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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대 팔린 오리지널, 혼다 슈퍼커브 시승기
  • 글 임성진 / 사진 임성진 황호종
  • 승인 2018.07.0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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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슈퍼커브는 지구인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모터사이클이다. 언더본 커브류의 시초이자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의 정신에 대해 논하지 않고서도 이미 충분히 실생활에서 가치가 높다고 인정받아 온 이륜차계의 베스트셀러, 아니 밀리언셀러(그것도 100밀리언)다.

 

돌아온 오리지널

누구나 타기 쉬운 비즈니스 바이크로 태어났지만 이렇게 튼튼하고 잘 달리며 경제성 또한 으뜸인 모터사이클을 그냥 그렇게만 사용하기는 아까워, 데이트 갈 때나 장보러 갈 때, 배낭 몇 개 둘러메고 캠핑 여행을 떠날 때 등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며 사랑받아왔다. 수많은 아류작들을 생산해내 게 된 근본이며, 때문에 지금 혼다가 ‘오리지널’이라고 외치는 것도 새삼 이해가 된다.

많은 장점을 안고 있는 커브 중에서도 슈퍼 커브는 100cc를 넘는 배기량에 꽉 찬 사이즈, 2인 승차도 거뜬한 출력 등으로 국내시장에도 인기가 있었다. 물론 국산 브랜드에 의해 더욱 널리 알려진 모양이 됐지만 아무튼 그 이전에 이미 커브라는 원조가 존재했기에 이뤄진 시장이다.

아무튼, 말하자면 끝도 없는 슈퍼커브의 신형 모델이 돌아왔다. 길고 장엄한 의미를 떠나서 일단 타보고 괜찮은지 경험해 볼 차례다. 런칭쇼에서 말했듯 혼다코리아는 이번 슈퍼커브 뉴 모델에 무려 한국사양이라는 칭호를 붙였다. 타이어 펑크 걱정을 덜어주는 캐스팅 휠, 단단한 서스펜션 등 국내 주행 환경에 유리하게끔 변경된 사양이다.

 

직접 앉아보니 ‘부담 없어’

시트에 앉아보니 740mm의 낮은 높이가 실감된다. 한국인 체형이라면 누구나 편안하게 양 발이 바닥에 닿을 것이 분명하다. 폭이 좁아 서 있을 때 안정감이 좋고, 넓이도 적당하다. 핸들을 쥐어보면 마치 의자에 걸터앉은 듯한 자세가 연출된다. 쇼파 느낌은 아니고, 학창시절 자율학습시간에 자주 취해본 자세다. 아무튼 상체는 완전히 직립되고, 발판에 발을 올려보면 무릎이 꽤 굽혀진다.

자동 원심식 4단 리턴 기어는 N-1-2-3-4-N... 식으로 무한반복이다. 밟으면 한 기어씩 올라가고 다시 N으로 복귀하는 셈이다. 별도의 클러치 레버는 없고 발로 밟는 순간 기어가 빠졌다가 놓으면 물린다. 1단은 짐을 적재하거나 2인 승차하는 등 무게가 많이 실렸을 때 오르막에서도 쉽게 출발할 수 있는 기어다. 추진력이 강하나 금방 엔진회전수가 올라 2단 이상 올려야 속도를 올려 달릴 수 있다.

 

의외로 잘 달리는 슈퍼커브

차근히 기어를 올리며 속도를 높이면 4단까지 금방 넣게 된다. 시속 60km를 넘으면서 약간 신경쓰이는 잔진동이 시작되다가 이내 사라진다. 시속 80km를 넘으면 오히려 회전력이 매끈해지면서 시속 100km까지 시원하게 달려준다. 평지에서 최대로 내 보니 시속 110km까지는 달릴 수 있다.

엔진은 공랭식 OHC 단기통으로 배기량이 109cc밖에 되지 않는다. 최대출력 또한 9.1마력이지만 체감되는 출력이나 가속 느낌은 비슷한 배기량을 가진 스쿠터의 CVT 방식과 비교할 수 없이 상쾌하다. 게다가 무게는 105kg으로 매우 가볍다. 고속에서 불안할 법도 하지만 17인치의 풀 사이즈 휠이 생각외로 안정감을 준다.

슈퍼커브는 물론 고속으로 달리라고 만든 바이크는 아니다. 우리가 도심에서 가장 자주 내는 시속 60km 전후의 속도가 잘 어울린다. 꼭 1단으로 출발하지 않더라도 힘은 충분하다. 여유있게 2단, 심지어는 3단으로 부드럽게 출발하는 것도 가능하다. 3단으로는 이미 시속 60km를 훌쩍 넘기며 달릴 수 있다. 회전수를 높일수록 가속력이 더한 것은 물론이다.

 

몸에 ‘착’ 붙는 가벼운 차체가 장기

좌우 움직임은 거의 자전거를 타는 기분이 들 정도로 가볍다. 몸에 착 들어맞는 청바지를 입은 듯 상쾌하게 움직이고, 생각하는 것과 바이크의 움직임이 거의 일심동체인 듯 바로 반응한다. 시승하는 동안 좌 회전 우 회전 자체가 스포츠 라이딩처럼 느껴질 정도로 경쾌했다.

