
라이더의 성향을 드러내는 의류 선택
 
 
의류는 라이더의 성향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해외 그래블 라이딩 사진에서는 강이나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사진에는 발만 담그고 있지만, 몸 전체를 물에 담그는 경우도 종종 있다. 여름에 라이딩 도중 물에 뛰어들었거나 그런 사람을 본 경험이 혼자만의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블 라이딩에서는 이런 일이 더 쉽게 일어날 수 있다.
 
 
그런 만큼 빨리 마르는 옷이 필요하다. 시마노 익스플로러 라인업의 트랜싯 쇼츠와 티셔츠는 몸에 달라붙지 않으면서도 잘 늘어나는 소재로 움직임이 편하다. 하의는 원단에 발수 처리가 돼 있어 물보라와 약한 빗방울에는 젖지 않고 상의는 항균 처리된 속건성 원단을 사용했고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추고 있다. 자전거에서 내려서 활동할 상황이 많다면 몸에 달라붙는 라이크라 소재의 의류보다는 기능성 소재로 만든 일상복과 비슷한 디자인의 의류가 좋다.
 
 
물론 코스 도중에 물을 만날 일도, 자전거에서 내릴 일도 없다면 라이딩 전용 의류가 더 좋다. 그러나 레이싱 의류를 입을 필요는 없다. 빨리 달리려는 게 아니다. 라이딩의 본질적인 즐거움을 위한 만큼 비싸고 꽉 끼는 불편한 옷보다는 조금은 여유로운 라이딩 의류가 좋다. 시마노 이볼브 라인업이 바로 그런 옷이다.
 
 
이볼브 빕숏은 폴리아미드와 엘라스테인 소재를 혼합해 만들었고, 진동을 줄이고 습도를 조절해 주는 패드가 적용돼 장시간 라이딩에도 편안하다. 다리 부분에는 반사소재를 사용해 어두운 곳에서도 눈에 잘 띄고, 작은 주머니가 있어서 라이딩 중 섭취한 보급식의 포장을 넣을 수 있다. 멜빵 부분 뒤쪽은 딤플 표면과 망사 소재를 사용해 빠르게 수분을 배출하며, 부드럽고 편안한 원단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이볼브 저지는 이볼브 빕숏과 같이 폴리아미드와 엘라스테인 소재로 제작됐다. 다른 부분은 한 겹인 반면, 등, 가슴, 겨드랑이 부위에는 듀얼 레이어 구조를 적용했다. 안쪽에는 베이스레이어를 내장하고, 바깥쪽은 레이저 커팅으로 마이크로 벤트를 만들어 통기성이 우수하다. 등 아래쪽에는 3개의 주머니가 있고, 주머니 가장 아래쪽은 반사 소재를 적용했다.
 
 
뒤쪽 아랫단과 주머니 사이에는 베이스레이어가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있는데, 라이딩 도중에 이 부분을 통해 몸의 열기를 배출할 수 있다. 지퍼 손잡이는 장갑을 낀 상태로도 열고 닫기 쉬우며, 풀 지퍼 구조로 돼 있어 장시간 라이딩 도중 급한 일이 생겨도 당황하지 않고 해결이 가능하다.
 
 
 
그래블 라이딩, 어디로 가면 좋을까?
 
 
자전거, 헬멧, 신발, 의류까지 모든 장비를 갖췄으니 이제 라이딩을 떠날 차례다. 그래블 라이딩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여우의 다락방 김우람 대표와 함께 이번에 취재팀이 간 곳은 약 15km의 비포장도로인 충주호 서운리 순환임도를 포함한 40여 km 코스다. 1999년부터 라이딩을 하면서 어지간한 경험은 다 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라이딩에서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했다.
 
 
출발지점은 충북 충주시 동량면에 위치한 K-water 충주댐 물문화관이다. 총 면적 2,067㎡, 지상 2층과 지하 1층 규모로 문화예술 공연과 전시를 위한 개방형 홀, 세미나실,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데크, 방문객을 위한 편의시설 등을 갖췄다. 주차장도 넓고 화장실도 깔끔해서 차로 이동한 다음 라이딩 의류로 갈아입기 좋다.
 
 
충주호변 포장도로를 달리다 보면, 물가로 내려갈 수 있는 곳이 종종 보인다. 포장도로라고 해서 빠르게 달릴 이유가 없다. 레이스가 아니다. 좋은 풍경을 만나면 쉬어 가는 여유를 부려도 좋다. 멋진 호변에 자전거를 세우고 커피 한 모금을 마시는 즐거움은 그래블 라이딩이기에 부릴 수 있는 사치다.
 
