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자전거 브랜드라는 단어에 반응해 스페셜라이즈드를 떠올리더라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이름의 의미부터 특별하니까, 그리고 실제로 특별하다고 말하기에 부족함 없는 자전거 브랜드다. 스페셜라이즈드가 연휴를 목전에 둔 지난 9월 29일과 30일, 한강공원 반포지구 세빛둥둥섬 가빛섬에서 ‘브레이크어웨이’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브레이크어웨이 행사는 스페셜라이즈드의 2018 신제품 라인업을 소개하는 자리였고, 특히 스페셜라이즈드를 대표하는 레이싱 로드바이크로 이번에 6세대 모델이 출시된 신형 타막(TARMAC)의 공식 데뷔 무대이기도 했다. 스페셜라이즈드는 행사가 진행되는 양일간 스페셜라이즈드 로드바이크에 관심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신형 타막의 시승과 2018 모델의 전시를, 행사 마지막 날인 30일 저녁에는 브랜드 토크 이벤트를 진행했다.

타막, 가벼움 그리고 에어로다이내믹스

이제는 ‘SL5’라 불러야 할 이전 세대 타막은 3년 연속 월드챔피언의 자전거 자리를 지킬 만큼 뛰어난 성능을 증명했고, 신형 타막은 그보다 더 가볍고 빠르다. 스페셜라이즈드 브레이크어웨이 행사장에 들어서는 순간 관람객은 레이스에서 챔피언들과 영광을 함께한 이전 세대의 타막들과 만나게 된다.

타막 시리즈의 뿌리가 된 마리오 치폴리니의 S-WORKS E5에서 2017 월드챔피언 피터 사간의 타막 SL5에 이르기까지, 역대 타막은 레이스에서 영광의 역사를 써왔다. 타막과 함께했던 레이서들의 이름에는 톰 부넨, 파올로 베티니, 엔디 슐렉, 파비안 칸첼라라, 알베르토 콘타도르, 빈첸조 니발리와 같은 명선수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역대 타막의 곁을 지나 통로의 끝에서 신형 타막을 만나게 된다. 스페셜라이즈드는 신형 타막을 SL6라 부르지 않는다. 사실 SL5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SL5가 아닌 ‘뉴 타막’이라고 강조하긴 했는데, 이번 6세대 타막은 정말 한눈에 보아도 이전 모델과 다르다. 1세대 모델에서 5세대 모델까지, 과거 타막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는 매끄럽게 휘어진 탑튜브였다. 그러나 신형 타막은 마치 미래에서 온 자전거라고 주장하듯, 심플한 직선으로 구성된 프레임이 인상적이다.

타막이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자전거는 아니다. 하지만 타막을 보여주는 스페셜라이즈드의 방식은 타막을 특별한 자전거로 만든다. 헬륨 풍선에 매달려 공중에 둥둥 떠 있는 가벼운 프레임! 타막이 얼마나 가벼운 자전거인지를 보여주는 방법으로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 ‘이것이 스페셜라이즈드답다’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점이 스페셜라이즈드가 쌓아온 이미지의 힘이다.

신형 타막의 프레임은 그 모습만으로 많은 변화를 알려준다. 브랜드 토크에서 스페셜라이즈드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프레임의 무게가 이전 보다 200g 가까이 더 가벼워졌음에도 성능은 더욱 개선되었다. 다운튜브와 시트튜브 단면은 ‘D’자형으로 캄테일 디자인을 적용해 공기저항을 줄였다.

체인스테이의 길이는 더 짧아졌고, 휠과의 간섭을 피하고 공기역학적으로도 우수한 성능을 이끌어내도록 시트튜브 하단을 휠의 모양에 맞춰 깎아냈다. 시각적으로 헤드튜브와 BB셸을 크게 부풀리지는 않았으나, 카본소재의 레이어를 통해 성능을 최적화했다. ‘라이드 퍼스트 엔지니어드’라는 이전 세대 타막에서 적용된 개념을 적용해 신장이 다른 라이더가 어떤 사이즈의 타막을 타더라도 일정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했고, 프레임을 구성하는 카본 조각의 숫자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가벼워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 가볍고, 빠른 속도와 날카로운 핸들링 성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승차감도 더 좋아졌다. 타막의 시트포스트와 시트튜브는 뒷부분을 깎아낸 D자형태의 단면이다. 공기역학적 성능개선 뿐 아니라, 안장이 뒤쪽으로 더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에도 더 유연하게 반응한다. 이런 D형 단면의 시트포스트는 타막 외 다른 몇몇 브랜드의 인듀어런스 로드바이크에 적용되어 그 효과를 입증했다.

