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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면 모자란 것보다 못한 것들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 승인 2018.12.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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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의미다. 조금 더 쉽게 이야기 하면 과한 것은 모자란 것과 마찬가지란 이야기. 생각해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든 것이 다 그런 것 같다. 무엇이든 적당한 것이 좋다. 세상 살이도 그렇겠지만, 인간이 만든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넘쳐서 좋은 것은 아마 안전한 운전과 차량 점검에 대한 것 밖에 없지 않을까란 생각도 든다. 

많은 것들이 MAX와 MIN 사이
만약 무엇이든 차고 넘치는 것이 좋았다면 자동차의 다양한 요소에 최대(MAX)를 표시해 놓지는 않았을 것이며, 그냥 최소(MIN) 표시만 되어 있을 것이다. 자동차에서 넘치거나 모자랄 수 있는 것들은 오일이나 액체로 되어 있는 것들이다. 바로 엔진오일과 부동액, 브레이크액과 미션오일, 파워스티어링 오일이다. 물론 워셔액도 있다. 단순히 앞 유리창에 분사되는 용도로 사용되는 워셔액이지만, 이것도 넘치면 엔진룸 내부를 지저분하게 만든다. 하지만 나머지 오일과 액체들은 넘치지 않고 과하게 주입되는 것만으로도 자동차에 꽤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미 독자들은 엔진오일의 양이 부족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는 알고 있을 것이다.

 
엔진오일이 규정치 보다 적었을때 생기는 문제는 여러가지가 있다. 일단 엔진의 소음과 떨림이 커지며, 엔진오일의 냉각 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기에 엔진의 효율이 떨어진다. 여기서 엔진오일이 더 부족해지면 온도는 더 빨리 올라가고 급기야 열 때문에 소위 ‘엔진이 붙어 버리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자동차 계기반에는 엔진오일 압력 경고등이 달려 있다. 물론 문제는 이것 만이 아니다. 엔진 내부에서 열이 발생하는 것은 연료와 공기가 섞인 혼합기의 폭발도 있겠지만, 금속과 금속이 마찰 할 때 생기는 열도 있다. 엔진오일은 부품과 부품 사이에서 마찰을 감소 시켜 열을 줄이는 역할을 하며, 냉각의 역할과 함께 엔진 내부가 깨끗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청정의 역할과 녹을 막아주는 방청, 특정 부위에 하중이나 충격이 가지 않도록 응력을 분산 시키는 역할도 한다. 

 

엔진오일 : 과하면 느린 반응

그런데 엔진오일이 과하게 주입되는 것에 대한 경각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엔진오일은 딥스틱을 뺐을 때 L(ow)과 F(ull) 사이에 와야 한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지만, F 이상을 넘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를 삼지 않는 경우도 많다. 또한 타다 보면 엔진오일의 양이 줄어들기도 하니 넉넉히 F에 맞추거나 그거보다 조금 더 넣어야 한다는 정비사도 있다. 하지만 F 이상을 넣어도 된다면 굳이 L과 F 사이에 맞춰야 한다는 이야기가 강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엔진오일이 딥스틱의 F선 이상으로 들어가게 되면 가장 먼저 출력 저하가 발생한다. 운전자는 가속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며 연비 또한 떨어진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엔진의 구조 때문이다. 엔진 아래 쪽에는 오일이 고여 있는 오일팬이 있다. 흔히 엔진이 엔진 오일에 푹 담겨 돌아가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엔진오일을 과하게 넣으면 엔진오일에 엔진의 구성요소 중 가장 아래쪽에 있는 크랭크 축의 일부가 오일에 잠기게 된다. 

이 상태에서 엔진이 회전을 하게 되면 엔진오일에 기포(거품)가 발생할 수 있다. 수영을 할 때 발차기를 하면 물에서 거품이 발생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렇게 생긴 거품은 엔진오일이 수행해야 하는 다양한 역할을 방해한다. 앞서 이야기 한 가속력이 떨어지는 현상 또한 엔진오일이 크랭크 축의 회전에 저항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엔진오일은 엔진 내부의 다양한 곳에 공급되어야 하는데, 거품이 되어버린 엔진오일은 제대로 순환되기 어렵다. 따라서 엔진오일이 해야 하는 역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들이 생길 수 있다. 오일의 전체적인 양은 많지만, 오히려 앞서 이야기한 엔진오일 부족시의 냉각과 청정, 방청, 응력 분산 등이 제대로 안되는 생기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 추가적으로 엔진오일이 빨리 식지 못해 엔진오일의 변질될 가능성도 있다. 

