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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쉽게 즐기는 펑키한 할리데이비슨, 스트리트 로드
  • 글 임성진 사진 편집부
  • 승인 2019.01.1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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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알고 있던 할리데이비슨이라면 뭔가 무겁고, 진지하고, 남성다운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터프한 모터사이클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런데 스트리트 시리즈는 다르다. 스트리트 750보다 더욱 주행성능을 보강한 스트리트 로드는 확실히 할리데이비슨의 젊은 피다.

대기에 미세먼지가 가득한 어느 날, 파랗고 영롱한 할리데이비슨 한 대가 등장했다. 이날 시승할 모델은 할리데이비슨 스트리트 로드였다. 오래 전 스트리트 750을 시승했을 때와 달리 개성 넘치는 컬러는 물론이요, 꽉 들어찬 엔진룸이나 헤드라이트 카울까지 당찬 이미지가 가득했다. 

스트리트 750은 할리데이비슨의 핏줄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듯한 뉘앙스가 곳곳에서 풍겼었다. 그래서 미니 할리데이비슨 같은 느낌을 받았던 것도 사실. 그런데 스트리트 로드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스트리트 750의 파생모델이라고는 하지만 주행성능 면을 보강하기 위해 각종 파츠가 바뀌었고, 무엇보다 스포티해 보이는 외관이 그렇다.

라이딩 포지션은 독특하다. 우선 시트 높이가 765mm로 매우 낮다. 다른 할리데이비슨과 마찬가지로 올라타고 내리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아무리 키가 작아도 말이다. 핸들 바를 잡기 위해서는 양 팔을 쭉 앞으로 뻗어 드래그 머신에 앉은듯한 느낌으로 상체를 슬쩍 수그리면 된다. 풋 스텝은 할리데이비슨으로 치면 미드 포지션으로 중간쯤 위치해 있지만 일반적인 바이크와 비교하면 살짝 앞쪽에 위치한 편이다. 아무튼 전반적으로는 라이딩 포지션이 아담하기 때문에 공격적인 운전자세라고 해도 별로 부담스럽지는 않다.

엔진은 스트리트 라인업에 쓰이는 레볼루션 X V트윈 엔진이다. 배기량은 749cc이며 수랭방식으로 고성능을 추구했다. 최대토크는 65Nm으로 4000rpm에서 발휘되는 토크치고 꽤 강력한 편이다. 미션은 총 6단으로 설정돼 있고, 1단부터 힘이 매우 부드럽게 나오며 기어를 착착 올리다보면 어느새 시속 100km를 훌쩍 넘는다.

엔진 특성은 매우 부드럽고 조용하며 존재감이 작다. 할리데이비슨만이 가진 고동감이나 터프함같은 감성을 바라고 탑승했다면 상당히 실망스러울 수 있다. 물론 V트윈 형식에 배기량이 미들급은 되니 나름의 진동이나 울림은 충분히 있지만, 할리데이비슨만 가지고 있던 가슴을 뒤흔드는 맛은 확실히 없다.

대신 가볍게 도는 엔진은 언제나 마음껏 휘두르기 좋은 특성을 가졌다. 즉 할리데이비슨이 아니라 설령 모터사이클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어도 면허만 있다면 충분히 5분 안에 익숙해질만한 엔진 필링이다. 그만큼 이해하기가 쉽고 파워가 부드럽게 나오면서도 충분히 가속력을 이끌어 낸다.

조용조용한 엔진음 때문에 힘이 없을거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해다. 아이들링 토크만으로도 슬슬 차체를 밀어내며 200kg 초반의 몸무게를 가뿐히 가속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최대토크가 나오는 시점을 넘어서 계속 rpm을 올리다 보면 할리라기보다는 고성능 V트윈 엔진을 가진 타사 바이크를 모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기존 할리데이비슨 엔진과는 차별된다.

여유로운 엔진특성은 아니지만 6단에 넣고 3000-4000rpm을 유지하면 충분히 도로 흐름을 리드하면서도 느긋하게 달릴 수 있다. 아무튼 750cc 급 배기량도 일반 도로 흐름 속에서는 전혀 낮거나 부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할리데이비슨의 존재감이 워낙 클 뿐이다.

앞 뒤 타이어 모두 17인치 사이즈를 채용하고 있고 타이어 폭은 앞이 120mm, 뒤가 160mm로 적당하다. 차체가 아담한 느낌이라 타이어는 상대적으로 박력있어 보인다. 미쉐린과 공동 개발한 할리데이비슨 전용 타이어에는 바앤쉴드 로고가 박혀있다.

