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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호쾌한 스트리트 스포츠 바이크, 혼다 CB300R 시승기
  • 글 임성진 사진 임성진 황호종
  • 승인 2018.08.0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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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터사이클을 타면서 느끼는 다양한 즐거움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 라이더의 성향이나 모터사이클의 종류, 어떤 길을 달리는지에 따라 모두 다르다. 현대식 차체와 레트로 스타일 외장을 갖춘 혼다 CB300R은 라이더에게 어떤 즐거움을 주고 싶었을까? 

 

근본적인 스포츠 라이딩의 즐거움을 주고자 한 콘셉트

사람마다 모터사이클을 타고 즐기는 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상당부분은 제조사에서 해당 모델의 콘셉트나 활용 방법을 애초에 기획해 연출한대로 드러난다. 네오 스포츠 카페 (Neo Sports Cafe) 콘셉트를 표방한 CB125R, CB300R, CB1000R 시리즈는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의 장기인 근본적인 타는 즐거움을 극대화했다고 한다.

그 중 CB300R은 허리에 위치한 모델로서 수년에 걸쳐 국내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인기를 끌어오고 있는 쿼터클래스(1리터 기준으로 1/4 주변의 배기량급을 의미)에 속한다. 사실 쿼터클래스는 배기량이 작은 편이어서 접근성이 높다고 하지만 국내 면허체계를 적용하면 그렇지도 않다.

2종 소형 면허를 취득해야만 탈 수 있고, 만약 취득한다고 하면 위로는 무제한 배기량을 운행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250cc를 갓 넘는 쿼터클래스를 선택하는 데에는 고민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쿼터클래스는 높은 가격경쟁력과 가볍고 다루기 매우 쉬운 운전자 친화성, 대배기량 모터사이클다운 대담한 스타일 등으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혼다 CB300R은 후발주자로 등장했지만 남다른 품질감과 세련되고 정제된 디자인, 그리고 시대의 흐름에 걸맞은 현대식 레트로 스타일로 등장 전부터 시선을 집중시켰다.

시승차량은 맷 그레이의 연료탱크와 알루미늄 질감의 포인트로 멋을 냈다. 전체적으로 수평의 라인을 그리고 있고 보통의 스포츠 네이키드에 비하면 담백한 외관으로 개성보다는 취향을 크게 타지 않는 스타일이다.

레트로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현대적인 요소를 다분히 가미해 오래돼 보이거나 클래식 바이크를 좋아하는 소수만을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누구나 받아들일만한 대중성을 가지고 있다.

물론 아래로는 CB125R, 위로는 CB1000R의 스타일과 거의 유사하지만, 디테일의 차이가 있다. CB300R의 경우 리어 시트의 마무리 방법이나 라디에이터 커버의 형상으로 미루어 볼 때, CB1000R의 작은 버전으로 생각된다.

 

쿼터 클래스에서 찾아보기 힘든 높은 품질의 파츠들로 뒤덮어

둥그런 헤드라이트 주변을 감싼 베젤의 재질, 블랙 백라이트를 써 고급감을 높인 계기반, 연료탱크의 예각적이면서도 기능성을 담은 디자인, 파이프 프레임의 조형미나 살짝 끝이 치켜 올라간 머플러, 짤막하게 잘려나가 공격적인 인상이 담긴 뒷부분의 마무리 등 곳곳을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가 그동안 봐 온 쿼터 클래스의 품질감에 대한 벽을 한 차원 높이게 해준다.

조립 품질도 뛰어나 각 부품들이 고정된 위치나 플라스틱 외장 파츠들이 맞닿는 틈새 등을 보면 이 급에서 찾기 힘든 프리미엄 모델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쿼터클래스의 특징 중 하나가 엔트리이면서도 엔트리같아 보이지 않게 하는 술수로 채워져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입문자용 바이크이면서도 그 입장에 서서 소유감 측면에서 더 커 보이고 대형 모터사이클처럼 더 멋져 보이도록 과장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타봐야 진가를 안다. 허울 좋은 파츠들인지, 기능을 위해 필요한 파츠인지를.

CB300R은 시트에 앉으면서 일단 스포츠 바이크라는 느낌을 물씬 풍긴다. 시트는 적절히 매끄러우면서도 단단한 착석감을 준다. 엉덩이를 감싸지 않고 살짝 올려놓게 해준다. 단기통 형태인 286cc 엔진은 파이프 프레임에 꽉 차 들어가 있고, 양 허벅지로 연료 탱크를 감싸 안으면 다리사이로 쏙 들어온다. 단기통 레이아웃만의 특징이면서 동시에 차체와 일체감을 크게 느끼게 하는 장점이다.

핸들 바는 네이키드 바이크라고 생각하기에는 겉보기에 상당히 공격적으로 보이지만, 막상 시트에 앉아 라이딩 자세를 잡아보면 그렇지 않다. 연료탱크 길이가 짧고 차체가 작아서 포지션의 자유도 높다. 시트는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여유공간이 있으며, 다양한 신체사이즈에 대응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신장 174cm의 시승 기자에게도 여유있고 편안했다. 

그러면서도 계기반이나 핸들바 위치가 낮은 편이라 전방에 가리는 사물이 없어 시야가 탁 트이고 개방감이 크다. 이런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가 가진 장점 중의 하나가 넓은 시야를 가지면서도 성능은 진지한 스포츠 바이크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가속력 우수한 단기통 엔진으로 원하는 순간마다 토크를 발휘

풀 디지털 계기반은 블랙 바탕에 흰 폰트로 알아보기가 쉽다. 1,500rpm 주변의 공회전 상태에서 1단 기어부터 차근차근 가속해보면 트랜스미션의 전반적인 세팅은 빠른 가속 위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회전수는 스로틀을 감기 시작하는 약 3,000rpm만 되어도 토크가 생겨나 보통 쿼터 클래스가 가진 토크 특성과는 달리 가뿐하게 가속하는 상쾌함을 경험할 수 있다.

