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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주년 맞이한 MINI, 클래식이자 파격이었던 소형차의 아이콘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 승인 2019.02.1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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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의 이야기다. 1959년 4월 4일 영국 버밍엄의 오스틴 롱브리지 공장의 생산라인에서 자동차의 역사를 바꿔놓은 소형차가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이 차의 이름은 오스틴 세븐(Austin Seven). 그리고 5주 뒤인 5월 8일에는 옥스퍼드의 모리스 공장에서도 똑같은 디자인에 이름만 다른 차가 생산되기 시작되었다. 이 차의 이름은 모리스 미니 마이너(Morris Mini-Minor),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MINI’의 원형이 된 차의 등장이었다.

1956년은 영국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암울한 해였을 것이다. 당시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 봉쇄로 중동의 원유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영국은 휘발유 배급제를 실시했다. 당연히 화려하고 큰 차의 판매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심지어 영국에서 폭스바겐의 비틀과 피아트 500과 같은 소형차의 판매가 급증했다. 이 같은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위해 BMC(British Motor Corporation) 회장 레오나드 로드는 알렉 이시고니스(Alec Issigonis)에게 모리스 마이너(Morris Minor)를 바탕으로 경제적이면서도 활용도가 높은 소형차를 만들어줄 것을 요청한다.

1956년 말 알렉 이시고니스는 작은 팀을 꾸려 '작은 차체, 넓은 실내(small outside, bigger inside)'라는 골조로 대중차 설계를 시작한다. 일명 ‘오렌지 박스’라는 프로토타입은 1957년 7월에 완성되었고, 7월 19일 생산을 위한 승인을 받는다.

1959년 미니의 첫 등장은 사람들이 가졌던 자동차에 대한 모든 상식을 깨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불과 3,050mm밖에 되지 않는 황당할 만큼 작은 차체를 가졌지만, 네 명의 성인이 탑승하고도 짐을 실을 공간을 확보했다. 또 미니에 적용된 휠은 당시 패밀리카에 사용되는 크기의 3분의 2에 불과한 10인치였다. 사실 알렉 이시고니스는 미니에 8인치 휠을 장착하기를 원했지만, 미니 전용 타이어를 제조하기로 했던 던롭이 난색을 표했고 이에 타협한 결과 10인치 휠을 장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소형차는 작고 가벼운 차체에 최대한 넓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가로배치 직렬엔진에 앞바퀴 굴림 방식을 채택했다. 지금은 경차의 기본이나 다름없는 구조지만, 당시로는 파격적인 설계였다. 모리스 마이너의 4기통 수랭식 엔진을 사용했지만, 4단 변속기를 엔진에 통합하고 윤활을 위해 펌프를 통해 오일을 공급하는 드라이섬프 방식을 채택했다.

또 콤팩트한 네 바퀴에는 독립현가장치를 채택했는데, 기존 서스펜션을 장착하기 어려운 구조 때문에 독특한 설계가 필요했고 강철 스프링 대신 고무 콘을 사용했다. 그 결과 소형차 치고는 다소 단단하지만 독특한 승차감을 제공하는 서스펜션이 만들어졌는데 이것이 당시 미니가 ‘고 카트를 타는 듯한’ 승차감을 가졌던 이유다.

미니는 고급 스포츠카로 탄생한 차가 아니었지만, 주행성능에 있어서는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차였다. 작고 가벼운 차체 덕분에 필연적으로 민첩한 움직임이 가능했고, 독립현가장치는 동급의 차량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우수한 노면접지성능을 제공했다. 엔진은 동급 소형차들 이상의 우수한 냉각·윤활성능을 보여주었다. 귀여운 외모가 보여주는 인상 이상으로 재미있는 운전을 즐길 수 있는 차였다.

한편 레이싱카 제작자 존 쿠퍼(John Cooper)는 이 같은 미니의 잠재력을 더욱 이끌어낸 고성능 버전의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알렉 이시고니스는 미니를 랠리카로 만드는 것에 반대했지만, 존 쿠퍼는 BMC의 경영진을 설득했고 결국 알렉 이시고니스의 협력을 얻어 미니의 고성능 버전의 개발을 시작한다. 모리스 미니 마이너의 848cc 엔진은 트윈 카뷰레터를 장착한 997cc 엔진으로 교체되었고, 보다 촘촘한 기어비를 가진 트랜스미션과 디스크브레이크를 장착한 버전이 개발되었고, 그룹2 랠리에 출전할 수 있는 양산차의 규정을 맞추기 위해 1000대가 생산된다.

1963년에는 보다 강력한 성능의 쿠퍼 ‘S’ 버전이 출시된다. 쿠퍼 S에는 1071cc 엔진 장착 모델과 함께 서킷용으로 970cc, 1275cc 엔진 장착 모델도 생산된다. 970cc 엔진 장착 모델은 1965년 단종 되지만, 1275cc 엔진을 장착한 모델은 1971년까지 생산되었고, 이후 19년간 공백기를 거친 후 1990년부터 영국의 로버에 의해 1275cc 엔진 탑재 모델의 생산이 재개된다.