그래서인지 좌우 린 특성이 매우 날카롭고 사용자 친화적이다. 앞바퀴를 손으로 붙잡고 좌우로 기울이는 듯한 직접적인 느낌이 독특하다. 핸들로 타이어의 움직임을 간파하기가 매우 쉽다. 차량 무게는 230kg전후로 적지 않지만 다른 할리데이비슨에 비하면 이 역시 가벼운 편. 초기선회 움직임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한마디로 깃털처럼 가볍다.

할리데이비슨이 설명하듯 코너링 퍼포먼스가 상당하다. 특히 기울기 한계가 좌측 40.2도, 우측 37.3도로 상당히 깊은 편이고, 어지간히 과감하게 코너링을 즐기지 않는 한 스포티하면서도 부족함없이 즐길 수 있는 설정이다.

사실 엔진은 기존 스트리트 750과 비슷해 보이지만 18퍼센트 올린 최고출력, 8퍼센트 올린 토크를 가지고 있다. 압축비도 12:1로 꽤 높은 편이다. 나름대로 고성능을 추구하고자 여러 부분 손을 댔다. 이를테면 듀얼 스로틀 바디, 실린더 헤드의 보강, 개선된 흡입구와 캠 형상등이 그렇다.

브레이크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스트리트 750은 어딘가 모르게 할리데이비슨만의 멋을 잘 보존했지만 성능에 있어서 아쉬운 면이 많았다. 스트리트 로드는 젊고 스포티한 분위기를 내면서 주행성이나 운동성에 대한 보강이 확실하게 이뤄졌다.

프론트 더블 디스크를 장착한 스트리트 로드는 앞/뒤 브레이크 할 것없이 직관적인 제동 느낌을 줬다. 원하는 때에 언제든 강력하게 감속할 수 있었고, 특히 프론트 브레이킹은 스포츠 바이크답게 다듬어져 페이스 높여 코너링을 즐기기에도 나쁘지 않았다.

서스펜션은 앞에 43mm 도립식 포크를 달고, 뒤에는 피기백 쇽 옵저버를 달았다. 스트리트 750대비 긴 작동범위를 가졌으며 반응성 역시 한 수 위다. 노면 추종성도 확실히 나아졌고, 내가 지금 어떤 상태로 달리고 있는지를 더 잘 알 수 있다. 앞 뒤 타이어의 미끄러짐도 알기 편해졌고 여러모로 다루기 쉬워졌다는 느낌에 일조한다.

13.1리터 용량을 가진 연료탱크는 티어드롭 형상으로 약간은 밋밋해 보인다. 살짝 오른쪽으로 치우친 주입구가 특이하며, 용량이 크지 않아 항속거리가 길지 않으나 연료 효율이 나쁘지 않아 주유를 자주 하지는 않았다.

시트는 앞, 뒤가 구분된 분리형이다. 앞 시트처럼 뒷 시트 높이도 매우 낮아서 오르내리기가 편하다. 시트는 다공식 마감과 스티치 패턴으로 장식됐다. 별달리 손잡이가 없어서 장시간 텐덤은 힘들 수 있지만 단거리 이동이라면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을 듯 하다.

스트리트 로드의 가장 큰 장점은 멋진 외관과 더불어 다루기 쉽고 가볍게 움직이는 차체의 유동성이다.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을만한 바이크다. 단지 레저용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쉽게 타고 내릴 수 있을 정도로 부담이 없으며, 동시에 쿨한 패션 아이템으로 생각해도 좋을만큼 외모나 마감 품질이 괜찮다. 중후한 할리데이비슨 크루저만의 감각을 이어받은 스트리트 750과는 또 다른 펑키한 매력을 가진 것이다.

이날 타 본 스트리트 로드는 굳이 할리데이비슨의 핏줄이라는 의미에 연연할 것 없이도 충분히 자생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모델이었다. ‘멋지고 타기 쉬운 레저용 바이크’라는 요구사항이라면 고민없이 추천해줄만한 모델이다.

게다가 이제껏 봐 온 할리데이비슨 모델 중 범용성이 가장 뛰어나 어느 장소에서도 멋지게 활용할 수 있는 수더분한 매력도 있다. 묵직한 블랙이나 단정한 흰색같은 무채색부터 레드, 옐로우, 블루같은 원색 톤까지 다양한 취향에 맞춰 준비되는 스트리트 로드는 언제라도 가볍고 쉽게 즐길 수 있는 멋진 라이딩 파트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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