제동 시스템으로는 앞 디스크 브레이크와 1포트 캘리퍼를 물렸다. 뒤는 드럼 브레이크다. 난폭운전이 많은 서울 도심에서 끼어드는 차량을 회피하는 데에도 디스크 브레이크는 매우 유용하게 작동했다. 적은 악력으로도 제동력은 즉각적으로 나왔으며 강력한 리어 드럼브레이크도 함께 쓰면 제동력은 한 단계 강해진다. 자연스럽게 발 끝이 닿는 위치의 리어 풋 브레이크 페달은 작동하기가 매우 쉬웠고 낮은 속도에서 속력 조절하기가 좋았다.

도심에서의 주행성은 아주 쾌적했다. 엔진 열도 운전자 쪽으로 거의 올라오지 않고 매우 가볍게 움직이는 기동성 덕에 차량 정체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차폭은 매우 갸름해서 사람이 지나갈 너비만 되어도 충분히 통과할 수 있었다.

 

도심을 벗어나면 어떨까?

외곽으로 나가봤다. 양평을 지나 청평가지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가 펼쳐지는 곳을 슈퍼커브로 달렸다. 슈퍼커브는 전 세계적으로 상용 뿐 아니라 일상속의 훌륭한 레저용 모터사이클로도 활용되고 있다.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다. 겸사 연료효율 또한 실측할 수 있는 기회였다.

때마침 태풍 영향으로 구불구불한 와인딩 코스가 모두 젖어 있었고 설상가상으로 중미산 중턱에 올라가니 비가 내렸다. 오히려 차량들이 서행할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았지만 슈퍼커브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타이어는 생각 외로 접지력이 쓸만했고 배수성도 우수했다. 템포를 올려 코너링을 달리다 계기반을 보니 빅 바이크를 탈때와 비슷한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재미는 두 배였다. 가벼운 체중을 무기로 생각하는 순간 그대로 움직이는 것이 즐거움의 포인트였다. 최고의 스포츠는 가벼운 무게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슈퍼커브로 진지하게 와인딩을 공략하고 있는 모습이 남들이 보기에는 이상해 보였을지 몰라도 아무튼 의외의 즐거움을 준 것은 분명하다.

 

명불허전 연비 왕

신나게 달려 청평을 거쳐 다시 서울로 돌아와 주유계 눈금을 확인했다. 출발 전 연료통이 거의 바닥을 드러냈을 때 주유했던 5,000원 어치는 용량으로 약 3.1리터 즈음됐다.

정확히 200km를 주행했을 때 똑같은 위치에 바늘이 위치했다. 계산기를 두들겨보니 리터당 약 63km가 나왔다. 시승기자 10년 넘도록 하면서 실측한 가장 높은 수치였다. 최고속도도 내고 엔진을 혹사시킨 주행도 서슴지 않았으며 도심에서 거북이 주행도 많았다. 

신형으로 바뀌면서 외모에는 산뜻한 변화가 생겼다. 일단 헤드라이트가 투박한 모양에서 동그란 원형타입으로 바뀌었다.

할로겐 벌브대신 풀 LED 램프가 들어가 현대적인 이미지도 가미됐다. 뒤는 여전히 할로겐 타입이다. 도난 방지용 키 셔터는 핸들락을 잠그면 알아서 ‘철컹’하고 닫힌다. 

배터리가 방전되어도 걱정없다. 킥 스타터가 장착되어 있어서 가볍게 발끝으로 눌러주면 시동이 걸린다. 여성들도 쉽게 할 수 있을만큼 가볍다. 시트는 안락하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단거리 주행에는 충분한 착석감을 제공했다. 시승차는 승용 콘셉트로 꾸며져 리어 시트나 윈드 스크린 등 여러 별매 옵션이 장착됐다.

 

예뻐진 레트로 디자인

핸들부에는 상향/하향등, 경음기 버튼 등이 최소한으로 구성돼 있다. 시트는 열쇠로 열 수 있으며 경첩이 있어 여닫기 간편해졌다. 안쪽에는 헬멧 고리가 있어 급할 때 임시로 걸어둘 수도 있다. 기어포지션 램프가 표시되는 계기반은 아주 귀엽고 일목요연하다. 아기자기한 구성이 소유욕을 부른다. 

차체를 구석구석 어루만져보면 마감 품질도 꽤 괜찮다고 느끼게 된다. 비록 200만원 초반대의 흔하디흔한 모델이지만 이렇게 흔하게 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흠잡을 부분도 없고 필요충분한 목적상 그럴 여지자체를 두지도 않았다. 

자신의 필요 혹은 개성에 따라 차체를 꾸밀 수 있는 다양한 액세서리, 특히 데칼 스티커를 하나의 옵션으로 마련한 부분은 매우 독특하다. 이외에도 다양한 파츠를 혼다코리아를 통해 저렴하게 장착할 수 있다. 237만원 가격표를 단 슈퍼커브는 베이지, 레드, 그린의 개성있는 컬러로 판매된다.

1958년 출시 이후 전 세계 160개국 이상에서 사랑받아온 ‘오리지널’ 슈퍼커브는 누적 생산대수가 무려 1억대에 달한다. 전통적인 디자인과 첨단 편의 사양이 어우러져 한 층 업그레이드 된 스타일로 돌아왔다.

화려한 명성을 뒤로하고 직접 시승해보니, 과연 누구나 한 대쯤 가지고 있으면 괜찮을 모터사이클이다. 내구성은 이미 필드에서 증명되고 있지만 보증기간 또한 2년 주행거리 무제한으로 마음이 놓인다. 완전히 상용 모델 이미지였던 디자인도 현대식 레트로 디자인으로 예뻐졌다. 전 세계 커브 팬들은 이미 새로운 녀석과 사랑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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