기분 좋은 가속감을 주는 가장 큰 이유는 가벼운 무게에 있다. 달릴 준비가 끝난 CB300R의 중량은 단 145kg이다. 최고출력 31마력에 최대토크 2.7kgm 정도로 가속감을 이렇게 끌어낼 수 있는 이유는 짧은 기어비와 가벼운 차량 무게, 그리고 스포츠 라이딩을 목표로 세팅된 서스펜션이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특히 5,000rpm부터는 최대회전인 10,000rpm 주변까지 거침없이 회전수가 오르면서 가속해 나간다. 이런 파워 밴드(엔진이 가장 고출력을 낼 수 있는 회전 구간)가 주는 가속감이라는 것은 모터사이클 세팅의 여러 가지 요소가 뒤섞이면서 수치상 표현하기 어려운 고유의 성격이므로 곧 CB300R의 큰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경량 차체와 순간적인 토크 표현력이 훌륭한 단기통 엔진의 조화는 CB300R의 큰 매력 중 하나다.

 

진지한 스포츠 라이딩을 가능케 하는 단단한 세팅의 차체

당당한 스타일의 차체를 떠받치는 프론트 포크는 무려 41mm의 도립식이다. 이너튜브 구경이 클수록 자체 강성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고, 노면 추종력을 높여주는 댐핑 한계도 높다. 전반적인 세팅은 앞서말했듯 단단하고 스트로크가 짧아 온로드 스포츠 라이딩에 최적화되어 있다.

핸들포스트 중심을 두껍게,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져 가는 테이퍼드 타입 핸들바는 진동이 억제되어 있으면서도 앞 바퀴에서 올라오는 접지감의 전달이 매우 현실적이다.

핸들링은 쿼터 클래스의 기민함을 잘 살렸다. 프론트 110mm, 리어 150mm 타이어 사이즈는 고속 주행시의 안정감과 저속 핸들링의 기민함 모두를 잘 조율했다. 고속 영역에서는 직진안정성이 좋아 한계속도를 내어도 불안함이 없었다. 반면 도심주행이나 와인딩 코스에서의 짧게 도는 코너링을 해보면 과연 쿼터클래스의 매력이 잘 드러나는 날카로운 핸들링 특성이 빛났다.

몸에 쏙 들어오는 가느다란 차체이지만 좌, 우 코너링을 연속으로 달리면서 차체 설계가 굉장히 입체적으로 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연료탱크의 형상과 시트의 너비, 단단한 질감이 조화를 이뤄 라이더가 어떤 동작을 해도 단단하게 버텨준다. 서스펜션은 풀 가속, 풀 제동에도 담담하게 버텨준다.

연속코너에서 오버스피드로 달려도 하체가 출렁거리는 인상이 전혀 없고, 입력하는대로 움직여줘 진지하게 스포츠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쿼터 포함 엔트리 클래스에서 순정사양으로도 이렇게 믿음직하고 기민하게 반응하는 모델은 CB300R을 비롯해 몇 없다.

 

스포츠 라이딩 뿐 아니라 일상 도심 생활 속 커뮤터로서도 부담 제로

토크 위주 세팅의 단기통 엔진은 도심 주행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가/감속이 잦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라이딩 그 자체로도 즐거움을 준다. 회전수를 끌어올려야 출력을 내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기어에서 스로틀을 감는대로 빠릿하게 가속해주니 즐겁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도심에서 느긋하게 주행할 때는 5단과 6단 만으로도 도로 흐름을 부드럽게 리드할 정도로 전 영역에서 토크가 우수하다.

추가로 브레이크 사양은 래디얼마운트 4포트 캘리퍼로 조작감이 이 급에서 최상이다. 설 수 있어야 달릴 수 있다고 누군가 말한 것처럼, 그런 브레이크를 믿고 아무 때나 가속하고 싶을 때 스로틀을 감아제끼면 되는 것이다. 

시트높이는 800mm로, 신장 174cm 라이더 기준으로 양 발바닥이 바닥에 밀착한다. 하지만 한 발로 서있어도 여유가 넘칠 정도로 무게가 가볍고, 핸들 포지션이 가까워 부담이 없다. 실제 달릴 무대가 도심이기 때문에 이런 점은 큰 장점이자 어필 포인트로 다가설 것이다. 

 

입문용 모터사이클을 넘어 캐쥬얼 스포츠의 진면목 입증

언제든 튀어나가고 언제든 설 수 있는 믿음직한 하드웨어가 주는 라이딩의 자유로움은 모터사이클이 주는 본능적인 묘미 중 하나다. 넓게 트인 시야와 함께 스포츠 라이딩 본질의 즐거움을 주는 CB300R은 스포츠 네이키드 장르가 추구하는 기본을 매우 충실히 지켜냈다고 볼 수 있다.

공공연한 제원표 상 숫자들은 홈페이지를 찾아도 금방 알 수 있다. CB300R은 다른 쿼터클래스 모델과 다른 매력이 있다. 그 매력은 수치에서 나오지 않고 라이딩 경험에서 나온다. 아무리 단거리라도 어느 한 점에서 다른 점으로 이동하는 데 느끼는 즐거움의 크기는 배기량의 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스포츠의 미덕은 가벼움에서 나온다는 기본, 그리고 각 파츠들이 지켜낸 단단한 움직임이 작지만 호쾌한 CB-R 시리즈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CB300R이라면 초보는 물론, 베테랑의 부담없는 스포츠 도구로도 강력 추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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