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이 가장 높은 경쟁력을 보이는 분야를 찾는다면, 뜻밖에도 가장 최신의 트렌드인 ‘전기자동차’와 ‘디지털 기술’ 분야가 아닐까 생각된다. 예를 들어 애플의 혁신적이었던 디자인과 인터페이스를 중국 스마트폰 메이커가 모방하기 시작했다지만, 이미 스마트폰이 대중에게 익숙해진 지금 가장 저렴하게 고품질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회사들이 중국 메이커들이다. 자동차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보인다. 중국 메이커들이 혁신 그 자체를 주도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실제 생산과 공급을 주도한다면 세계 자동차 시장의 상당부분을 점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중국 전기차 메이커 바이톤(BYTON)은 올해 CES에서 전기 SUV M-바이트(M-Byte)의 ‘인테리어’를 공개했다. 바이톤 M-바이트의 인테리어의 핵심은 운전석을 둥글게 감싼 ‘랩 어라운드’ 콘셉트의 거대한 디스플레이와 스티어링 휠 장착 터치 디스플레이다.

운전석 전체를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감싸는 콘셉트를 바이톤이 세계 최초로 제시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콘셉트로 끝날지, 실제 생산되는 시제품에 적용될지 여부에 따라 부여되는 의미가 달라진다. 바이톤은 전기 SUV M-바이트의 양산 프로토타입을 이미 개발 완료했고 주행과 충돌 테스트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공개된 인테리어가 단순 콘셉트가 아닌 실제 양산모델에 적용될 것이라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바이톤 M-바이트의 운전석 전방에는 무려 48인치의 곡면 디스플레이가 장착된다. 이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며, 바이톤은 이를 ‘경험 공유 디스플레이(Shared Experience Display)’라고 부른다. 운전 정보 뿐 아니라 탐색, 멀티미디어 재생, 후방카메라의 영상을 확인하기 위해 화면을 3분할해 사용할 수 있고, 이와 별개로 스티어링 휠에는 7인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된다.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의 버튼을 이용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함께 기어 변속과 같은 조작을 할 수 있다.

바이톤은 아마존과 협력으로 알렉사 음성인식 시스템을 통합했고, 운전자를 확인하기 위한 얼굴 인식 기능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바이톤은 M-바이트의 주행성능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공개했다. 바이톤 M-바이트는 트윈모터 AWD 시스템을 구현했고, 469마력의 시스템 최대출력을 낸다. 71kWh 또는 95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팩을 장착할 예정이며, 업그레이드 배터리팩을 장착할 경우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는 320km라고 한다. M-바이트의 유럽 판매가격은 3만 7500유로부터 시작될 것이며,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약 4800만 원 정도다.

여러 전기자동차 메이커들이 고속충전기술과 배터리 용량 같은 주행을 위한 스펙 경쟁을 하고 있다. 물론 실제 전기자동차 사용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가 주행거리와 성능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서 ‘혁신적’이며 ‘프리미엄’을 강조하기위해선 주행성능 외의 부가요소들이 필요하다. 배터리 용량과 같은 요소를 ‘가성비’ 높은 중국 메이커들의 차에 당연히 기대한다면, 여기에 사용자의 구매 욕구를 부추길 다른 요소들이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아닐까? 어쩐지 스마트폰 시장을 떠올리게 하는 중국 전기차 메이커의 약진, 결코 우습게 볼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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