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6.19 화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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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이탈리아 감성의 소형 해치백, 알파 로메오 미토

알파 로메오는 이탈리아의 전통있는 자동차 메이커이다. 모터스포츠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탓에 경영상태가 나빠져, 결국 피아트 자동차 그룹에 인수되었고 현재는 피아트 크라이슬러 자동차 그룹(FCA)에 속한다. 포뮬러 1을 비롯해 타르가 플로리오, 밀레 밀리아 등 내놓으라 하는 모터스포츠에서 우승을 쓸어담았던 덕분에, 모터스포츠 마니아에게는 꽤나 익숙한 브랜드이다. 최근에는 준중형 SUV 스텔비오를 비롯한 신차를 발표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알파 로메오는 기술력에 있어서는 남다른 브랜드이다. 최초의 DOHC적용, 전자식 인젝터 시스템, 기계식 가변 밸브 타이밍(VVT)를 적용한 최초의 양산차 등 수 많은 업적을 남겼다. 1920년에는 현재 이름으로 자리잡았고, 주로 가볍고 고성능의 차량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모터스포츠에서는 강팀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우리는 국내에서 시승할 기회가 없었던 알파 로메오 미토를 시승했다. 시승차는 미토 1.4 멀티에어 TB 170마력 모델로 터보차저, 6단 수동변속기가 조합되어 앞바퀴를 굴리는 가솔린 차량이다. 이 차량으로 1주일 동안 천 킬로미터 정도를 달렸다.

미토(MITO)는 2009년 알파 로메오에서 새롭게 만든 도로용 소형 해치백이다. 차체 크기는 B세그먼트에 속한다. 미토라는 이름은 조금 성의 없어 보인다. 이름을 밀라노와 토리노의 앞 글자만을 따서 지었다. 또 다른 의미로는 이탈리아어로 신화라는 뜻이 있다. 미토는 엑센트같은 소형차 크기에 BMW 미니와 같은 고성능 해치백이다. 처음 타보는 알파 로메오라서 마음속은 직접 만나보기 전 까지 긴장 반 설렘 반으로 가득했다.

 

동글동글한 외관

이탈리아는 자동차를 디자인하는 ‘카로체리아’가 많이 있다. 피닌파리나, 이탈디자인 주지아로, 베르토네, 스칼리에티 등,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들은 차량을 개발할 때 디자인 만큼은 카로체리아에 맡겼다. 아름답지 않으면 이탈리아 차라고 하지 않을 만큼 차량 완성에 디자이너들의 역할이 컸다. 알파 로메오 역시 아름답게 디자인 된 차량들을 출시했으며 미토 역시 디자인에 있어서는 여느 이탈리아차와 다르지 않다. 유난히 알파 로메오는 곡선을 많이 사용한다. 그 덕분에 차량 외관을 아름다운 여성의 라인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태리에서 온 작은 해치백은 부드러운 곡선을 사용해, 온몸으로 ‘나는 이탈리아 차’를 강조한다. 차체의 곡선 뿐만 아니라, 전조등, 후미등, 그 모든 부분에 원과 곡선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전면부는 방패모양의 역삼각형 그릴과 조약돌 모양의 전조등으로 귀여운 모습이다. 전조등은 카본룩으로 되어있으며 알파 로메오 제품임을 알리는 로고가 양각 되어있다. 이 알파 로메오 로고는 브레이크 캘리퍼는 물론 와이퍼 암에까지 되어있다. 중앙부의 역삼각형 그릴 때문에 번호판은 운전석 쪽으로 치우쳐 장착되었다. 우리나라 법규상, 물리적으로 장착이 어려운(랜서 애볼루션 같은) 차량은 한쪽으로 치우쳐서 번호판을 장착해도 무방하다. 치우친 번호판은 엔진의 냉각 효율이 높아지고, 공기역학적으로 무척 뛰어날 것 같은 환상을 준다. 제일 아래부분에는 안개등이 자리잡았다. 프론트 범퍼 좌,우에는 작게 프론트 립이 나와서 고속 영역의 공기역학적인 안정성을 높여준다. 본네트는 경량을 위해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었다.

