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8.14 수 17:50
상단여백
HOME 모터사이클 리뷰
경쾌한 밸런스가 주는 스포츠 라이딩의 백미, 야마하 MT-07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 승인 2019.03.22 14:13
  • 댓글 0

스포츠 모터사이클의 미덕은 강한 파워와 가벼운 무게다. 거기에서 대부분의 짜릿함과 즐거움이 비롯된다. 페이스 리프트 된 신형 MT-07은 첫 등장했을 때처럼 매콤하면서도 쉬운 스포츠 바이크다. 정확히 기대했던 대로다.

야마하가 MT시리즈로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특히 야마하에 따르면 MT-07의 인기가 그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고 한다. 등장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MT 패밀리가 이렇게까지 성공적으로 시장을 움켜쥘 줄은 몰랐다.

되돌아 생각해보면 MT 패밀리의 성공은 모터사이클의 기본적인 즐거움이 어디에서 오는가에 대한 질문에 명확히 솔루션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가볍고, 강력하게. 이 두 가지 키워드를 가장 적극적으로 소화해 낸 것이다.

MT시리즈의 허리 역할을 하는 MT-07은 병렬식 2기통 엔진을 가졌다. 07이라는 이름과 다르게 실제로는 689cc 크기다. 최고 출력은 단 74.8마력에 그친다. 토크도 6.9kgm으로 미들클래스다운 파워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왜 많은 이들이 MT-07을 선택하는가?

가장 큰 이유는 무게다. 마치 본격적인 스포츠 머신을 만들 듯 집요하게 무게를 줄였다. 전반적인 디자인만 봐도 필요 없는 군더더기가 거의 안 보인다. 건조중량은 단 164kg이다. 일반적인 양산형 스트리트 바이크 중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연료와 오일류를 모두 채운 기준으로 따져도 182kg밖에 안 된다. 동급 비슷한 콘셉트의 네이키드 바이크들과 비교하면 적게는 10kg에서 많게는 20kg까지 가볍다.

모터사이클에서 이 정도는 어마어마한 차이다. 같은 출력이라는 기준에서 봤을 때 스포츠 머신으로 굉장한 성능차이를 불러온다. 아무리 라이딩 초보자라도 체감하고도 남을 차이다. 가속력, 코너링, 제동력, 거동 등 모든 움직임이 빠르고 경쾌하며 즉각적이다.

엔진은 출발 직후부터 강렬하게 반응한다. 신경질적이거나 다루기 힘들다는 뜻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토크가 강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차체가 워낙 가볍기 때문에 같은 힘으로 밀어붙여도 체감 차이가 크다. 게다가 스타트 직후 3000rpm부터 강하게 밀어주는 토크덕에 아주 상쾌하게 가속할 수 있다. 스로틀은 부드럽게 반응하면서도 등 뒤에서 밀어붙이는 토크가 중독적이다. 스로틀을 확 열어젖히면 쉽게 앞바퀴가 뜰 정도다. 그대로 8000rpm까지 힘 있게 가속한다.

시속 160km에 다다르더라도 힘이 부치지 않는 기색이다. 수치로 확인한 빈약한 출력과 달리 체감되는 파워가 매우 만족스럽다. 이게 다 가벼운 무게 때문이다. 게다가 휠베이스는 짧고, 컴팩트한 차체가 라이더를 더욱 짜릿하게 만든다. 바이크에 얹혀있지 않고 운전자가 직접 노면을 타고 달리는 기분이 들만큼 스릴이 넘친다.

앞 뒤 서스펜션은 신형으로 오면서 모두 개선됐다. 기존에 있었던 말랑하면서도 한계가 쉽게 드러나 승차감에 불만을 표했던 이들도 이제는 별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특히 리어 쇽 옵저버는 세팅이 확실히 좋아졌다. 노면 접지감도 확연히 나아졌고, 말캉하면서도 또렷하게 뒷바퀴로 전달되는 토크가 기분 좋게 느껴진다. 스트리트 스포츠 바이크다운 세팅을 잘 지켰다. 일자 드라이버로 손쉽게 리바운드 댐핑도 조절할 수 있다. 베테랑 라이더도 이제 입맛에 맞게 즐길 수 있는 여지가 좀 생겼다.

두툼한 180mm 리어 타이어의 한계는 높다. 경쾌한 움직임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지만 이 정도로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 여기에 160mm 사이즈 타이어가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궁금하기는 하지만 기본 세팅으로도 충분히 좌우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불만은 없다. 전체 차폭이 매우 갸름하고 컴팩트한 이미지라 상대적인 타이어 사이즈가 커보이는 것도 멋지다. 이런 독특한 점이 모여 MT-07만의 개성이 됐다.

