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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회전형 로드스터의 재미와 의미, 스즈키 GSX-S750 ABS
  • 글 임성진 사진 편집부
  • 승인 2019.02.1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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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포츠 클래스가 가진 쾌감을 기억하는 이 있을지 모르겠다. 우유 한 팩을 조금 넘는 배기량을 가진 엔진, 200kg이 채 안 되는 가벼운 몸무게로 10,000rpm을 내며 달리는 경량 스포츠 머신들. GSX-S750은 그 시절 슈퍼스포츠 머신의 쾌감을 떠올리게 하는 마성이 있다.

2000년대 초반 세계를 뜨겁게 했던 슈퍼스포츠머신의 경쟁 시대. 그런 시대는 이제 지났지만 귓전을 찌릿찌릿하게 울리는 날카로운 고회전 4기통 엔진음과 가볍게 가속하는 가벼운 머신을 경험해봤다면 그 맛을 잊기 쉽지 않을 것이다.

네이키드 바이크로 보이는 GSX-S750을 앞에 두고 슈퍼스포츠 머신 이야기를 꺼내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이 바이크가 채용한 750급 엔진은 과거 스즈키 슈퍼스포츠의 자존심이었던 GSX-R750에게서 물려받은 직통 엔진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749cc 수랭 병렬 4기통 형태를 지닌 이 엔진은 여전히 예전의 감성을 품고 있다. 최고출력은 114마력을 10,500rpm에서 내고 최대 토크도 무려 9,000rpm에서 나오는 엔진이다. 최근 들어 이렇게 고회전 성향을 가진 엔진은 많지 않다. 게다가 600도 아니고 1000도 아닌 750클래스는 더 찾기 어렵다.

단지 희소성만이 GSX-S750의 특징은 아니다. 사실 이 모델은 출시 된지 꽤 됐다. 윗 모델인  GSX-S1000이 워낙 후광이 강해 가려졌을 뿐, 위치를 지키며 오랜시간 꾸준히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여전히 스즈키의 간판 모델이다.

시승차의 특이한 점은 전체 컬러가 올 블랙이라는 점. 무광에 가까운 블랙컬러는 미래지향적으로 생긴 디자인과도 잘 어울린다. 영화에 나오는 악당 로봇같은 이미지도 있다. 투톤 컬러를 가진 메인 색상보다도 오히려 어울린다고 느꼈다. 풋 페그나 레버같은 빌렛 부품 또한 모두 매트 블랙으로 통일했다.

시동은 이지 스타트 시스템으로 인해 원터치로 스타트 버튼을 건드리면 간단히 걸린다. 4기통 음색을 대체 얼마 만에 들어본 것인지 까마득하다. 단기통이나 2기통 엔진이 빠른 템포의 드럼 소리같다면, 3기통이나 4기통 엔진음은 오케스트라의 현악기같다. 

스로틀은 민감하지 않고 둔감하지도 않다. 1단 기어를 넣고 출발해보면 리터급이 가진 묵직한 밀어부침은 전혀 없다.  부드럽고 컨트롤하기 쉬운 토크가 차체를 가속시킨다. 약 5,000rpm까지는 밋밋하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이 오면 갑자기 각성한 트랜스포머처럼 날뛰기 시작하는데, 이게 바로 고회전형 4기통 엔진의 백미다.

전체 회전영역의 중간 쯤 되는 5,000rpm부터 쏟아지는 가속력은 10,000rpm 근처에서 절정에 다다른다. 일반적인 바이크라면 어서 변속하고 싶은 불쾌한 영역일지 몰라도, 이 엔진은 그렇지 않다. 여기가 주영역대인 것이다. 10,000rpm 주변을 기점으로 변속하면서 달리면 정말 재밌다.

750cc만의 즐거움 중 하나는 리터급 바이크만큼 토크가 거칠지 않다는 점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회전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기도 하다. 최고출력은 114마력으로 적지 않지만, 거의 최고회전인 10,000rpm 주변에서 나오기 때문에 한번 이 영역대를 맛보면 느긋이 달릴 수 없게된다. 그만큼 매력이 상당하다.

라이딩 포지션 또한 일반적인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와 약간 다르다. 핸들이 약간 바깥쪽으로 돌려진 형태로 그립을 쥐면 팔꿈치가 슬며시 들리고 상체가 앞으로 당겨진다. 마치 슈퍼모타드처럼 적극적으로 타도록 유도하는 포지션이다. 연료탱크도 그리 크지 않아서 적극적으로 조향하기에 부담없다.

