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부터 여러 자동차메이커들이 전기차를 만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테슬라를 혁신적인 전기차메이커로 기억하는 것은 기존 전기차의 친환경적 이미지에 최신 IT기술과 고성능을 결합했기 때문일 것이다. 더 이상 전기차는 경제성만을 내세우는 볼품없는 작은 차가 아니며, 럭셔리카 메이커들 역시 ‘기업의 미래’를 걸고 전기차시장에 앞 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포르쉐 역시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는 내연기관을 장착한 스포츠카를 만드는 메이커로 남을 것’이라 말하지만, 한편으로 르망24시를 제패한 업계 최고수준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보유하고 있다. 포르쉐는 지난 2016년 ‘미션 E 콘셉트’라는 전기 쿠페를 처음으로 공개했고, 올해 제네바모터쇼에서는 ‘미션 E 크로스 투리스모’라는 스포티한 왜건 콘셉트를 공개했다.

작년 말, 올리버 블루메 회장과 내부 관계자의 말을 근거로 포르쉐가 2019년에 미션 E 콘셉트 양산모델을 내놓을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구체적인 제원에 대한 내용도 있었는데, 포르쉐가 전륜구동 기본 모델과 후륜구동 퍼포먼스 모델을 출시할 것이라는 소문이었다. 올해 제네바모터쇼에서 포르쉐가 미션 E 양산모델에 대한 정보를 완전히 공개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관계자들의 말 등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기술정보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포르쉐는 아우디와 함께 PPE(Premium Platform Electric)라는 전기차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음을 발표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 PPE 플랫폼을 통해 개발된 차는 오는 2021년에야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그보다 이른 2019년에 출시될 포르쉐 미션 E 전기차는 스포츠카 모델이 될 것이다.

또한 영구자석 모터를 사용하며 아우디 E트론과는 완전히 다른 파워트레인을 탑재한다. 포르쉐의 전기자동차 개발책임자인 스테판 웨크바흐에 의하면 미션 E의 첫 번째 양산차에 사용될 J1 플랫폼은 포르쉐가 독자개발 한 것으로, 반복되는 빠른 가속과 꾸준한 최고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성능에 초점을 맞춰 개발한 것이라고 한다.

또한 J1 플랫폼은 스포츠카용으로 개발된 것으로, 차고가 높은 차량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포르쉐가 밝힌 내용이다. 포르쉐가 내놓을 첫 번째 미션 E 모델은 2도어 쿠페 또는 카브리올레가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또한 후륜구동 옵션을 고려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AWD를 적용하게 될 것이며, 중량은 후륜구동 모델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무거운 수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르쉐가 미션 E에서 GT2와 같은 후륜구동 모델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효율이다. 후륜구동 방식의 경우 제동 시 에너지를 회수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불리하며, 이는 상대적으로 효율의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한다.

한편 포르쉐가 내놓을 전기 SUV/CUV 모델을 만나기까지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아우디와 함께 개발한 PPE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한 콘셉트카가 몇 대 더 나온 뒤 양산차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3-4년 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레인지로버 I 페이스를 상대할 포르쉐 SUV를 기대했다면 조금은 실망스러운 소식이겠지만, 기다림이 길어지는 만큼 그에 걸 맞는 훌륭한 작품을 내놓을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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