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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의 현재 그리고 미래, 렉서스 LC500 & LC500h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 승인 2017.09.2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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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렉서스는 다른 럭셔리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브랜드를 상징하는 컬러와 이미지가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토요타가 럭셔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브랜드라는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지만 렉서스라는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 이렇다하게 떠올릴 만한 대표적인 이미지가 약했던 것이다. 그나마 렉서스가 강조한 것 중에 가장 강하게 남은 것이 내구성과 정숙성이었는데 사람들이 렉서스가 내구성과 정숙성이 뛰어난 브랜드라는 것은 인정했지만 내구성과 정숙성만으로 럭셔리 시장을 공략하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었다. 다른 일본 메이커 대부분 차량의 내구성에서는 이미 좋은 점수를 받고 있었고, 여기에 정숙성이 뛰어나다고 해서 사람들의 인식에 고급차라는 인식을 새겨 넣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 메이커가 럭셔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시작한 브랜드들 중 그나마 성공사례라 꼽히는 것이 렉서스였음에도 불구하고 렉서스도 럭셔리 시장에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았다. 렉서스를 타 본 사람들 대부분이 차의 기술적인 부분이 좋은 것은 분명히 인정하지만 선뜻 선택하기에는 감성적인 만족도에서 독일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하곤 했다. 

하지만 현재 렉서스의 이미지는 이렇지 않다. 부족하다 평가받았던 감성적인 부분을 많이 메웠고 디젤게이트가 터지면서 하이브리드에 대한 인식과 평가도 전반적으로 나아졌다. 개성이 약하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LFA라는 모델을 개발하며 꾸준히 투자해왔고 수장이 직접 해당 모델을 타고 국제 대회에 참전하는 모험을 감행하고 열정을 불태우면서까지 노력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LFA를 개발하고 완성하면서 토요타에게는 테스트드라이버 이상의 존재였던 나루세 히로무를 잃는 엄청난 손실과 아픔을 겪으면서도 렉서스는 브랜드에 감성을 불어넣는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그 이후 하늘도 렉서스에게 기회를 주려는지 디젤게이트가 터졌고 하이브리드가 반사이익을 가장 크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물론 여전히 하이브리드를 두고 화석연료와 전기차로 가는 시대의 사이에 끼인 과도기적 기술이라 평하는 사람도 있지만 하이브리드의 인지도와 평가가 이전보다 훨씬 높아지고 긍정적으로 된 것은 맞다.       

이번에 서킷에서 시승한  LC500과 LC500h는 현재의 렉서스를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디자인을 보면 현재의 렉서스가 추구하는 바가 어떤지 상징적으로 알 수 있고, 주행 감성을 경험해 보면 앞으로 렉서스가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예상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행사는 렉서스의 현재와 미래를 직접적, 그리고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승행사였다.   

준비된 서킷에는 LC500과 LC500h가 줄지어 대열을 이루고 있었다. 역시나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외형적인 디자인. 많은 사람이 LC500의 디자인을 두고 콘셉트카 이야기를 하는데 모터쇼에 나왔던 LF-LC 콘셉트카 이미지를 실물과 비교해 본다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거의 그대로라는 표현 이외에 다른 설명이 힘들 정도로 렉서스는 모터쇼 부스에 있던 콘셉트카를 공도 위로 불러냈다. 이런 디자인을 보고 사람들의 반응이 뜨거운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과거 과하다 싶었던 렉서스의 스핀들그릴도 이제 많이 정돈되어 디자인에 잘 녹아들며 자리 잡은 느낌이고 쐬기 모양의 LED DRL과 미래에서 온 것 같은 디자인의 헤드램프 등이 절묘하게 조합되면서 과감한 전면 디자인을 완성해 냈다. 아마도 사람들의 뇌리 속에 이 모델의 디자인이 콘셉트카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이런 과감한 전면부 디자인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리어의 디자인도 크게 한몫을 하는 것은 맞지만 아무래도 전면부의 디자인이 강한 인상을 주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콕핏 디자인으로 구성된 실내는 말 그대로 전투기 조정석을 방불케 한다. 작은 스티어링 휠은 손에 딱 들어와 양손으로 잡으면 아주 미세한 조정까지 가능하다. 패들시프트와 다양한 기능들은 손과 팔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도 운전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직접 운전해보면 운전 이외에 다른 부분에 신경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물론 고급스러움은 기본이다. 가격이 2억 원에 가까운 모델이니 소재나 디자인 모두 최고급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무조건 고급스러운 느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급스러운 느낌에 성능적인 요소를 잘 접목시킨 느낌이라 하겠다. 계기반과 우측의 디스플레이로 운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끊임없이 전달하는 것은 물론이고 간단한 조작만으로 다양한 기능과 차량의 현재 상황 변화의 과정이 깔끔하게 전달된다. 
  

시트에 앉아 스티어링 휠을 잡으면 콕핏 스타일의 운전석답게 운전자의 몸을 깊고 확실하게 감싸준다. 시트로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하지만 운전석의 위치는 확실히 낮고 깊다. 하지만 슈퍼카 운전석과는 느낌이 다소 다르다. 운전하기도 어렵지 않고 다양한 정보를 확인 하는 것도 그리 복잡하지 않다. 마치 어려운 항공기 비행석을 아무나 운전할 수 있게끔 개조한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디자인에 이질감이 느껴질 수 있지만 손끝으로 하나씩 조작해보면 어렵지 않게 익숙해질 수 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지만 운전 경력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이라면 어려워서 운전 못할 차는 분명 아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외형 디자인이 주는 느낌이 너무 강력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부담스러워 할 사람이 많을 것 같기 때문이다.    