S1000의 다소 비대한 차체 두께에 비하면 S750은 슬림한 편이다. 출발하는 순간부터 마구 터져나오는 토크를 가진 S1000과 성격이 완전히 다른 S750 엔진은 고회전형 4기통 엔진의 짜릿함을 간직한 몇 안되는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다.

브레이크는 니신 래디얼 마운트 캘리퍼와 웨이브 디스크 로터를 조합해 충분한 세팅이다. 땅바닥에 꽃이는 정도의 초기 제동력은 기대하지 못하지만 후반에야 힘이 터지는 엔진세팅과도 비슷해서, 레버를 끝까지 당길수록 제동력이 고르게 발휘된다. 뒷 브레이크 또한 컨트롤하기 쉬워서 적극적으로 사용하기에 좋았다.

4기통 치고 갸름한 차체는 스포츠 라이딩 뿐 아니라 도심에서의 이동도 아주 간편하게 해낼 수 있다. 일단 시트고가 820mm로 높지 않은데다, 시트 폭이 잘 설계되어 있어서 스즈키다운 친절한 발 착지성을 뽐낸다. 시승자 173cm 키에 양발이 닿고 뒤꿈치만 살짝 뜨는 정도다. 체구가 작은 여성 라이더도 충분히 부담스럽지 않게 라이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코너링은 매우 가볍다. 저속 조향시 간편하게 턴할 수 있다. 100km/h 이상 고속에서는 몸에 착 붙어서 불안감없이 돌아간다. 어느 순간에도 운전자가 직접 조향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 재밌다. 모든 작업의 주체가 운전자인 내가 되는 기분이다. 전자장비는 ABS와 TCS가 전부다. TCS는 3단계로 조절이 되고 끌 수 있다.

슈퍼스포츠 엔진답게 고속 영역에서 거리낌없이 성능을 과시하는 반면에, 저속에서도 상당히 다루기가 좋다. 저회전 토크가 밋밋하게 느껴지던 부분이 오히려 시내주행과 같은 극저속구간에서는 마치 쿼터급 바이크처럼 마음 편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4기통 엔진은 운전자와도 연결감이 강해서 클러치를 슬쩍 조절하는 것만으로 출발하고 정차기 쉬워서 더 그렇다. 클러치 릴리즈 시 rpm을 슬쩍 띄워주는 클러치 어시스트 기능으로 초보자가 저속 컨트롤하기는 더 쉬워졌다.

S750은 전반적으로 운전자와 일체감이 매우 뛰어난 스포츠 바이크다. 핸들링은 중립적으로 운전자의 의도에 잘 따라주고, 브레이크나 서스펜션의 반응은 밋밋한 듯하지만 알고보면 꽤 말을 잘 듣고 필요 이상으로 오버하는 경향이 없다.

아쉬운 부분도 없지는 않다. 일단 전반적인 차체에서 오는 압도감이 S1000에 비해 꽤 빈약하다. 이는 조금 더 투자해서 S1000을 선택하게 할만 한 요소다. 둘째는 아무리 고회전형  엔진만의 즐거움이 만연했다고는 하지만 750cc 정도의 배기량이라고 하기에 일상영역에서의 토크가 약하게 느껴진다. 두툼해야 할 중간 영역대의 힘을 모두 고회전에 몰아주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만약 서스펜션이 풀 조절식이었다면 의외로 매니아들의 장난감이 되기 좋았을 텐데 아쉽기도 하다. 여러모로 극단적인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 성격인지라 생각하기에 따라 희소성 있는 멋진 레저 도구가 되기도, 이도저도 아닌 미들급 네이키드가 되기도 한다.

대신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적인 면에서 메리트가 있다. 동급 600cc 모델들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그래도 600cc 급 엔진에 비하면 훨씬 강력하기 때문이다. 750cc급에서 비교대상이 딱히 없는 것도 희소성면에서 매력이다. 

GSX-S750은 리터급에 준하는 강력한 파워와 미들급이 가진 뛰어난 취급성 사이에서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한 몇 안 되는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다. 다시 말하면 일상에서의 활용성과 레저도구로서의 짜릿함 면에서도 밸런스가 좋다는 것이다. 이 역시 과거의 슈퍼스포츠 머신 GSX-R750에서 물려받은 DNA답게, 특장점 또한 R750과 비슷하다.

스즈키의 고집인지 전략인지 모르지만, 750클래스 4기통 엔진의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면서 이제껏 활용하고 있는 브랜드도 없다. 확실한 것은, 일상에서 타기 편하게 바뀌어가는 요즘 미들급 모델들과는 달리 자기만의 특색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지는 여러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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