 

앞서 만나는 2018 스페셜라이즈드 모델

신형 타막과 함께 인듀어런스 레이스바이크 루베(ROUBAIX)도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가장 눈에 띄게 전시된 S-WORKS 루베의 오렌지색은 스페셜라이즈드와 협력하는 ‘맥라렌’을 상징한다. 맥라렌은 포뮬러 원 레이스와 슈퍼카로 유명한 자동차 메이커지만, 레이스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엔지니어링 서비스도 제공한다. 스페셜라이즈드는 로드바이크와 휠의 개발, 성능 개선을 위해 맥라렌과 협력했다. 스페셜라이즈드는 루베 이전에 타막과 벤지 맥라렌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참고로 이 루베의 ‘헤리티지 오렌지’는 과거 맥라렌의 포뮬러 원과 캔암 레이스카에 칠해졌던 상징적인 컬러다.

루베의 특징은 ‘파리-루베’와 같은 거친 코스의 레이스에 특화된 모델로, 로드바이크 중에서도 뛰어난 승차감을 제공한다. 포크와 스템을 연결하는 부위에 ‘퓨쳐 쇽’ 서스펜션 기술을 적용했고, 프레임과 시트포스트가 노면의 충격과 진동을 걸러낼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여기에 디스크브레이크와 28mm 광폭 타이어의 조합은 루베를 가장 뛰어난 장거리 레이스용 자전거 중 하나로 만들어준다.

스페셜라이즈드 ‘에픽(EPIC)’은 그 이름처럼 XC레이스의 전설이라 불리기에 충분하다. 스페셜라이즈드의 ‘캡틴’ 네드 오버랜드는 에픽과 함께 처음으로 ‘풀서스펜션 MTB로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레이서가 되었다. 스페셜라이즈드는 한정모델인 에픽 ‘헤리티지 에디션’을 선보인다.

스페셜라이즈드 에픽은 가벼운 무게 뿐 아니라 서스펜션의 역할이 레이스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했고, 레이스에서 풀서스펜션의 시대를 개척하며 수많은 전설을 만들었다. 스페셜라이즈드의 신형 에픽은 지난 20여년 간 스페셜라이즈드 풀서스펜션 모델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던 호스트링크 방식 ‘FSR’ 서스펜션 대신 ‘플렉스 스테이’를 적용했다.

서스펜션의 링크를 없애고 카본소재 시트스테이의 유연함과 탄성으로 이를 대신하는 방식. 또한 리어쇽 브레인의 위치가 뒷바퀴 허브 바로 옆으로 이동했다. 노면의 충격을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여 서스펜션의 특성을 노면에 맞춰 끊임없이 조절해준다. 기술적으로 가장 중요한 변화다.

‘터보’는 과거 스페셜라이즈드가 공개했던 콘셉트 E바이크의 이름이었고, 지금은 스페셜라이즈드 E바이크 라인업의 이름이 되었다. 스페셜라이즈드는 브랜드 토크를 통해 스페셜라이즈드 E바이크 기술을 소개하는데 많은 비중을 두었다. 아직 국내에서 본격적인 스포츠용 E바이크가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스페셜라이즈드는 ‘터보 레보 FSR’과 같은 고성능 E바이크가 미래의 스페셜라이즈드를 견인할 주축으로 성장할 것임을 확신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페셜라이즈드는 국내의 자전거 동호인들, 특히 로드바이크와 MTB를 포함한 고성능 스포츠용 자전거에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 절대적인 인지도를 가진 브랜드다. 그러나 늘 새로운 이벤트로 시선을 붙들고, 스페셜라이즈드의 열성 팬들을 포함한 국내 라이더들과 소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브랜드에 대한 애정은 단순히 자전거의 성능과 디자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브랜드를 이해하고 열정에 공감할 때 단순히 고객 이상의 존재가 된다는 것을 스페셜라이즈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스페셜라이즈드는 단순히 멋진 자전거를 만드는 공장이 아닌, 레이스와 라이딩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멋진 자전거 문화를 만들어가는 아이코닉한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이번 브레이크어웨이는 스페셜라이즈드가 다시 한 번 국내시장에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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