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구입할 때 고려해야 할 것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차량의 성능과 가격, 각종 옵션이 상품성을 결정하지만 이것은 탑승자가 충분히 안전하다는 전제하에 살펴보게 되는 것들이다. 만약 운전자의 사소한 실수로 차량이 사고에 휘말릴 수 있고, 차가 탑승자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한다면 누가 그 차를 마음 놓고 탈 수 있을까?

하지만 의외로 많은 운전자들은 자동차가 당연히 안전할 것이라 믿고, 실제로 얼마나 안전한지에는 큰 관심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여러 자동차 평가기관이 매년 더욱 엄격한 잣대로 차량의 안전을 테스트하고 등급을 매긴다. 예전에는 충분히 괜찮다고 여겼던 자동차를 요즘 자동차와 비교해보면 과연 어느 정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까?

유럽의 신차 안전 평가기관인 유로 NCAP(Europ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me)의 충돌테스트에서 이번에 사상 처음으로 ‘별 0개’를 받은 차가 등장했다. 그 불명예스러운 주인공은 바로 피아트의 소형차 푼토다. 놀랍게도 피아트의 소형차 푼토는 모든 테스트에서 한 개의 별조차 얻지 못하며, 사실상 안전과 관련해서는 최하점을 받았다. 참고로 유로 NCAP의 테스트에서 피아트 500은 별 3개를 받았고, 최고 등급은 별 5개다.

유로 NCAP는 피아트 푼토가 “최근 테스트 된 모든 자동차에 의해 압도되었다.”라고 말했다. 사실 피아트 푼토가 별 0개를 받았다는 소식은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푼토 3세대는 2005년에 등장한 이래 10년 이상 판매된 장수모델로, 수년간에 걸쳐 점차 강화된 유럽 신차 평가 프로그램의 기준을 따라오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비록 피아트 푼토가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안전성능을 갖춘 차인지 살펴보자. 성인 승객의 안전 등급은 51%, 어린이는 더 낮은 43%의 성적표를 받았다. 보행자 보호는 52%로 다른 수치에 비해 그나마 낫지만, 안전 보조 장치는 0%로 바닥 중 바닥을 차지했다.

물론 저렴한 차량이며 오래된 모델이라는 피아트의 항변도 예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오래된 모델이 과거의 안전 기준을 충족한다고 해서, 현재까지 개선 없이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심지어 푼토는 튜닝으로 주행성능을 높인 한정모델까지 출시된 적이 있다.

안전에 대해 매년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 만큼 피아트 푼토 외에도 ‘안전 테스트 0점’을 받는 차들이 더 나올 수도 있다. 이것은 유럽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경제성을 이유로 충분히 안전하지 못함에도 여전히 생산·판매되는 차들이 있다. 이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다시 한 번 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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