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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라이딩, 스포츠, 투어링까지 소화하는 스쿠터, 혼다 포르자
  • 글 임성진 사진 편집부
  • 승인 2018.11.1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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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기술력은 모터사이클을 한 번이라도 타봤다면 누구라도 순순히 인정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국제 모터스포츠 성적이나 고성능 하이엔드 모델의 스펙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선뜻 드러나지 않는 곳에 혼다가 잘 해내는 분야가 또 하나 있다. 바로 타기 좋은 스쿠터 만들기다.

혼다는 이미 국내에도 중형 스쿠터 포르자를 판매해 왔다. 혼다의 이름을 내걸고 판매한 이 스쿠터는 과거 포르자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이어받으면서도 시장성에 맞게 변화를 추구한 모델이었다. 상용 부문에서도 적잖이 사랑받아 지금도 도로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중형 스쿠터 중 하나다.

혼다가 포르자에 과감한 개혁을 단행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완전히 환골탈태한 유럽 사양 포르자는 이미 국내에도 이슈가 되면서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신기술로 중무장한 신형 포르자 300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포르자는 배기량 279cc의 단기통 수랭 방식의 엔진을 가졌다. 최고 출력은 25마력에 무게는 185kg정도, 사이즈는 일반적인 중형 스쿠터, 즉 빅 스쿠터와 비슷하다. 여기까지는 특출날 것이 없다.

겉모습은 이전 모델에 비해 훨씬 미래지향적으로 바뀌었다. 세련되고 도회적이며 감각적인 색상 배합까지, 완전히 새로워졌다. 기존과 비슷한 이미지는 펼친 날개를 닮은 헤드라이트 의 형태뿐이다. 헤드라이트와 테일라이트 모두 LED를 사용해 높은 광량과 세련된 이미지를 더했다.

시트높이는 780mm다. 키 173cm에 체중 62kg을 가진 경량급 라이더가 탔을 때 부담이 전혀 없는 수준으로, 양발 끝이 가볍게 바닥에 닿고, 무게감이 크지 않아 슬쩍 한 쪽으로 기울더라도 놀라지 않는다.

핸들 바는 고급스럽게 마감이 되어 있어 보기 좋고, 시트에 앉아 라이딩 자세를 잡아보면 완전히 직립자세가 되어 편안하다. 허리를 똑바로 세워 전방을 보면 시야가 넓고 윈드스크린도 방해가 되지 않는 편이다.

스쿠터 치고 고급 사양의 스마트 키는 무선으로 시동을 걸 수 있다. 주머니에 넣어둔 채 스타터 버튼을 누르자 시동이 조용히 걸린다. 단기통 엔진이지만 진동이 크지 않아 불쾌함이 없다.

시트는 눌러봤을 때 단단하다고 느꼈지만 막상 무게를 실어 착석해보니 엉덩이를 잘 잡아준다. 약간 스포츠 성향이 느껴지는 탄탄한 푹신함이다. 계기부는 담백하면서도 필요한 정보를 가지런히 정리해 뒀다. 전반적으로 검은색 톤 배경에 흰 글자로 시인성을 높이고 차분함을 챙겼다.

스로틀을 부드럽게 감으면 가속을 시작하는데, 속력을 올려도 부드러운 느낌이 지속되는 것이 아주 쾌적하다고 느꼈다. 특히 시속 80km까지 부드럽고도 강력하게 속도가 붙어나가는 것이 역시 300cc급다운 시원스런 가속력이었다.

그대로 속도를 올려보면 시속 140km까지 그대로 올려붙인다. 실제 가장 쾌적한 속도는 시속 100km 전후로 도심주행은 물론 교외 주행도 충분히 소화할만한 파워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무겁지 않은 차체 대비 충분한 토크로 중저속에서 가볍게 가속하며 라이딩을 ‘즐기기’도 좋았다.

도심을 주행할 때는 역시 정차와 재가속이 잦은 환경이라 스쿠터만큼 간편하고 쾌적한 수단이 없다. 포르자 300은 역시 도심에 최적화 된 스쿠터였다. 특히 저속에서의 안정성은 의외의 감동을 주기 충분했다.

전/후 중량 배분이 잘 맞춰져 있어서인지 가속과 감속을 반복해도 오히려 밸런스를 깨기가 어려웠고, 시속 10km 전후로 천천히 앞 차량을 따라갈 때도 마치 걷는 듯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차체를 컨트롤하기에 아주 간편했다. 모름지기 밸런스가 좋은 모터사이클은 저속에서 이렇게 손쉽게 움직이기 때문에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교외로 나가봤다. 속력을 더 내고 고속에서의 반응을 살펴봤다. 확실히 이전 모델에 비해 서스펜션 움직임이 유동적으로 변했다. 딱딱하게 버틴다는 느낌이 아쉬웠던 이전 모델에 비하면 훨씬 부드럽게 대응했고, 예상치 못하게 둔턱을 밟고 넘어도 운전자를 당황하지 않게 했다.