측면 캐릭터 라인은 밸트라인을 따라 쭉 가다가 뒷좌석 창문쪽에서 따로 분리되어 후미등까지 이어진다. 곡선으로 처리되어 캐릭터라인의 구분이 명확하게 떨어지지 않는 점이 무척 이탈리아 스럽다. 뒤쪽 트렁크 도어 유리창 각도는 무척 누워있어 해치백 치고는 굉장히 둥글둥글함을 잘 표현했다. 1열 유리창은 프레임리스 형태인데, 뒷좌석 창과 하나인 것처럼 이어진다. 차체에 비해서 무척 커보이는 도어는 1열 좌석의 넓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휠베이스는 2,511 mm로 BMW 미니보다는 길고, 르노 클리오 보다는 짧다.

뒷모습은 고성능을 의식해서 트렁크의 크기가 작고 높이도 높다. 트렁크 열림 버튼은 알파 로메오 앰블럼이 대신한다. 트렁크 위쪽으로는 스포일러가 작게 자리잡았다. 스포일러 아래에는 보조제동등이 위치했다. 후미등과 방향지시등은 원형으로 LED를 배치해서 고성능을 강조했다. 범퍼 아래쪽에는 리어 디퓨저가 작게 자리잡았고, 좌우로 각각 안개등과 후진등을 배치했다. 배기팁은 한쪽으로 쏠려서 두 개로 나오는데, 요즘 차들에 비하면 구경이 작아서 무척 귀엽다. 전체적으로 엉덩이가 들려있고, 콤팩트하면서도 단단한 느낌이다.

 

이태리 감성의 멀티에어 엔진

시승한 미토는 멀티에어 TB 1.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했다. 이 엔진 외에도 디젤 4기통, 0.9리터 2기통, 1.4리터 논터보 버전등 다양한 모델들이 있다.

터보 엔진이지만 배기음이 무척 감미롭다.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으면 뒤쪽에서 고로로로릉 하고 배기음이 커진다. 멀티에어 엔진은 가변식 흡기 밸브 리프팅과, 흡배기 타이밍을 제어한다. 명령은 ECU가 내리며, 기계식과 달리 밸브를 한 행정중에도 여러 번 여닫을 수 있기 때문에 멀티에어 라는 이름이 붙었다. 엔진이 저회전 할 때는 연비를 높이고, 가속해야 할 때는 밸브를 활짝 열어 많은 공기를 받아들인다. 이 과정에서 특유의 커진 볼륨과 고로로롱 하는 소리가, 이탈리아 장인들이 듣기 좋게 튜닝한 배기구를 통해 들려온다. 혼다의 VTEC과 같은 무척 감성적인 엔진이다.

1.4 TB 멀티에어 엔진은 최고출력 170마력을 5,500 RPM에서 발휘하며 2,500 RPM에서 25.5kgf.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차가 1,100 kg대로 비교적 가벼운 덕분에 이 정도 엔진으로도 무척 순발력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조금만 더 마력과 토크가 높아지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준준형 해치백 줄리에타의 입지가 위험해진다. 라인업의 평화를 위해서는 170마력으로 합의하는 것이 좋았으리라. 마치 현대 엑센트 위트와 i30간의 B-C 세그먼트 경쟁 같다. 공차중량은 1,145 kg으로, 소형차로써는 준수한 편이다. 정지 상태에서 100 km/h 까지는 8.2초가 소요되지만, 생각보다 가속이 무척 빠르게 느껴진다. 17인치 알루미늄 합금 휠과, 브렘보 브레이크가 적용되었다. 스타트앤스톱 기능이 기본 적용되어 정차중에는 연료를 절약하고, 언덕밀림장치가 급경사 출발시에 시동이 꺼지지 않고 출발하도록 돕는다.

