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9.24 월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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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수록 운전이 재미있어지는 르노 클리오

작은 차가 좋다. 주차하기도 편하고, 이중주차한 이면도로를 빠져나가는 데도 무척 편리하다. 조종성이 좋은, 소위 ‘칼 같은 스티어링의 반응’을 보이는 차는 사랑스럽다. 차선을 빠져나가지 않고서도 스티어링휠 조작으로 작은 포트홀, 장애물을 샥 지나가면 한순간 자신이 운전을 무척 잘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긴 코너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부드럽게 하중이동을 하며 빠져나가면 차와 내가 일체화 되는 것 같은 묘한 느낌을 받는다.

지금까지 큰 차는 딱 한번 탔는데, 바로 제네시스 쿠페 2.0 터보였다. 그당시 살던 곳은 옛날 아파트라, 주차장이 협소해 매번 주차 때마다 곤욕을 치렀다. 이중주차를 하지 않으려고 공간이 좁은 구석자리에 차를 손으로 밀어서 주차한 적도 많다. 그때 손으로 밀어보면 다른 차에 비해서 엄청 무겁다는 느낌이었다. 또 차폭이 넓으며, GT성향이라 무척 안정적이었다는 기억만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런 이유로, 대다수가 큰 차를 좋아한다. 어째 그 사람들은 전부 주차장 넓고 주차면이 넉넉한 곳에 사는가보다. 넉넉한 주차장이 확보되기 전까지 큰 차는 애물단지가 될 수밖에 없어 구매 보류 상태다.

마음을 사로잡았던 작은 차들, 그 중에서도 최근 시승했던 르노 클리오가 무척 기억에 남는다. 강릉의 와인딩 로드에서 직접 시승해보기도 했었고, 최근에는 서울서 부산까지 장거리 주행할 때 뒷자리 시승을 하기도 했다. 클리오 운전대를 잡고, 서울-부산 구간을 주행한 황호종 기자는 조만간 클리오를 구매하기로 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의 오랜 거주 경험이 있는 황호종 기자는, 클리오에 대해서 ‘오래 전부터 인기 있는, 무척 매력적인 차’라고 말했다.

황기자는 클리오에 대해서 얘기하려면, 먼저 선조인 르노 5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르노 5는 세계적으로 550만 대나 팔면서, 인기있는 ‘1970년대의 베스트 셀링 카’ 이다. 작고 경제적인 연비와 실용적인 활용도의 해치백이며, 승차감이 좋은 차이다. 르노5는 소형차 시장을 주름잡으며 새로운 해치백의 역사를 열었고, 클리오는 그 뒤를 이어 지금까지 네 번의 세대교체를 거치며 소형 해치백의 베스트셀러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드디어 르노 클리오가 국내에 출시되었다. 유럽 베스트셀링 소형차인 클리오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탓일까, 출시 후 6월까지 총 1,400여대가 등록되면서 SUV에 밀려 가라앉았던 국내 소형차 시장을 다시 일으키고 있다.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 성향을 생각하면, ‘시대가 변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클리오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400만 대 이상 팔리며, 유럽에서만 10년 이상 소형차 B 세그먼트 판매 1위를 이어가는 선호도 높은 소형 해치백이다. 1990년 파리 오토살롱에서 클리오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도 지금처럼 호평을 받았다. 1991년에는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하기도 하면서 소형차 시장에 새로운 해치백 바람을 일으켰다.

클리오가 베스트 셀링 카가 된 이유는 아무래도 뛰어난 주행성능이다. 조작감이 좋은 스티어링 휠이나, 탄탄하면서도 부드럽게 요철을 넘는 서스펜션 세팅은 그간 르노가 모터스포츠 출전 경험에서 얻은 기술들이 대중적인 소형차에 반영된 것이다. 클리오의 엔진은 QM3에 적용된 것과 같은 1.6리터 dCi 디젤 엔진이다. 넓은 영역에서 최대토크를 발생시키는 두툼한 토크밴드와 도심주행에 적합한 빠른 가속위주의 기어비로 경쾌한 가속을 할 수 있다. 코너에서 차체의 기울어지는 롤링 또한 잘 억제되어 스티어링 휠을 잡고 돌리면서, 계속 다음 코너가 기다려지게 하는 매력이 있다.

가끔 르노는 재미있는 차들을 생산하는데, 그중에서도 미드십 해치백을 생산한 적이 있다. 2003년 미드십인 르노 5 터보의 후속으로, 255마력 3리터 V6 엔진을 미드십으로 탑재한 르노 클리오 V6 RS를 등장시키면서 고성능 해치백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다. 클리오 V6 RS는 무려 1300여대나 생산되면서, 핫해치 마니아들에게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그 밖에도 F1기술과 모터스포츠 경험을 녹여낸 전기차 트위지 RS F1, 트레일러 트랙터인 르노 T 하이 RS 레이싱 에디션 등 도전적인 제품을 만드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QM3의 파워트레인과 동일하다보니, 많이 비교하게 되는 부분이 바로 공기역학적인 부분이다. QM3는 소형 SUV로, 차고가 높고 뭉툭한 형태여서 공기저항을 많이 받는 디자인이다. 이에 반해 클리오는 후드부터 시작하여, 윈드실드를 너머 지붕-리어 스포일러까지 부드럽게 비행기 날개의 단면인 에어포일 형태의 곡선으로 처리했다. 뒷 유리창 근처의 C 필러, 전조등 부터 후미등까지 부드럽게 처리한 캐릭터라인, 뒤에서 봤을 때 위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디자인 등은 공기저항을 최대한 덜 받도록 고려한 설계이다.

전면부 그릴 내부에 설치된 ‘액티브 그릴’은 냉각 조절과 공기저항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가변시스템이다. 여러 개의 플랩이 서보모터와 연결되어, ECU가 판단했을 때 냉각이 필요하면 공기가 통하도록 열고, 적정 온도 이하로 떨어졌을 때는 닫아서 공기유입을 줄인다. 이는 엔진의 과냉각을 막고, 차체 공기저항을 줄여 공기역학적 성능을 올려주는 기능을 한다. 원래 차량을 설계할 때는 그 차의 냉각효율에 맞춰 공기가 유입되도록 그릴을 설계하는데, 소형차에서는 찾기 어려운 옵션이다. 액티브 그릴 덕분에 열효율이 좋은 온도로 엔진을 유지하고, 줄어든 공기저항으로 더욱 연비를 높인다.

국내에 출시한 클리오는 젠(ZEN)과 인텐스(INTENS)의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됐으며, 가격은 젠(ZEN)이 1,990만 원에서 2,020만 원, 인텐스(INTENS)는 2,320만 원에서 2,350만 원이다. 클리오 국내 출시 날, 현대자동차에서는 소형차인 신형 엑센트를 발표했다. 소형 전기차인 볼트 EV도 없어서 못탈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낮게 가라앉았던 소형차 시장이 점점 달아오르는 것을 느낀다. 소형차는 작기만 한 것이 아니라, 효율적이고 편리하며 무엇보다 날쌔게 움직이다보니 무척 재미있다. 그중에서도 운전하는 맛이 좋다. 클리오를 와인딩 도로에서 타보면,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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