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10.23 금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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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데일과 함께 알아보는 로드바이크 특성
 
로드바이크는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다. 불필요한 부분은 배제한, 사람의 힘으로 궁극의 속도를 내기 위한 탈것이다. 기계적인 완벽함을 추구하다 보니 자전거를 타고 힘을 내는 게 사람이라는 사실을 간과했다. 당연히 속도를 위해서는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과거의 로드바이크는 일반인이 타기에는 통증이 느껴질 정도로 불편했다.
 
 
자전거를 타는 일반인이 많아진 지금 이런 사고방식에 묶여 있어서는 곤란하다. 요즘에는 레이스용 로드바이크도 무조건 딱딱하고 불편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힘을 잘 받으면서 노면의 충격은 적당히 줄여 준다. 그러나 한계는 있다. 강성이 높고 힘을 잘 받을수록 유연성은 낮고 승차감은 떨어지는 반비례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파리-루베(Paris-Roubaix)처럼 노면이 거친 레이스에서는 강성을 높이고 충격을 견디기보다는 고통을 줄이는 쪽이 유리하다. 그런 개념으로 등장한 것이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다. 노면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체인스테이가 길고 시트스테이는 유연하다. 편한 자세를 위해 헤드튜브도 조금 길다.
 
 
이런 설명을 들었을 때 흔히 레이스용은 불편할 정도로 딱딱하고 인듀어런스는 휘청거릴 정도로 무르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오해다. 현대의 기술력으로는 힘을 잘 받으면서도 승차감이 좋은 자전거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어느 쪽을 더 강조했는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캐논데일의 엘리트 레이스 모델 슈퍼식스 에보와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 시냅스를 통해 각각의 특성을 알아보자.
 
 
 
슈퍼식스 에보, 라이더의 힘을 손실 없이 전달하는 높은 강성
 
 
슈퍼식스 에보는 경량화, 높은 강성, 공기역학적 측면의 균형을 맞춘 로드바이크다. 라이더의 움직임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슈퍼식스 에보와 함께라면 더 빠르게, 더 멀리 달릴 수 있다. 또한 이전의 개인 기록을 경신할 수도 있다. 본격적인 레이스용 자전거다.
 
 
대부분의 프레임 제조사는 부품 규격에 맞게 프레임을 설계한다. 반면 캐논데일은 프레임, 포크, 크랭크세트, 시트포스트 같은 주요 부품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한다.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이라는 캐논데일만의 기술로, 경쟁 제품보다 수백g 가볍게 만들었다고 한다. 하이 모듈러스 카본을 적용한 최상급 모델인 슈퍼식스 에보 하이모드 프레임은 디레일러 행어와 케이블 스톱 등 모든 부품을 붙이고 도색까지 완료한 상태로 56cm 사이즈 기준 777g, 포크는 280g이다. 디스크브레이크 버전은 프레임 829g, 포크 360g으로, 림브레이크 버전에 비해 증가한 무게는 132g에 불과하다.
 
 
포크도 특별하다. 원피스 발리스텍 카본 포크는 드롭아웃부터 스티어러튜브 끝까지 카본 섬유가 연속적인 형태로 이뤄져 있어 구조적으로 매우 뛰어나다. 다른 포크는 크라운 윗부분이 편평해서 크라운레이스를 장착해야 하지만 슈퍼식스 에보의 포크는 크라운레이스가 이미 장착된 형태로 만들어져 장착하기 쉽고 무게 대비 강도 또한 놀라울 정도로 높다.
 
 
앞서 슈퍼식스 에보의 특성 중 하나로 공기역학적 측면을 언급했다. 흔히 에어로 로드바이크는 무겁다고 생각하고, 일부 사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캐논데일은 물방울 형태에서 꼬리 부분을 자른 형상인 TAP(Truncated Aero Profile) 튜브를 활용해 무게 증가 없이도 뛰어난 공기역학적 성능을 가진다. TAP 튜브는 다운튜브, 시트튜브, 시트스테이, 포크에 적용돼 있다.
 
 
 
시냅스, 뛰어난 진동 억제 기술로 편안한 라이딩
 
 
시냅스는 편한 레이스용 자전거라고도 불리는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다. 정밀한 형태의 정교한 카본 레이업으로 측면 강성과 비틀림 강성은 높고 충격을 흡수하는 SAVE(Synapse Active Vibration Elimination) 기술을 적용해 진동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충분한 강성을 확보하면서도 승차감이 뛰어나다.
 
