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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티 ‘라 부아튀르 느와르’, 애틀랜틱의 전설을 잇는 럭셔리의 정점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 승인 2019.03.0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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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네바모터쇼에서 부가티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를 공개했다. 그동안 몇몇 하이퍼카 메이커들이 한정판으로 내놓은 초고성능 모델 중에서도 가격표에 ‘1,000만 달러’를 적어 넣은 모델은 찾아보기 어렵다. 람보르기니가 14대 생산한 베네노의 가격이 450만 달러, 애스턴마틴 발키리의 가격이 320만 달러 정도로 알려졌을 뿐이다.

하지만 부가티는 이번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한 원 오프 모델 ‘라 부아튀르 느와르(La Voiture Noire)’에 1,250만 달러라는 엄청난 가격표를 붙였다. 이 엄청난 가격의 자동차가 정말로 팔렸을까? 물론, 그것도 프리미엄이 붙어서. 부가티 라 부아튀르 느와르의 실제 판매가격은 1,870만 달러에 이른다. 한화로는 211억 원이 넘는다. 대체 누가 이 차를 구매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폭스바겐 그룹의 전회장 페르디난트 피에히일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이 차가 얼마나 빠른지, 말할 필요가 있을까? 부가티는 라 부아튀르 느와르의 0-100km/h 기록 같은 건 말하지 않는다. 당연히 엄청나게 빠르고, 지금까지 만든 최고의 부가티 이상의 엔지니어링 기술로 완성되었을 게 분명하다. 굳이 성능을 비교한다면 부가티 시론을 옆에 세워놓고 더 빠르거나 혹은 느리거나를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부가티는 라 부아튀르 느와르를 공개하기 전, 제네바모터쇼를 앞두고 과거의 전설적인 모델 ‘타입 57 SC 애틀랜틱’의 이야기를 수면위로 꺼냈다. 부가티 타입 57 SC 애틀랜틱은 1930년대 후반 제작이 시작되어 단 4대가 만들어졌고, 그 중 섀시넘버 57453의 두 번째로 제작된 애틀랜틱는 창립자 에토레 부가티의 아들로 엔진 개발과 차량 제작에 관여했던 ‘장 부가티(Jean Bugatti)’가 직접 개발하고 소유했으나 2차 세계대전 이후의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고, 부가티의 미스테리로 불린다. 전문가들은 만약 이 차가 발견된다면 그 가치는 1억 유로 이상이 될 것이라 말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4대의 타입 57 SC 애틀랜틱 중 3대가 판매되었다. 1936년 영국의 은행가 빅터 로스차일드가 섀시넘버 57374번의 첫 번째 타입 57 SC를 구입했고, 이 차는 현재 ‘로스차일드 애틀랜틱’으로 알려져 있다. 섀시넘버 57473의 세 번째 타입 57 SC는 프랑스의 자끄 홀슈가 소유했으나 운행 중 기차에 치여 파괴되었고, 2006년 복원되었다. 섀시넘버 57591의 네 번째 애틀랜틱은 1938년 5월에 완성되었고 ‘포프 애틀랜틱’이라 불리며, 현재는 패션 디자이너 랄프 로렌이 소유하고 있다. 타입 57 SC 애틀랜틱은 2010년 경매에서 4,370만 달러에 거래되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차’라는 명성을 얻기도 했다.

부가티가 타입 57 SC 애틀랜틱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그만큼 상징적인 차이기 때문이다. 장 부가티는 르망24시에서 우승할 정도의 고성능을 갖추면서도 고급스럽고 화려한 차를 만들기를 원했다. 부가티 타입 57 SC 애틀랜틱은 항공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아름다운 유선형의 차체를 가졌고, 마그네슘-알루미늄 경합금을 차체에 사용할 만큼 기술적으로도 급진적이었다. 용접이 어려운 소재였기 때문에 좌우로 나눠 제작한 차체를 리벳으로 결합했고, 그 결과 차체를 세로로 분할하는 날카로운 지느러미가 만들어지게 된다.

가장 뛰어난 기술로 만든, 아름다운 차. 과거의 부가티가 추구했던 이상을 지금의 부가티가 추구한다. 이것이 부가티가 제네바모터쇼에 앞서 타입 57 SC 애틀랜틱을 회상한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과거 장 부가티가 꿈꿨던 부가티의 미래를 보여줄 새로운 아이콘이 바로 라 부아튀르 느와르다.

부가티 라 부아튀르 느와르는 단순히 타입 57 SC 애틀랜틱의 디자인을 재해석한 차가 아닌, 그 정신을 계승하는 차다. 하이퍼 스포츠카의 힘을 가진 동시에 럭셔리 리무진 그 이상의 화려함과 안락함을 제공하는 ‘사치스러움의 끝’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쿠페다. 단 한 벌이 만들어지는 파리 패션 디자이너의 오트 쿠튀르와도 같이 속도, 기술, 럭셔리의 미학을 이끌어가는 프랑스 자동차 메이커의 정체성을 반영한 예술품이라는 것이 부가티 스테판 윙켈만 사장의 설명이다.

라 부아튀르 느와르는 부가티를 상징하는 C-라인을 슬쩍 보여주지만, 바람을 품듯 섬세하고 유려한 선으로 이를 감싸 안았다. 프론트 엔드에서 매끄럽고 우아한 허리라인을 지나 리어엔드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 곳에서도 끊어지는 부분 없이 완벽하게 이어진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차라는 명칭 그대로, 모든 부품들은 수작업으로 만들어졌고, 차체는 탄소섬유를 사용해 제작된다. 그저 첨단의 소재를 사용한 것뿐만이 아니다. 차체의 깊고 검은 광택은 완벽하게 처리된 카본소재가 만들어내는 것이며, 기능적으로 가볍고 단단할 뿐 아니라 시각적으로 아름답다.

라 부아튀르 느와르의 엔진은 엔지니어링 아트의 첨단을 보여준다. 8리터 16기통 엔진은 1500마력의 폭발적인 힘을 가두고 있으며, 6개의 배기관이 불태운 공기를 대기에 내뿜는다.

부가티 라 부아튀르 느와르는 부가티가 이 세상 모든 자동차 위에 군림하고 있음을 외치며, 그 이상의 자동차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선언문이나 마찬가지다. 먼 훗날의 사람들에게 이 차는 과연 세상 모든 자동차의 왕으로 기억될 것인가? 이제 그 답은 시간이 말해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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