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8.24 토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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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보다 가솔린차가 더 위험하다고?

수소 연료전지차는 움직이는 발전소다. 일반 내연기관과 달리 수소와 공기중의 산소를 결합한 화학 에너지로 전기와 물, 그리고 열을 얻어낸다. 연료전지는 친환경 청정 에너지의 이미지가 강하다. 가솔린과 달리 연료를 태우는 연소반응이 없기 때문이다. 온실가스가 나오지 않는 수소 연료전지차는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적극 보급중이다. 올해만 4천대 보급이 목표이고, 충전소는 80개까지 확장한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수소탱크가 폭발하면 위험하다며 수소 연료전지차를 반대하고 있다. 정말 수소차가 움직이는 폭탄이라고 할만큼 위험한 걸까.

 

자동차 화재와 폭발

영화에서는 자동차가 부딪혀 뒤집히거나 불이 나면, 폭발하는 장면이 나온다. 특히 연료탱크에 총알이 박히면 화염과 함께 차량이 폭발한다. 엄청난 불꽃과 충격파는 안타까우면서도 실제론 통쾌함을 느끼게 한다. 영화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우리는 아무런 의심 없이 승용차를 타고 돌아간다.

영화에서는 자동차 연료탱크에 불이 붙는 순간, 엄청난 화염과 함께 차량이 폭발한다. 이것은 가솔린 자동차 연료탱크에 가득 차 있는 유증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총을 맞는다고 해서 가솔린에 쉽사리 불이 붙진 않는다. 그러나 유증기는 작은 불꽃에도 쉽게 불이 붙어, 주유소 폭발 사고 원인으로 가장 많이 꼽히는 물질이다. 또 휘발유에 붙이 붙을 경우, 연소하며 올라간 온도 때문에 더욱 많은 유증기를 발생시킨다. 결국 휘발유 화재는 유증기로 인해 무척 진화하기 어렵다. 레이스카에 쓰이는 고성능 연료 역시 충돌사고가 났을 때 연료가 유출되면, 작은 불씨가 쉽게 화재로 이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국내 널리 보급된 LPG 차량

영화처럼 폭발하는 차량 대부분은 가솔린 차량이다. 승용차 수준의 연료탱크 크기에서는 디젤연료의 폭발이 규모나 횟수 면에서 상대적으로 적다. 대신 열차나 트레일러 등에 실린 대량의 디젤은 유증기 양이 적지 않으며, 큰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LPG 차량은 어떨까? 국내에선 1966년 최초로 LPG 버스가 도입되었고, 1982년에는 LPG 전용 엔진을 생산했다. 그 전까지는 1960년부터 가솔린엔진에 개조를 통해 사용했다. 택시에는 대부분 LPG 차량이 이용된다. 긴 시간만큼 많은 안전장치를 갖췄고, 특히 운전자 가스 관리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여 안전에 신경썼다. 가스통은 80% 이하로 충전되도록 충전 차단밸브가 설치됐고, 내부의 압력이 높아져 위험할 경우 가스를 배출해 폭발을 막는다. 충전용기는 건물 옥상에서 떨어뜨리더라도 이상이 없도록 설계되었다. 대부분의 가스 누출은 주행중 차량 진동에 의해서 연료 기화기 같은 부품 틈새와 연결 배관의 접속부위 등에서 나타난다. LPG는 공기보다 2배 정도 무거워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수소차의 안전장치는?

LPG가스는 도시가스가 보급되기 전 까지 일반 가정에서 요리를 하기 위한 가스렌지용으로, 또 가스난로에 널리 쓰였다. 작은 전기 스파크를 발생시켜 연료에 불을 붙이는 LPG와 수소연료는 액화 상태로 운반하는 기체 연료라는 상태부터 비슷한 점들이 많다. 이미 LPG가스 차량으로도, 도로 위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물론 수소는 점화에 필요한 에너지가 낮아 정전기로도 불이 붙을 수 있지만, 누출되더라도 공기에 비해 14배나 가볍기 때문에 다른 연료들과 달리 순식간에 대기중으로 확산된다.

수소저장용기는 일반 LPG용기보다 훨씬 튼튼하다. 합금 실린더(원통)에 고강도 탄소섬유를 감아서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으로 만든다. 표면 두께만 약 100mm에 달해 다양한 테스트 상황에서도 찢어질 뿐 폭발하지 않는다. 버틸 수 있는 압력은 최대 730기압, 무게로는 약 7,300톤을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다. 이는 에펠탑의 무게와도 비슷하다. 충전되는 수소의 압력은 충전소의 장비에 따라 350기압, 700기압으로 충전된다. 또한 수소저장용기에 탑재된 센서는 주변 온도나 충격을 감지해 수소 공급을 차단하거나 외부로 방출한다.