 

달리기에 집중한 인테리어

시트에 앉으면 알칸타라 스포츠 시트가 몸을 감싼다. 코너링에서도 몸을 잘 잡아주는 것이 역시 이탈리아 차 답다. 이밖에도 스포츠 스티어링휠과, 알루미늄 페달이 적용됐다. 대시보드와 도어패널은 카본룩으로 되어있다. 실제로 알파 로메오는 차량에 알루미늄과 카본섬유를 사용해 경량화에 적극적이다. 본네트나 트렁크, 지붕 등 경량화가 가능한 곳이라면 알루미늄, 또는 카본섬유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그만큼 무게가 가볍게 나오는데, 덕분에 안전에 깐깐하기로 소문난 미국에서는 각종 보강을 거쳐 100여 kg 이상 무게가 차이나기도 한다고. 만일 미토에서 경량화 할 만한 것을 찾는다면 뒷좌석을 제거하고 앞좌석은 카본 버킷시트로 교체하는 것 정도일까.

스티어링은 조금 직경이 크다. 덕분에 기어비가 짧지만 섬세한 조작이 가능하다. 스티어링에는 간단하게 볼륨과 통화, 업다운 선택버튼이 있다. 변속레버는 가죽으로 감싸져있고, 각 단의 스트로크가 조금 길다. 차량의 특성상 쉬프트 미스를 방지하기 위해 길게 설정된 것 같다. 케이블 방식이라 주행중 떨림이나 잡음을 내지는 않았다.

공조장치 구멍 역시 원을 사용해 디자인 언어를 통일했다. 완전히 닫으면 공조장치라기 보다는 그냥 장식같다. 시승차에는 좌우 독립식 풀 오토 공조장치가 적용되었다. 센터페시아에 내장된 터치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MP3, 아이팟 연결을 지원한다. 사운드 시스템은 켄우드 제품으로, 생각보다 명료하고 깔끔한 소리가 나왔다.

 

코너링에서 발군인 탄탄한 서스펜션

미토는 전자식 댐핑 시스템이 적용되어있다. 다이내믹 모드로 변환하면 댐핑이 단단해지고, 차량의 불필요한 거동을 줄인다. 코너링과 가속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대신 승차감이 떨어질 수 있는데, 노멀모드로 바꾸어도 스포츠성이 높은 서스펜션은 계속 탄탄하다. 서스펜션 방식은 전륜에는 맥퍼슨 스트럿, 후륜에는 토션빔을 적용했다. 다이내믹 댐핑 시스템과 Q2 전자식 디퍼런셜 덕분에 토크 백터링으로 한쪽 바퀴가 공중에 뜬다거나 하는 상황을 줄여준다. 처음 타보면 단단한 승차감이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계속 타다보면 단단하기 보다는 탄탄하고 노면을 잘 붙잡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감성적인 주행감

알파 로메오에는 DNA 시스템이 있다. 미토에는 다이내믹(Dynamic), 노멀(Nomal), 올 웨더(All Weather)의 세 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변속레버 앞쪽에 있는 DNA 셀렉터를 조정해 다이내믹으로 선택하면 스티어링이 무거워지고, 댐핑이 단단해지며 롤과 피칭이 줄어든다. Q2 전자식 디퍼런셜이 적극적으로 동작하여 토크백터링 기술로 코너링을 돕는다. 엔진의 리스폰스 또한 즉각적으로 바뀐다. 가속페달의 입력에 따라 차량의 거동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배기음은 좀 더 배기저항이 줄면서 볼륨이 커진다.

스티어링은 무척 솔직한 피드백을 전달한다. 록투록 두 바퀴 반이 안되는 짧은 기어비는 섬세하면서도 즉각 반응하는 조향감을 선사한다. 만일 트랙에서라면 굉장히 샤프한 조작감이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 클러치는 살짝 무겁다. 스파크나 엑센트 같은 헐렁한 클러치와 달리 진중하고 명확하게 동작한다. 릴리즈 포인트는 1/2 지점 쯤에 있지만, 바닥까지 밟아보면 스트로크가 상당히 길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은 간격이 멀어, 일반 신발을 신었을 때는 토앤토가 힐앤토보다 좀 더 쉽다.