특히 신형으로 바뀌면서 가장 맘에 든 것 중 하나는 널찍해진 시트 디자인이다. 수치상 805mm로 173cm 신장 기준 라이더가 타면 양발이 뒤꿈치까지 닿는다. 기존 구형 시트가 도심 주행시 발 착지성을 크게 고려한 갸름한 디자인이었다면, 이제는 그에 비하면 스포츠 투어링에 가까운 형태로 보일 정도다. 상급 MT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좀 더 안락한 착좌감을 이끌어 냈다. 

새로운 시트 덕에 장시간 내리지 않고 연속으로 타도 엉덩이가 편안했고, 체중 이동하기도 기존보다 수월한 느낌이다. 구형 시트는 한번 앉으면 몸이 파묻혀 고정된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전반적으로 매끄럽고 평평해져서 좌석 내에서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기존보다 커졌다. 텐덤시트도 상대적으로 커진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외장 파츠들이 재구성되면서 상급 MT-09, MT-10과 비슷한 로봇형 디자인을 따라갔다. 헤드라이트는 둥그스름했던 모양에서 각진 모양으로, 연료탱크 옆 흡입구 모양도 직선적으로, 시트는 물론이고 테일램프 디자인도 기존 느낌과 많이 다르다. 마치 유기적인 생명체처럼 느껴졌던 굴곡들이 없어지고 대신 남성성이 강해 보이는 절도 있는 이미지로 바뀌었다.

전체 무게를 감량할 수 있는 구조적인 이유는 경량화 된 튜블러 백본 프레임의 역할이 크다. 쓸데없이 단단한 강성을 추구할 필요 없는 적절한 엔진 출력 덕분에 이렇게 가볍고 가느다랗게 만들 수 있었다. 짧은 휠베이스와 2기통 엔진 특유의 슬림한 엔진 폭이 어우러져 전반적으로 엔진을 중심으로 응축된 무게 중심을 만드는 데에도 기여했다. 이런 점들이 모여서 타기 쉬운 특징을 만든다.

엔진의 고동감은 매우 독특하고도 중독적이다. 큰 엔진이 아닌데도 나름의 맥박이 매력적이며, 가속할 때 특히 실제 가속감과 묘하게 어우러져 모터사이클이 아닌 내가 달리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만큼 차체 전반에서 느껴지는 반응들이 매우 직관적이며 담백하다. 별 것 안했는데도 스릴이 넘치고 재밌다고 느끼게 된다.

평범한 직선주로를 맹렬히 가속할 때, 코너링을 즐길 때, 심지어 미끌미끌한 비포장로를 달릴 때도 이상하게 스로틀을 더 강하게 비틀게 되는 중독성이 있다. 심지어 그렇게 해도 모두 컨트롤 안에 있는 느낌이라 무섭지 않고 재미있다. 라이더와의 일체감이 매우 훌륭하며, 한 마디로 ‘재밌게 탈 수 있도록 잘 만든 제품’이라는 느낌이 확 와 닿는다. 모터사이클 만들 때 기본 중 하나인 경량화가 이렇게 영향이 크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된다.

모터사이클을 탈 때, 이걸로 뭔가 다른 걸 더 해보고 싶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야말로 그 모델이 주는 재미에 푹 빠졌다는 의미다. MT-07은 누구나에게 그런 재미를 줄 수 있을만한 모델이다.

다만 신형답게 헤드라이트같은 등화류는 LED로 재구성해 하이테크 이미지를 가져왔다면 더 많은 이들이 관심갖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고, 어차피 만들어 놓은 TCS도 슬쩍 껴 넣어줬다면 제품 스펙 면에서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들도 있다.

핸들에 바짝 붙은 초박형 LCD 디지털 계기반은 라이더와 가깝게 붙은 느낌이어서, 대신 전방 시야가 아주 깔끔하다. 조금 수그리면 앞 타이어가 보일 정도로 전방에 거슬리는 것이 없다. 핸들 폭은 MT-09나 MT-10과 같이 와이드 형이 아니라 좁은 형태다. 스탠다드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와 비슷한 느낌으로, 도심에서 좁은 길을 통과할 때 심리적으로 부담을 덜 느낀다. 벌어진 각도도 평평해서 막상 핸들을 쥐면 앞으로 나란히 팔 뻗는 느낌도 든다.

상품성을 보완한 MT-07 신형 모델은 다시 타 봐도 역시 매력있다. 별 부담없이 재미있는 네이키드 바이크를 타고 싶다면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다. 아쉽게도 한눈에 비싸 보이거나 화려해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평범해 보이는 이미지를 걷어내고 한번만 달려보면 그 때부터는 달리 보인다.

미들클래스만의 즐거움이 뭔지 다시 깨닫게 해주고, 더 달리고 싶게 만든다. 수수한 외모의 MT-07은 완전히 뉴 페이스는 아니지만, 여전히 지금도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 사이에서 손에 꼽을 수 있는, 재미와 즐거움이라는 스포츠 라이딩의 기본 목적에 가장 가까이 간 제품 중 하나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라이드매거진 편집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상단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