 
서운리 버스 종점에서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끝난다. 이곳에서 버스는 차를 돌려 되돌아간다. 차도가 끝나는 바로 그곳에서 본격적인 그래블 라이딩이 시작된다. 순환임도여서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아도 되돌아올 수 있는데, 지동리 방향은 초입부터 상당한 급경사가 보여 명오리 방향으로 진행했다.
 
 
초반의 마을길에는 콘크리트 포장이 돼 있었지만, 그 후로는 비포장도로가 대부분이었다. 순환코스로 진입하기 위해 급경사를 올라야 했고, 사이클로크로스의 다소 무거운 기어비와 늘어난 체중 때문에 힘들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놀라운 광경을 만날 수 있었다. 커다란 바위에 마치 누군가 빚어 놓은 듯 사자 얼굴이 새겨져 있었다. 힘들었던 오르막이지만 자연의 신비를 감상하기 위해서라면 다시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능선을 따라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데, 어느 정도 올라가니 멀리 있는 산과 호수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자전거, 멋진 코스, 아름다운 풍경,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라이딩이다. 그리고 남는 것은 사진이다. 멋진 사진을 남기기 위해 약간 가파른 곳을 기어 올라가는 수고 정도는 아깝지 않다.
 
 
한참을 열심히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비포장도로는 2km 정도밖에 안 지났다. 그리고 그 때쯤 서울에는 눈과 비가 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충주에는 비가 오지 않아 여기로 오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고 계속 라이딩을 진행했다.
 
 
조금 가다 보니 멋진 배경이 나타난다. 자연스럽게 멈춰서 사진을 찍는다. 일반적인 사진으로 모자라 산을 들이마시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여유로움과 즐거움, 비포장도로를 달리면서 느끼는 스릴과 긴장감까지 모든 것이 그래블 라이딩의 묘미다.
 
 
문제의 새로운 경험은 이쯤에서 시작됐다. 서울에 내렸던 눈이 결국 충주까지 찾아왔다. 날리는 눈보라에 그리 멀지 않은 반대편 산이 가려졌다. 하지만 이것 또한 그래블 라이딩의 묘미라며 웃으며 즐거워했다. 잠시 후에 어떤 일이 다가올지는 알 수 없었다.
 
 
눈발은 점점 굵어졌다. 달리는 취재팀의 몸 위로 눈이 쌓여 가기 시작한다. 4km 정도 남아 있는 임도 코스는 어떻게든 달려내야만 했고 다행히도 성공했다. 하지만 그 후로도 10km 이상을 더 가야만 한다. 손발에 추위를 심하게 느껴서 겨울에는 양말도 장갑도 두 겹씩 끼는데, 그 날은 아니었다. 심지어 눈이 녹으면서 양말도 장갑도 젖어서 더 이상은 갈 수 없었다. 1998년 4월 예상치 못한 악천후로 천리행군 중에 일어났던 사고를 바탕으로 제작한 ‘아! 민주지산’이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과연,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
 
 
30km 지점, 탄동마을회관 처마 밑에서 눈을 피했다. 젖어 버린 장갑과 양말을 벗고 덜덜 떨다가 몸을 데우기 위해 제자리에서 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지역의 어르신 한 분이 나와서 양말을 건네준 덕분에 견딜 수 있었다. 그 동안 여우의 다락방 김우람 대표는 눈을 뚫고 차를 세웠던 K-water 충주댐 물문화관까지 40여 km를 완주했다. 혼자가 아니었기에 다행히 사고 없이 복귀할 수 있었다.
 
 
예상치 못한 기상 악화로 인해 즐거워야 할 라이딩이 고통스럽게 마무리되고 말았지만, 이번 라이딩은 평생 기억에 남아 이야깃거리가 될 듯하다. 그리고 강력하게 히터를 켠 차에 타는 순간, 그 전까지 있었던 고통은 기억에서 사라지고 안도감과 행복감으로 가득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없었던, 전혀 새로운 라이딩 경험이다.
 
 
3월에 폭설은 작정하고 나서도 경험하기 어렵겠지만, 여러분은 이왕이면 좋은 날씨에 다녀오기를 권한다. 흔히 사람들은 사고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다치지 않으면 기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무 사고 없이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이라는 사실은 놓치고 있다. 저녁에 잠들면서 다음날 아침에 일어날 것을 의심하지 않지만, 잘 생각해 보면 이 또한 놀라운 기적이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함태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