 
바텀브래킷과 만나는 시트튜브 아래쪽은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 측면 강성을 높여 힘 전달력을 높이는 동시에 무게를 줄이고 노면의 진동을 효과적으로 줄여 준다. 시트포스트는 지름이 25.4mm로 가늘고 안장 아랫부분은 앞뒤로 더 좁은 형태다. SAVE 시스템의 일부분으로, 승차감을 향상시키고 라이딩 중 피로도를 줄여 준다.
 
 
거친 길을 달릴 수 있게 만든 만큼, 더 넓은 타이어 장착이 가능하다. 허용 타이어 폭은 32mm이며, 물이나 진흙이 튀지 않도록 펜더도 장착할 수 있다. 양쪽 시트스테이를 연결하는 브리지가 없어 매우 유연한 것도 특징이다.
 
 
 
프레임 차이가 주는 특성과 자세 변화
 
 
같은 사이즈의 슈퍼식스 에보와 시냅스를 비교해 보자. 다양한 사이즈와 많은 숫자 때문에 한 눈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지만, 사이즈와 관계없이 일정한 값이 하나 있다. 바로 체인스테이 길이다. 비교 가능한 44-58 사이즈에서 시냅스는 모든 사이즈의 체인스테이 길이가 410mm이고, 슈퍼식스 에보는 405mm다. 이 5mm가 자전거의 특성을 좌우한다.
 
 
슈퍼식스 에보는 체인스테이를 최대한 짧게 해 힘 손실을 최소화했다. 시냅스에서 5mm 늘어난 체인스테이 길이는 프레임에 유연성을 더하고 더 넓은 타이어를 쓸 수 있게 해준다. 변화를 주기에 5mm가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지오메트리 도면은 2차원 평면에 그려진다. 체인스테이는 뒤로 갈수록 벌어지는 형태여서 옆에서 봤을 때는 5mm지만 실제로 늘어나는 길이는 더 길다. 동시에 시트스테이 역시 가늘어져서 노면의 충격과 진동을 확실하게 잡아 준다.
 
 
크랭크 암의 중심인 바텀브래킷 위치도 중요하다. 바텀브래킷 위치는 지면에서의 거리를 기준으로 하는 BB 높이, 앞뒤 바퀴 축을 연결한 선과의 수직 거리를 기준으로 하는 BB 드롭으로 파악할 수 있다. BB 높이가 높을수록 BB 드롭은 짧고, 두 값을 더하면 지면에서 바퀴 축까지의 높이가 된다.
 
 
슈퍼식스 에보와 시냅스를 비교하면서 BB 높이와 BB 드롭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BB 높이는 시냅스가 3-4mm 높은데, BB 드롭도 시냅스가 1-2mm 길다. 바퀴 축을 중심으로 하면 슈퍼식스 에보보다 시냅스의 바텀브래킷이 더 낮다. 상대적으로 안장 위치가 낮아져 안정적이고, 더 편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지면을 기준으로는 시냅스가 조금 높은데, 이는 타이어 사이즈 차이 때문이다.
 
 
체인스테이 길이와 바텀브래킷 위치가 자전거의 특성을 좌우한다면, 다른 부분은 라이더의 자세에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지표가 있지만, 바텀브래킷 중심으로부터 헤드튜브 위까지의 수직 거리인 스택, 수평 거리인 리치를 보면 전반적인 상체를 알 수 있다. 스택은 44사이즈를 제외하고는 시냅스가 높고, 리치는 44, 48사이즈 외에는 슈퍼식스 에보가 길다. 전반적으로 슈퍼식스 에보는 핸들이 낮고 상체를 많이 숙인 자세가 되고, 시냅스는 반대다. 앞으로 많이 숙이는 자세가 부담스럽다면 시냅스가 더 좋은 선택이다.
 
 
 
소소한 디테일, 부품 구성
 
 
부품은 일반적으로 프레임 성격에 맞는 것들로 구성된다. 기어비는 자전거를 눈으로 봐서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숫자로 표시되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다. 슈퍼식스 에보에는 52-36T 앞 체인링과 11-28T 카세트 스프라켓이 장착된다. 반면 시냅스는 더 작은 50-34T 체인링, 11-30T 스프라켓으로 구성돼 있다. 레이스용 자전거에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부품이, 인듀어런스 자전거에는 장시간 라이딩에 적합한 부품이 달려 있다.
 
 
캐논데일 슈퍼식스 에보와 시냅스를 통해 로드바이크 특성을 알아봤다. 기사를 보면서 내게 맞는 자전거를 구입했다고 안심하는 사람도, 어떤 자전거가 내게 맞을지 고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안타깝지만, 자전거를 잘못 골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지는 않을 듯하다. 다양한 장르의 자전거가 존재하는 지금의 로드바이크는 불편하고 부담스럽던 예전과 많이 다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자전거를 타는 것은 사람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자전거를 타야 할지 잘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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