브레이크는 충분했다. 전반적인 성능이 예상보다 높아서 그런지 약간 더 강력했다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솔직히 이 정도 출력에는 충분한 수준이었다. 좌우로 코너링을 계속 해보면 무게 중심이 얼마나 잘 잡혀있는지 감이 한 번에 온다. 라이더는 그저 원하는 방향으로 조향만 해주면 자로 잰 듯 방향을 따라 달린다. 스쿠터인데도 기본을 잘해주니 스포츠 바이크를 타는 듯 재미있다.

혼다는 이런 기본기를 다듬기 위해 최대한 컴팩트한 패키지로 차체를 구성함과 동시에 무게를 줄인 신설계 프레임을 만들어 적용했다. 파이프 지름과 재질, 접합 위치를 최적화해 도심에서의 저속 주행은 물론 교외에서의 투어링까지 고려한 밸런스를 구성한 것이다.

추가로 전자장비의 채택도 과감했다. 혼다 셀렉터블 토크 컨트롤의 약자인 HSTC는 일종의 ‘트랙션 컨트롤’ 장비다. 혼다에서도 스쿠터에 최초로 적용한 이 기능은 기상천외한 도로환경의 변화에 따라 주행 중 접지력을 잃으면 연료 분사를 조절해 토크를 컨트롤한다는 의미다. 스포츠 바이크에는 이미 상식이 된 기술이지만, 스쿠터에도 이런 기능을 장착해나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혼다는 이 기능을 켜고 끌 수 있게 버튼을 마련했다.

기본 장착된 ABS는 2채널로 작동하며 HSTC와 함께 스쿠터 라이딩의 안전도를 높여준다. 달리고 서는 것에 모두 전자장비가 관여해 운전자의 피치못할 실수를 막는 것이다. 어느 정도 노면 컨디션을 확보하고 빠르게 달리는 스포츠 바이크보다도 오히려 매일같이 변화무쌍한 노면 환경의 일상적인 도로를 달려야 하는 이런 데일리 커뮤터야 말로 꼭 필요했던 전자장비들이 아닌가 싶어 반갑다.

또 한 가지 포르자만의 특장점이 된 전동 조절식 윈드스크린은 감동적이다. 버튼 하나로 무단으로 움직이는 윈드스크린은 상/하 140mm로 움직이며 어느 위치로나 고정할 수 있다. 최하로 내리면 전방 시야를 시원하게 확보해주고, 최고 높이로 올리면 주행풍을 적극적으로 막아준다. 요즘같이 쌀쌀한 바람이 스며드는 날씨에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고, 장거리 라이딩에도 효과적인 편의장비다. 도무지 600만원대의 중형 스쿠터에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만족감이 더 컸다.

스쿠터에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인 시트 아래 수납 공간의 크기. 포르자는 풀 페이스 헬멧 두 개를 함께 수납할 수 있는 대용량 공간을 갖췄다. 용량이 큰 공간이다 보니 내부에서 소화물들이 굴러 다닐 수 있음을 인지하고 플라스틱 가변 가림막을 설치해 둔 것도 센스가 좋다. 

핸들 아래 글로브 박스에는 12볼트 아웃렛과 함께 꽤 깊고 큰 공간이 준비돼 있어 아주 유용했고, 더불어 핸들락을 걸면 잠기는 시스템이라 휴대폰이나 지갑 등 값비싼 소지품을 보관하기에도 부담이 없었다. 시트는 물론 주유구도 버튼으로 개폐되는 시스템이라 주유소에서도 버벅거리지 않고 움직임이 한결 간결했다. 

전반적으로 훌륭한 스쿠터라 단점을 찾기도 어려웠다.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아이들링 스톱 기능이 빠졌다는 것이다. PCX나 SH mode같은 아랫급 스쿠터도 장착한 유용한 기능을 포르자에 뺐다는 것은 내심 섭섭하다. 생각해보니 파킹 브레이크가 없다는 점 또한 내리막 길 주차가 불안한 빅 스쿠터이기에 좀 아쉽다. 이 녀석이 기대 이상의 많은 것을 채워주다보니 운전자 또한 점점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되는 것 같다. 그 만큼 그 외에는 흠잡을 데가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연비는 발표상 38km/L 이지만 실제로는 30km 전후로 측정됐다. 상황에 따라 크게 변하니 만큼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는 없지만, 정속 주행 시 공인 연비인 38km/L 이상 나온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689만원이라는 가격표는 놀랍다. 이 가격대에 이 정도 만족감을 주는 스쿠터는 찾기 어렵다. 확실한 밸런스와 기본기로 스포츠 라이딩을 하고 싶게끔 만드는 점, 윗 급 사양을 넘보는 고급진 편의사양을 다 담고도 꽤 합리적으로 다독인 가격이다.

사실 포르자는 빅 스쿠터가 큰 유행이었던 2000년대 초반, 도심 도로를 주름잡는 혼다의 프리미엄 중형 스쿠터의 상징이었다. 스포츠 라이딩과 투어링을 아우르며 천천히 달려도 존재감이 있는 고급형 스쿠터였다. 시대의 요구에 따라서 변화해 온 포르자가 다시 처음의 명성을 찾게 될 날이 온 것뿐이다. 지금의 포르자는 더 작고 스포티하며 똑똑하다. 예약이 밀려 갖고 싶어도 못 갖는 스쿠터가 됐다. 역시 혼다는 스쿠터를 참 잘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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