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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진 덩치, 높아진 활용성으로 돌아온 스즈키 어드레스 125 시승기
  • 글 임성진 사진 임성진 황호종
  • 승인 2018.09.2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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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어드레스는 지난 1987년 어드레스 50을 시작으로 소형 스포츠 스쿠터의 즐거움을 선사해왔다. 2000년 초반 국내에 도입된 V125G는 국내 시장에서도 큰 히트를 쳤으며 마니아층을 형성했고, 지금의 어드레스 125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스즈키 어드레스는 국내에서 스쿠터를 한번이라도 타봤다 하면 누구나 이름을 들어봤을 정도로 상당히 유명세를 탔다. 그 시발점은 4스트로크 단기통 엔진을 사용했던 V125G가 국내에 도입되면서부터였다. 

어드레스 V125G는 스펙상 100kg도 안 되는 가벼운 무게와 또렷한 엔진 응답성으로 많은 이들에게 스포츠 스쿠터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줬다. 큰 배기량과 출력을 앞세운 빅 스쿠터들과 달리 경량화의 영향으로 얼마나 달리는 것이 즐거울 수 있는지를 체감케 했다.

가벼운 무게와 부담없는 조종성, 그리고 예쁘장하고 날렵한 외모까지 가졌던 어드레스는 당시 큰 인기를 끌었고 스즈키를 대표하는 국민 스프린터 스쿠터로 급부상했다. 이후 수많은 대만 스프린터 타입 스쿠터들이 유입되기 시작했고 어드레스 또한 작은 변화를 꾀하며 시장성을 유지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정체성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시장의 흐름은 바뀌고 조금 더 크고 안락한 스쿠터들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2018년형으로 새롭게 등장한 어드레스 125는 이전의 작고 가벼우며 날렵한 스프린터 스쿠터의 모습을 중화하고, 누구나 어느 용도로도 활용가능한 전천후 도심형 스쿠터로 거듭났다.

첫 인상은 훨씬 커지고 넉넉한 차체, 그리고 스즈키 특유의 헤드라이트 구성과 튼튼한 리어 캐리어로 다부진 분위기가 느껴진다. 달리기만 잘 하던 육상선수가 이제 뭐든 다 할 수 있는 짐꾼역할까지 도맡게 된 것이다.

스펙을 살펴보면 무게는 109kg으로 우리가 알고 있던 100kg의 경량 스쿠터와는 차이가 있다. 특히 앞 부분 디자인은 12인치의 큰 휠로 시각적으로 든든해졌다. 거기에 따라 프론트 카울이나 헤드라이트의 크기도 덩달아 커진 느낌이고, 시트 사이즈도 차급에 비해 넉넉해 보인다.

시트에 앉아 자세를 잡아보면 일단 745mm의 낮은 시트가 부담없이 엉덩이를 감싼다. 다른스즈키 스쿠터와 달리 발판이 높지 않고 어색하지 않게 다리를 올려놓을 수 있다. 특히 이전작에 비하면 스쿠터 앞뒤 길이가 120mm나 증가해 거주성이 매우 좋아졌다. 차급에 비해 발판 공간이 넓어 신장 173cm 기준 남성이 발을 뻗어도 크게 답답하지 않게 느꼈다.

스즈키는 발판 공간을 250mm까지 늘려 편안한 풋 포지션 뿐 아니라 간이로 짐을 적재하기도 수월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원터치 이지 스타트 시동시스템으로 엔진이 돌기 시작하면 단기통다운 가벼운 진동이 느껴진다. 공랭 4행정 SOHC 단기통 엔진은 124.3cc 배기량으로 구성된다. 재미있는 점은 구동계에 위치한 킥 스타터를 병행해 배터리가 방전됐을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즈키답게 스로틀 반응은 직관적이다. 스쿠터에도 브랜드의 색깔이 철저히 묻어났다. 출발 가속 시점부터 스로틀 반응이 날카롭고 경쾌하게 달려나간다. 시속 100km까지가 평지 한계속도라고 보면 시속 90km까지는 꾸물거리지 않고 쭉쭉 뻗는다. 예전에 비하면 무게가 아무래도 10kg가량 늘어서 경쾌함이 조금 덜하기는 하지만 커진 차체를 감안하면 충분히 가볍게 치고 나간다는 느낌이 든다.

SEP, 즉 스즈키 에코 퍼포먼스 엔진이라 이름붙인 신형 엔진은 내부 부품을 경량화 하고 엔진의 저항을 줄여 효율성을 높였다고 한다. 즉 많은 스쿠터들이 외치는 고효율 고성능이 목적인데, 실제 연비를 테스트하지는 못했지만 동급 중에서도 성능은 확실히 우수하다고 느꼈다. 공식 발표된 공인 연비는 리터당 52km이며 가득 주유 시 312km까지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넉넉한 차체와 달리 경쾌한 발놀림도 눈에 띈다. 앞 휠이 12인치, 뒤 휠은 그대로 10인치를 유지했다. 확실히 앞 바퀴가 좋지 않은 노면을 밟거나 요철을 만났을 때 반응이 부드럽고 여유있다. 방향을 바꾸며 선회할 때도 마찬가지로 10인치 휠 특유의 깃털처럼 가볍고 날랜 반응보다는 안정적인 가운데 신속하게 움직인다. 

앞 브레이크는 마스터실린더와 함께 닛신제 시스템을 이용했다. 브레이크 성능은 충분하고 스트로크가 조금 길어진 탓인지 급제동시 앞으로 차체가 기울어지는 피칭모션이 커졌다. 뒷 브레이크는 드럼방식으로 기본적인 제동력을 낸다.

연료탱크는 6리터다. 주유구는 시트를 열면 뒷 공간에 있고 그 때문인지 헬멧을 넣을 수납공간은 조금 협소한 편이다. 대신 핸들 아래에 양쪽으로 마련된 글러브 박스가 크고 유용하다. 글러브는 물론 600ml 생수병도 각각 충분히 수납될만큼 크다. 시트 아래 수납공간대신 오픈된 앞 공간쪽으로 수납력을 높인 느낌이다.

요즘 대부분 스쿠터가 갖추고 있는 키셔터는 도난방지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이물질 유입도 막아준다. 뒤에는 대용량 리어 캐리어가 기본 장착되어 있어 목적에 맞게 활용가능하다.

계기반은 속도계가 큼직하게 마련되어 있고 주유계와 각종 램프류가 배치돼 있다. 보기에 불편함은 없었고 대신 이렇다 할 화려함도 없다. 컬러는 펄 화이트와 펄 블랙 두 가지인데 시승차량인 블랙은 커진 차체 사이즈 덕분에 기대이상으로 듬직한 이미지를 가졌다.

과거 어드레스 V125G의 타는 맛을 즐겼던 사람의 하나로서 신형 어드레스 125의 변화는 대중적으로 타협한 실용파 스쿠터로 변했다는 배신감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외모에서 비치는 두루뭉술함과 달리 막상 주행을 해보니 엔진의 성격은 여전히 날카로웠고 넉넉한 차체로 주행 자세에 여유가 커진 것에도 나름의 장점이 있었다. 기존의 스프린터 기질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성공적인 성형으로 판단된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도심형 스쿠터들을 한 모델씩 들고 나오면서 시장 경쟁이 다시 치열해질 전망이다. 스즈키는 색채를 유지하면서도 안락함과 실용성을 높인 신형 어드레스로 출사표를 던졌다. 푸짐해진 실속형 어드레스의 변화, 당신은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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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임성진 사진 임성진 황호종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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