수소저장용기는 안전장치가 잘 동작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적인 충격과 고온/고압 환경, 차량 충돌사고 등 여러 가지 상황으로 테스트를 거친다. 낙하시험은 운송 중 낙하에 의한 충격손상을 시험한다. 또 예리한 칼날 손상에 따른 복합재 결함 내구시험을 1만 2,000회씩 거쳤다. 수소저장용기를 총으로 쐈을 때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하는지 확인하는 관통시험도 진행했다. 또 몇 번을 충전하더라도 수소저장용기와 주입구가 잘 버티는 지 테스트 하는 극한 반복가압시험 등 14개 항목을 테스트해 수소저장용기가 직접적인 충격 전달로부터 안전함을 확인했다. 화염시험에서는 화재 시 수소저장용기의 파열 없이 수소를 배출하는 지 테스트한다. 온도가 올라가면 내부 압력이 증가해 용기가 버틸 수 있는 한계를 초과하게 된다. 차량 화재로 주변이 일정 온도가 넘어가면, 수소저장용기는 안전을 위해 자동으로 수소를 방출한다. 내부 압력을 낮춰서 폭발을 방지하는 것이다. 배출되는 수소에 불이 붙더라도 길쭉한 불꽃만 발생할 뿐 화재로 커지지는 않는다.

수소저장용기를 차량에 장착한 후 충돌 사고에서 얼마나 안전한지도 살핀다. 정면·후방·측면충돌을 시킨 후 충돌 후 프레임, 탱크, 고압부품류 파손과 수소 누출 여부를 확인한다. 특히 발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고전원 장치의 안전성도 확인한다. 차량에서 수소가 누출되면 감지 센서와 차단 밸브 정상 작동 여부도 중요한 테스트 중 하나다. 수소저장용기 외에도 연료전지 스택과 이를 연결하는 배관 등은 주행중의 진동에 의해 틈새가 생기면서 쉽게 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배기구에서는 수소 기체의 배출 농도를 항상 확인하고, 누출이 확인되면 수소가 배출되는 농도를 연소되지 않는 수준으로 조절해 산화로 인한 폭발을 방지한다.

 

수소에 대한 공포, 힌덴부르크호 사건

수소폭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1937년 힌덴부르크호 사건일 것이다. 수소를 채운 비행선이 미국 뉴저지주 레이크허스트에 착륙 도중 화재가 발생했다. 비행선 대부분이 불타고, 적지 않은 사상자를 냈다. 원래 비행선에는 공기보다 가벼우면서도 화재, 화학반응에 안전한 헬륨을 넣는다. 그렇지만 당시 제조사였던 독일은 헬륨을 구할 수 없어, 대신 힌덴부르크호 비행선 몸체에 수소를 채웠다. 이 사고의 원인은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97명의 탑승자 중에 승무원 22명과 승객 13명, 그리고 탑승자는 아니지만 지상근무자 1명이 있었다. 수소는 빠르게 연소되어, 선체 내부로 피난한 사람들은 다치지 않았다. 그러나 착륙하는 도중 화재가 일어나, 급히 피하려던 사람들이 봉변을 입었다. 이 사고로 전 세계 모든 이에게 수소에 대한 공포를 각인시켰다. 이 이야기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수소는 작은 정전기로도 불이 붙는 가스이다. 하지만 힌덴부르크호는 뇌우(번개 구름)를 통과하며 번개를 맞았지만 아무 일 없이 비행했던 만큼 높은 안전성을 고려한 비행선이었다. 힌덴부르크호는 라이터 같은 개인 소지품은 금지했지만, 흡연실이 따로 있을 정도로 체펠린사는 비행선 설계에 자신이 있었다. 힌덴부르크호는 운항개시후 사고까지 2년동안이나 문제 없이 비행하였다. 사고 원인은 착륙지점의 흐린 날씨 탓에 정전기로 인한 발화로 꼽는가 하면, 누군가 고의로 수소를 유출시키고 방화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수소폭탄은 별의 핵융합 원리를 이용한 것

수소폭탄을 언급하기 전에, 폭탄의 원리인 핵융합에 대해서 잠깐 짚고 넘어가자.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원소이다. 가장 작고 가벼우며, 다른 원소의 기본이 되는 물질이다. 태양과 비슷한 가장 기본적인 별(항성恒星)은 그 내부에서 수소가 합쳐져 헬륨으로 바뀌며 연쇄적으로 빛과 열을 낸다. 이때 원소 내부의 원자핵이 합쳐지는 현상을 핵융합(核融合)이라 한다. 핵융합이 일어나는 내부는 태양의 엄청난 질량 때문에 압력은 1천억 기압, 온도는 천오백만도 이상이다. 태양보다 8배 이하로 큰 별은 헬륨을 원료로 핵융합을 하게 된다. 여기서 탄소와 산소가 생긴다. 10배 이하인 별은 네온, 마그네슘으로 핵융합이 이루어진다. 태양보다 10배이상인 별은 최종적으로 철까지 핵융합하게 된다. 그 외에 원소주기율표에 나오는 나머지 물질들은 이 별이 초신성으로 폭발할 때 높은 온도와 압력으로 합성된다.

