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라렌은 영국의 수제 스포츠카 제조사다. 처음은 뉴질랜드 선수가 F1에 참가하기 위해 만든 팀으로 시작했다. 레이스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페라리처럼 양산차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 이 제조사의 시초다. 레이싱팀인 스쿠데리아 페라리처럼 역사가 오래된 ‘맥라렌 포뮬러 원’팀을 운영하고 있다. 자존심 강한 그들이 특별모델 600LT를 내놨다.

맥라렌 공식 수입업체 ‘맥라렌 서울’이 12월 13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대선제분에서 570S를 잇는 시그니처 모델 600LT를 국내 출시했다. 맥라렌 600LT는 지난 7월,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Goodwood Festival of Speed)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600LT의 접미사 LT는 롱테일(Long Tail)의 약자로, 570S 쿠페의 부품 중 1/4를 업그레이드해 완성했다. 600LT는 맥라렌의 네 번째 롱테일 모델이다. 롱테일은 맥라렌에 있어서 강력한 출력, 경량화, 향상된 공기역학 성능, 트랙 중심의 설계와 한정판이라는 특징이 있다.

 

570S 쿠페의 고성능 모델

맥라렌 600LT는 3.8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해, 최대출력 600마력(7,500RPM)과 최대토크 63.2kgf.m(5,500-6,500RPM)를 발휘한다.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맞물려 차량 중앙인 미드십 엔진으로 뒷바퀴를 굴린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2.9초, 200km/h까지는 8.2초가 소요된다. 복합연비는 EU 기준 8.54km/l다.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와 알루미늄 캘리퍼 6피스톤/4피스톤이 적용되어 지치지 않는 강력한 제동력 또한 확보했다. 570S 대비 최대출력은 30마력, 최대토크는 2kgf.m 증가했다. 참고로 570S의 국내 복합연비는 9.3km/l였다.

600LT는 영국 워킹(Woking) 맥라렌 프로덕션 센터(McLaren Production Centre)에서 수제작 한다. 희소성을 위해 딱 12개월간만 한정 생산한다. 한국에 공급될 제품은 지난 10월부터 생산이 시작됐다. 고객 인도는 지금 구입하면 내년 4월부터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가격은 VAT 포함 기본 모델이 3억 초반이며, 한정판 답게 여러가지 옵션을 넣어 출고하는 특성을 감안하면 기본적인 옵션 추가시 3억 5천만원을 넘는다. 여기에 극한의 경량화를 위해 추가로 카본 시트옵션을 적용할 수 있다.

 

긴꼬리의 기원

맥라렌은 브루스 맥라렌이란 뉴질랜드 F1 선수가 1963년 창단한 팀이 기원이다. 레이스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1969년부터 양산차 개발을 시작한 것이 스포츠카 제조사로 거듭나게 된 계기가 됐다. 페라리와 비슷한 이유로 시작되었기에, 경쟁도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의 고성능 스포츠카 제조사들과 직접 경쟁한다.

롱테일은 1997년 GT 레이스카 맥라렌 F1 GTR 롱테일이 최초이다. 맥라렌 F1 GTR을 기반으로, 차체 길이를 늘려 공기역학적인 성능을 향상시켰다. 또 엄청난 경랑화를 이룩해 놀라운 성능을 발휘했다. 이런 경량화 노력은 600LT에도 이어진다. 거의 대부분의 차체에 카본이 사용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관만 본다면 카본섬유로 제작된 스플리터와 리어 디퓨저, 리어윙이 추가되면서 570S 대비 공기역학적인 면이 두드러져 보인다. 전장, 전폭, 전고는 4,640x2,095x1,194mm로 570S 쿠페보다 차체가 약 74mm 길어졌다. 250km/h 주행중 100kg다운포스를 발생시키는 리어윙은 초고속 주행중의 안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휠베이스는 2,670mm로 기존과 동일하다. 타이어는 슬릭에 가까운 트랙용 피렐리 피-제로 트로페오 R 225/35R19, 285/35R20가 적용됐다. 윤거는 앞바퀴가 1,680mm, 뒷바퀴가 1,591mm로 고속주행에서 뒤쪽에 안정감을 둔 세팅이다. 연료탱크는 72리터이고 권장 옥탄가는 RON 98이다.

보디는 경량의 카본 모노코크 터브(욕조, tub)에 알루미늄 서브프레임으로 각종 부품을 붙인 형태이다. 현재 개발중인 로터스 엘리스 신형과 알파로메오 4C, 포르쉐 GT 등 고성능 차량에 많이 적용되는 방식이다. 카본 모노코크 보디를 사용함으로써 극한의 경량화와 높은 무게 대비 강성을 얻을 수 있다. 600LT의 공차중량은 1,247kg로 무게대비 높은 출력을 발휘한다. 참고로 신형 아반떼 스마트스트림 1.6 공차중량이 1,230kg이다.

600LT는 배기구를 짧게 해 배압을 낮추는 톱 엑시트 배기 시스템을 적용했다. 레이싱 차량의 엔진룸 직관배기구를 오마주 한 것으로, 600LT는 뒤쪽으로 향하는 배기구보다 배기음이 훨씬 더 크게 들리는 장점이 있다. 행사장에서 시연 할 때는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뜨겁게 달궈진 엔진룸 상단 배기구에서 파란 불꽃의 ‘애프터파이어’가 발생하며 분위기를 돋구었다. 애프터파이어는 연소되지 못한 연료가 타면서 발생한다.

맥라렌 오토모티브 CEO 마이크 플루이트(Mike Flewitt)는 “맥라렌 600LT는 맥라렌 스포츠 시리즈 역사상 가장 익스트림한 모델이다. 맥라렌 롱테일 시리즈의 네 번째 모델로, 놀라운 가속 성능과 뛰어난 코너링 스피드, 그리고 이제껏 겪어보지 못했던 드라이버와 차량 간의 교감은 슈퍼 스포츠카에 대한 기대를 재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제 차량 제조사가 있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대기업 제조사 위주의 시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부품사도 대기업에 종속되어 있다보니, 대기업이 무너지면 그 계열 자동차 업계 전체는 한 순간에 무너지게 된다. 국내에도 맥라렌이나 로터스 같은 작지만 고성능 차량을 소규모로 만드는 백야드 빌더(뒷마당 제조사, 공터에서 시작하는 작은 차량제작소)들이 출발하는 기반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작은 기대를 마음속에 담아본다.

최근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마세라티, 포르쉐 등 고가의 수입 고성능 차량 판매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올해 국내 출시 이후 최초로 세자리 수 판매량을 돌파했다. 국내 자동차제조사들 상황과는 시장분위기에서부터 확연히 다르다. 내년에도 수입 고가자동차시장은 계속 꾸준한 성장이 전망된다. 맥라렌의 내년 판매실적은 무척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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