 

부동액 : 반대로 어는점이 올라간다? 
냉각수는 수돗물에 일정 비율의 부동액을 섞어 주입한다. 그런데 냉각수에서 부동액의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지면 오히려 어는 점이 올라가 버리기도 한다. 냉각수는 보통 수돗물과 부동액을 5:5 비율로 혼합해 넣는다. 이 비율은 겨울과 여름 모두를 고려한 비율이다. 부동액의 주 성분은 모노에틸렌글리콜 이며 이런 부동액은 아래 표와 같이 부동액 원액 함량이 높을수록 어는점이 떨어진다.

부동액이 50% 비율일 때의 어는 점은 영하 40도 근방이다. 물론 표에서처럼 60%를 넣으면 영하 50도까지 얼지 않는다. 문제는 다시 65%를 기점으로 그 이상은 어는 점이 오히려 올라간다는 것. 만약 잘못된 상식 때문에 부동액만 100%로 채워버리면 영하 12~13도에서 얼어 버리게 된다. 그렇다면 60%를 섞어주면 제일 좋을 것 같지만, 냉각수 온도는 끓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끓는점 때문에 여름에 냉각수를 교환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위 끓는 점 표에서처럼 60%가 되면 110도에서 끓고, 50%면 105도 정도에서 끓게 된다. 계절마다 냉각수를 교체하는 운전자는 많지 않기 때문에 50% 정도의 부동액 비율이 겨울과 여름 양쪽을 무난하게 버틸 수 있는 정도다. 

 

브레이크액 : 최소선의 함정 
브레이크액은 탱크 부분을 눈으로 확인해 MIN 이하일 경우 브레이크액을 보충하는 것이 가장 널리 알려진 상식. 하지만 브레이크 라인에서 브레이크액이 새지 않는 이상 브레이크 시스템 내부에 브레이크액이 들어 있다. 오히려 브레이크액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브레이크 패드의 마모 때문에 양이 줄어들었다는 신호다. 따라서 브레이크액이 줄었다면, 이는 브레이크 패드 및 라이닝 교환 시기가 되었거나 브레이크 계통에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같은 원리로 브레이크 패드를 새 것으로 교체하면 브레이크액의 양은 늘어난다. 따라서 패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브레이크액을 MAX 위치 까지 보충한 뒤에 브레이크 패드를 교체하면, 마스터 실린더 쪽에서 브레이크 액이 넘치게 된다. 문제는 브레이크 액은 꽤 독성이 강한 물질이고 철 부분에 부식을 일으킬 수도 있다. 특히 차량의 도장면에 영향을 준다. 

 

미션오일 : 과하면 엔진오일과 비슷 
미션오일의 과다주입 역시 엔진오일과 비슷한 현상이 발생한다. 변속 시점이 느려져 더 높은 RPM에서 변속이 되거나 차량이 굼뜬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한 아이들 RPM이 올라가거나 정차시 RPM 게이지의 바늘이 떨리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며, 연비가 떨어지기도 한다. 엔진오일 만큼이나 미션 오일 또한 과다 주입 되는 경우가 꽤 있다. 미션오일이 적으면 미션슬립(RPM만 올라가고 변속은 되지 않는)과 변속시 충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미션 오일량 확인은 엔진오일처럼 직접 할 수 있다. 30분 정도를 주행한 후 평지(기어 포지션 N에서도 움직이는 않는)에 차를 세우고 시동이 걸린 상태에서 기어를 P에 넣는다. 이 상태에서 미션오일의 게이지를 뽑아 휴지로 닦아주고 다시 꽂아 미션오일이 묻은 위치를 확인한다. 이때 HOT이란 글자까지 오일이 묻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만약 이 글자 위로 오일이 묻는다면 과다 주입된 상황이다. 지금까지 자동차에서 과유불급인 것들에 대해 이야기 했다. 우리가 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동차에서도 뭔가 과하면 좋지 않은 것들이 많다. 하지만 언제나 그리고 항상 안전운전에 대한 경각심과 차량 점검에 대한 것들은 과해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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