미니의 잠재력을 알아본 존 쿠퍼의 통찰력은 1964년부터 1967년까지의 4년,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증명되었고 전 세계에 미니 쿠퍼라는 작은 괴물의 존재를 알린다. 알프스 산악지역의 변화무쌍한 포장·비포장도로에서 열리는 이 랠리에서 미니는 뛰어난 운동성을 바탕으로 연승을 거듭했다. 1966년 몬테카를로 랠리에서는 미니 쿠퍼가 1, 2, 3위를 모두 차지했으나 라이트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실격처리 되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미니 쿠퍼가 몬테카를로에서 가장 빠른 차였다는 것이다.

미니의 인기는 유류파동이 잠식된 후에도 계속되었다. ‘자유로운 60년대(Swinging Sixties)’의 도래와 함께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고객취향과 어우러져 미니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누구나 소유할 수 있는 매력적이고 파격적인 차였다. ‘펀 패션(Fun fashion)’을 이끌었던 디자이너 메리 퀀트(Mary Quant)는 미니에서 영감을 받은 미니스커트를 대중에게 알렸고, 비틀즈도 미니를 탔으며, 영국 왕실의 엘리자베스 여왕도 미니를 타고 이시고니스 옆에 앉아 윈저성의 큰 공원을 드라이브하면서 클래식 미니는 왕실까지 침투하게 되었다.

이외에도 대중문화에서 미니가 얼마나 많이 등장했는지는 다 헤아릴 수도 없다. 미니는 많은 유명 배우, 뮤지션, 패션 디자이너 그리고 쇼 비즈니스, 사교계 및 스포츠 분야의 스타들의 개인 소장 차량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이탈리안 잡‘과 같은 영화에서 배우 이상의 상징성을 가진 주연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니의 대중적인 인기와 인지도, 그리고 자동차 메이커의 성과가 비례했던 것은 아니다. 강렬한 존재감을 가진, 한결같은 디자인의 차. 한결같다는 것은 한편으로 다른 라이벌 회사의 모델보다 낡고 오래된 듯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약점도 갖고 있다. 미니의 아이코닉 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메이커들은 부단한 노력을 했다. 슈팅브레이크 스타일로 양문형 뒷문을 갖춘 컨트리맨과 트래블러를 비롯해 밴, 픽업트럭, 지프 스타일의 오프로더까지 다양한 파생모델이 등장했고 사라졌다.

미니는 1967년까지 생산된 마크I버전과 1970년까지 생산된 마크II, 차량의 형식코드가 바뀔 만큼 바디쉘 전체에 큰 변화를 가져온 마크III를 거쳐 수차례의 업그레이드를 거친다. 제조사 역시 BMC에서 브리티시 레일랜드로, 이후 로버로 명칭을 바꾸게 되며 미니는 포드 피에스타나 폭스바겐 폴로 등의 라이벌과 경쟁하기 위해 개량을 거듭하면서 단종 직전인 2000년까지 마크VII 모델이 생산되었다. 그리고 마크VII를 마지막으로 35년 이상 사용되었던 1275cc 엔진을 탑재한 미니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한편 미니를 생산하던 영국의 로버그룹은 1994년 BMW그룹 산하에 인수된다. 그러나 적자로 인해 2000년 산하의 여러 자동차 브랜드를 분리되어 매각하게 되는데, 미니 브랜드는 매각하지 않고 BMW그룹 산하에 남는다. 그러나 BMW는 오리지널 미니의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제외한 모든 것을 새롭게 설계한 새로운 미니를 2001년 선보인다. 파워트레인을 비롯한 플랫폼은 완전히 새롭게 바뀌었고, 차량의 크기는 더욱 커졌다. 그러나 전륜구동 기반의 민첩한 소형차라는 콘셉트는 여전히 오리지널의 그것과 같으며, 생산 또한 여전히 버밍엄과 스위던의 공장에서 만들어진 부품을 과거 모리스 미니가 만들어지던 영국 옥스퍼드 공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현재 미니는 미니 쿠퍼 해치백과 컨버터블, 쿠페, 로드스터를 비롯하여 컨트리맨, 페이스멘, 클럽맨에 이르는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미니 쿠퍼는 2013년에 BMW의 전륜구동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3세대 모델이 등장했고, 올해는 60주년을 기념하는 한정 모델을 공개하기도 했다.

미니 브랜드는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유머와 새로운 감성, 역동성에 바탕을 둔 운전의 재미를 내세우는 젊은 브랜드로 다시 태어났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BMW그룹은 장기적으로 미니를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니가 세계 최고의 소형차 브랜드인가? 누군가는 그렇다 말할 것이고 누군가는 아니라 말할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보자. 지난 60년 전과 비교할 때 미니는 여전히 미니인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질문엔 고개를 끄떡일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질문 하나를 던진다. 미니가 낡았다고 느껴지는가? 아니면 여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가? 아마 여러분은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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