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평창올림픽에서 수십 대의 드론이 날아올라 ‘편대’를 이루며 밤하늘을 수놓았던 모습을 모두들 기억할 것이다. 사람이 한 대 한 대의 드론을 정밀하게 조종하지 않아도, 미리 입력된 프로그램은 그보다 더 정밀하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공중이라는 3차원 공간에서의 이 같은 정밀한 기동이 가능하다면, 지상을 달리는 ‘무인 자율주행 차량’ 역시 이 같은 기술을 적용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혼다는 자동차 뿐 아니라 ‘로봇’을 연구 개발, 생산하는 메이커다. 세계 최초로 2족 보행 로봇인 ‘아시모’를 개발한 메이커가 혼다이며, 1인승 이동수단을 비롯해 기존의 탈것에 로봇 공학을 접목하려는 연구 또한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혼다는 올해 초 열린 CES 2018에서 ‘3E-D18’이라는 ATB형태의 자율주행 로봇 차량을 공개하기도 했다.

혼다는 내년 1월 8일 개막하는 CES 2019에서 다시 한 번 자율주행 작업 차량을 선보일 계획이다.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작년 공개했던 콘셉트를 단순한 기술시연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 가능한’ 프로토타입으로 개발해 왔다는 점이다. 혼다 R&D 아메리카는 4륜구동 ATM 섀시에 GPS 센서 및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한 ‘혼다 자동화 작업 차량(Honda Autonomous Work Vehicle)’을 개발, 콜로라도 주의 야생 지역 및 캘리포니아 주의 농업 환경 등 광범위한 작업 환경에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혼다의 이 무인 작업 차량은 다양한 액세서리 및 장치를 부착해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더욱 주목할 점은 단일 차량을 원격제어 하는 수준이 아닌, ‘SAFE SWARM’이라는 개념을 적용해 여러 대의 차량이 물고기처럼 무리 지어 주변 차량과 통신을 주고받으며 위치나 속도 같은 주요 정보를 공유하며 효율적으로 작업 할 수 있도록 한다. 여기에 ‘혼다 PATH’라는 인간의 행동 예측 기술을 적용하면 공공장소 등에서 사람의 행동을 방해하지 않고, 효율적인 이동과 작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개발 과정에서 혼다는 무인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개발 경험은 출시될 혼다 자율주행 자동차에 적용되어 보다 정교하고 세련된 인공지능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혼다는 이 무인 작업 차량을 위한 파트너를 모집하고 있다. 차량에 장착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를 개발하는 회사, 그리고 이 무인 작업 차량을 필요로 하는 회사 및 자율주행 기술 개발자 등과의 협력을 모색 중이다.

혼다의 무인 작업 차량은 아직 개발단계지만, 실용화가 된다면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을 크게 바꿔놓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험준한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했을 때, 수십 대의 소형 무인 소방차가 출동해 화재를 진화하고, 더 나아가 우주에서의 유인 활동을 지원하는 용도 등 앞으로의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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