핵폭탄과 수소폭탄의 원리를 잘 모르면, 수소차 이름만 가지고도 폭탄이 될 수 있다고 오해할 수 있다. 우선 핵폭탄은 우라늄의 핵분열(核分裂)을 이용한 병기이다. 핵분열이란 원소 내부의 원자핵이 쪼개지면서 작은 원소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일정 크기로 분리시켜놓은 우라늄 235 동위원소를 연속적으로 핵분열이 가능한 크기(임계질량)가 넘어가도록 결합시킨다. 그리고는 중성자를 충돌시킨다. 그러면 우라늄 235에서는 중성자가 2-3개 나오면서 다른 주변의 우라늄 235가 핵 분열하도록 한다.

이 반응은 연쇄적으로 다른 우라늄을 핵분열 시키면서 엄청난 빛과 열, 그리고 방사선이 나온다. 핵분열용으로는 우라늄 235 외에도 플루토늄과 우라늄 233 등이 주로 쓰인다. 원자력발전소와 핵폭탄은 그 원리가 같다. 다만 분열 속도가 훨씬 느리고, 분열 속도를 원하는 대로 제어가 가능하냐의 차이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지진으로 제어시스템이 마비되어 연쇄반응을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수소폭탄은 핵분열 에너지를 사용하는 핵폭탄과 달리 핵융합의 원리를 이용한다. 다만 초고온의 핵융합 조건을 만들기 위해, 그 방아쇠로 핵폭탄을 사용한다. 작은 핵폭탄을 터뜨려 핵융합 조건을 만들고, 역시 동위원소인 중수소 또는 삼중수소를 핵융합해 헬륨 동위원소로 융합하며 빛과 열을 낸다. 큰 에너지가 필요한 만큼, 핵융합으로 얻는 에너지 또한 어마어마해 핵폭탄보다 더욱 강력한 병기로 쓰이고 있다.

 

수소 연료전지차는 인류의 미래

수소차를 개발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아마도 사람들에게 자리잡은 수소의 공포를 어떻게 이겨내고 양산차로 만들어내느냐는 것이다. 다행이도 수소는 공기에 비해 매우 가볍고, 확산이 빨라 상대적으로 안전을 확보하기 쉽다. 자연 발화온도역시 상대적으로 가솔린(246도)등의 연료보다 높은 500도이다. 인화점, 자연발화점, 독성, 점화에너지 등의 특성으로 상대적 위험도를 판단해 보자면 수소가 가장 낮고, 그 다음이 메탄, 프로판, 가솔린으로 나타났다.[하동명. 2014. 수소 위험성의 이해를 위한 연소특성 분석. 가스신문]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 투싼 FCEV를 내놨다. 뒤이어 토요타의 미라이, 혼다의 클라리티 FCV가 출시되어 수소연료전지차 시대를 열었다. 워즈오토는 2019 세계 10대 엔진에 코나 EV와 넥쏘의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을 선정했다. 글로벌 아놀리시스 분석자료에 따르면 2017년도 6,364대 판매, 50%는 무공해 차량 의무판매 주인 캘리포니아에서 주로 팔렸다. 미라이는 2017년까지 전 세계에 5,300대를 판매했으며, 미국에서만 2018년까지 1,700대를 판매했다. 수소차가 그토록 위험하다면 테러에 민감한 미국 같은 나라에서 이렇게 많은 차들이 도로에 굴러다니게 놔뒀을까.

정부는 신 성장 동력으로 수소차, 수소경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옆나라 일본 역시 우리나라가 평창동계올림픽을 자율주행 수소차 넥소의 홍보장으로 활용한 것처럼, 2020년 동경올림픽에 맞춰 수소자동차와 수소산업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홍보하려고 한다. 그렇게 위험한 수소차라면 정부에서 발벗고 개발하라고 장려하진 않을 것이다. 수소차가 가지고 있는 약점들도 분명 있다. 그리고 수소 역시 연료로 쓰이는 물질이기에 아예 위험하지 않은 것도, 절대 폭발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사용하는 사람이 주의를 기울여 안전에 신경쓰고, 제조사는 운전자와 시민들 모두가 안심하고 수소차를 바라볼 수 있도록 사고를 예방하는 안전장지를 다중으로 마련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자동차가 개인의 교통수단이 된 이후, 시대는 점차 친환경 무공해 이동수단으로 변화하고 있다. 소비자 역시 시대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수소는 수소폭탄이라는 병기, 그리고 힌덴부르크호 사건으로 인해 친환경 보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더 많이 형성된 것도 사실이다. 수소는 파괴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평화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는 무척 유용한 원소이다. 수소에 대해 단편적인 면만 보고 판단하면 곡해하기가 쉽다. 이제는 수소 연료전지차가 일반 자동차에 비해 위험하다는 오해를 풀고, 미래의 이동수단을 향해 마음을 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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