미토는 짧은 스티어링기어비와 탄탄한 서스펜션이 어우러저 독특한 주행감각을 선보인다. 특히 토크백터링 시스템인 Q2 전자식 디퍼런셜은 스티어링을 꺾으면, 스티어링이 꺾인 방향으로 차량을 돌려준다. 전륜에서 이런 재미있는 코너링 반응은, 혼다 S2000 서스펜션에 필로우볼 교체 작업을 했을 때와 무척 비슷했다. 무척 샤프한 코너링이 왠지 모를 쾌감을 주었다. 한편으론 내 실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차가 돌려주는 것뿐인데 오버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제동력도 발군이다. 브렘보 브레이크를 적용하여 밟은만큼의 리니어한 응답 특성은, 뻥 조금 보태서 발을 얹기만 해도 팍팍 멈춰섰다. 고성능 브레이크에는 그에 걸맞는 대량의 분진이 발생한다. 왠지 세차할 것이 걱정되었다.

코너링과 가속을 동시에 해야하는 전륜구동 특성상, 타이어 접지력의 한계점을 넘어서면 상시사륜이나 후륜만큼의 회전은 어렵다. 속도를 줄이고 접지력을 회복해서 코너를 돌아나갔다. 차가 가볍기 때문에 한계점은 충분히 높다고 본다. 다만 기본 장착된 타이어가 콘티넨탈의 콘티 에코 콘텍트 215/45R17 타이어로 고성능 타이어가 아니므로, 좀 더 성능이 좋은 UHP 타이어로 바꾸면 코너에서 훨씬 재미있게 탈 수 있을 것 같다.

 

미토를 보내며

시승이 끝나고, 미토를 보내면서 무척 아쉬웠다. 내겐 첫 알파 로메오이자 달리는 감성을 되새겨준 해치백이기도 하다. 만일 미토가 슈퍼카 마냥 끝내주게 나가냐고 물어본다면, 그건 환상이라고 대답해주고 싶다. 하지만, 어떤 선입견도 갖지 않고 탄다면 미토는 정말로 매력적인 차다.

작은 차는 운송수단으로써 사람들의 발이 되고자 만들어졌다. 초창기 미니가 그랬고, 1세대 폭스바겐 비틀이 그랬다. 유럽에서 소형차가 잘 팔리는 이유는 현실적인 주차문제와 비교적 저렴한 차량 가격때문이다. 최근에는 정말 차가 필요한 사람이 아니고는 비싸게 차를 사서 주차장에 세워놓지 않고, 온라인으로 예약해 필요할 때만 빌려 타는, 카 쉐어링 시대로 넘어갔다. 차량을 반드시 소유할 이유가 사라졌다.

알파 로메오는 이차를 왜 만들었을까? 싸고, 작고, 출력이 높은 차들은 얼마든지 있다. 싸지도 않고, 그렇다고 170마력은 상향 평준화된 슈퍼 미니 세그먼트에서 어마어마한 고성능도 아니다. 쓸데없이 알루미늄을 사용해 경량화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알파 로메오 특유의 순수한 운전의 재미와 감동이 없다. 소형차에서 이런 감성적인 배기음과 가속감, 조작성을 느낄 수 있을까?

아쉽지만 미토는 토마토 파스타처럼 누구에게나 쉽게 그 맛을 이해시킬수 있지 않고 어려운, 마치 순수한 알리오 올리오 같은 차다. 알파 로메오라는 쉐프는 마늘을 베이스로 하여 깊은 마늘향을 담은 순수한 소형 해치백 미토를 내놓았다. 알파 로메오의 알리오 올리오는 알아보는 사람에게만 온전히 제 모습을 보이는 차다. 처음에는 무슨 맛인가 싶다가도 그 깊고 순수한 맛에 빠지게 된다. 매일 주차장에 미토를 주차하고 나서 차를 되돌아보기를 일주일. 알파 로메오와의 짧은 만남은 이로써 끝을 맺지만, 왠지 조만간 다시 찾아오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알리오 올리오의 매력적인 깊은 마늘향이 떠올라 파스타 집을 서성이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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