LC500에 앉아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고 살짝살짝 반응을 보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단연 사운드다. V8 자연흡기 엔진이 으르렁거리는 그 소리와 떨림은 특히나 점차 사라져가는 자연흡기 엔진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분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출발 전부터 아드레날린이 나와 몸을 즐겁게 만드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7,100rpm에서 최고출력 477마력, 4,800rpm에서 최대토크 55.1kg.m을 발휘하는 LC500의 엔진은 출력이나 토크에서 다른 메이커의 차량을 압도하는 수치를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터보차량이 자랑하는 수치와 비교하자면 아쉽게도 비등한 수준이 아니다. 하지만 오히려 많은 사람이 숫자놀이라 말하는 스펙싸움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서고 자연흡기 V8 엔진을 선택한 것이 어쩌면 더 좋은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앞에서 말했듯 렉서스에 부족한 것이 감성적인 만족이라 한다면 대부분의 메이커가 선택하는 터보엔진을 선택해 그렇고 그런 부류에 속하는 것보다 훨씬 이로운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 게다가 효율을 따지자면 별도로 준비된 LC500h가 있으니 소비자에게 주어질 선택권 또한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감성을 선택할 것인지 효율을 선택할 것인지 이 두 개의 선택권이면 충분해 보인다.  

가속페달을 밟으며 앞으로 달려 나가는 LC500에서 처음 한 바퀴는 적응하기 위해 정신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이 차가 운전자에게 어떤 느낌을 전해주고자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두 세 바퀴가 지나고 코스가 익숙해지고 무전기로 들려오는 인스트럭터의 목소리가 선명히 들리기 시작할 무렵부터 느낌이 전해진다. LC500의 으르렁거림과 넘치는 출력, 그리고 운전자가 못하는 부분을 어떻게 대신해서 메워주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코너를 들어갈 때 깊게 들어가든 얕게 들어가든, 빠르게 들어가든 느리게 들어가든 LC500은 한결 같이 비슷한 마무리를 보여준다. 이쯤 되면 뒤가 털릴 만도 한데.... 이쯤에서 살짝 미끄러져야 하는데... 이 정도라면 비명을 지를 만도 한데... 하지만 LC500은 묵묵히 제 할 일을 한다. 아직 한참 많이 남아있는 가속페달의 여유가 앞서 달리고 있는 인스트럭터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쯤 시승은 아쉽게도 끝이 났다.  

차에서 내려도 역시나 풀스로틀에 가깝게 가속을 하고 나서 들려오는 두 번의 거친 으르렁거림이 귓가와 가슴에서 메아리친다. 그렇게 기분 좋은 소리를 들은 지 참 오래된 것 같은 느낌. 이런 차를 몰아보면 역시나 자연흡기 엔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본성이 깨어난다. 아무리 하이브리드를 타고, 전기차가 나오더라도 다시 타면 얼마 안가 그 느낌이 금세 되살아난다. 서킷에서 주행을 하더라도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제한적이다. 브레이킹 지점과 가속 지점이 대부분 정해져 있고 인스트럭터의 메시지가 끊임없이 전달되는 무전기가 계속 운전석을 채워주기 때문이다. LC500를 타면서 정말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신나가 달려봤으면 하는 욕심이 들었다.         

LC500을 타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역시나 엄청나게 날카로운 핸들링과 제동성능이었다. 매우 작은 스티어링 휠을 두 손으로 잡고 아주 미세하게, 정말 극히 미세하게 변화를 주면서 코너를 공략해보면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정말 엄청나게 미세한 톱니바퀴에 종이 한 장의 여유 공간도 없을 정도로 유격 없이 꽉 맞물려있는 그런 정밀한 기계를 움직이는 느낌. 딱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한 치의 오차 없이 움직여주는 느낌이다. 브레이크 성능 또한 너무나 훌륭한데 고속이든 저속이든 운전자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알맞게 조절되어 속도를 조절해주는 느낌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시승 초반에는 소리와 가속성능에 매료되어 브레이킹 성능을 느끼지 못하지만 시승 후반부로 갈수록 브레이킹 성능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어서 경험해본 LC500h는 LC500의 하이브리드 모델로 6기통 3.5리터 가솔린 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가 장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전기모드만으로 시속 140km까지 달릴 수 있는 이 시스템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렉서스의 e-CVT 방식에 아이신제 4단 자동변속기를 추가로 장착함으로써 운전자로 하여금 10단 변속기의 느낌을 전달한다. 막상 몰아보면 하이브리드라고 해서 운전이 밋밋하다거나 심심하다는 표현을 더 이상 쓸 수 없다. 6기통이라고 해도 8기통을 엔진을 장착한 LC500과 아주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렉서스의 담당자 설명으로 일상생활에서 효율을 앞세운 펀드라이빙을 추구한다면 LC500보다 오히려 LC500h가 맞는 선택일 것이라 한다. 일상생활 영역에서 LC500h 정도라면 운전의 재미와 효율 두 가지를 모두 다 놓치지 않는 선택이 될 수 있을 듯하다. 

글의 초반에 렉서스가 과거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컬러가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얘기를 했었다. 하지만 2007년 시작된 LFA가 터닝 포인트로 시작되어 지금 LC500을 만들어 낸 렉서스에게 그런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렉서스가 아직도 감성적이지 못하고 자기 색이 분명하지 못하며 확실한 매력이 없다고 평가하는 사람이라면 LC500을 경험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꽉 찬 스펙만으로 사람들의 감성적인 만족까지 채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버린 렉서스가 어떻게 변화했고 또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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