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파스 소버린 스페셜, 합리적인 가격의 프리미엄급 MTB

날씨가 선선해지기 시작했다. 반바지와 반소매 저지만 입고 나오면 재킷이 아쉬울 정도다.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 곧 단풍으로 물든 산이 예쁜 경치를 보여줄 것이다. 단풍 구경은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오랜만에 찾아온 날씨 좋은 주말에 자전거를 타지 않는 것도 아쉽다. 단풍 구경과 라이딩을 동시에 할 수는 없을까 고민하는 당신, 산악자전거를 타보자.

로드바이크만 타는 사람은 MTB가 비싸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만나는 MTB 라이더는 로드바이크와 MTB를 모두 타는 사람이고, 그들은 꽤 비싼 MTB를 고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급의 로드바이크와 비교하면 결코 비싸지 않다. 다만, 가격만을 생각하고 자전거를 골라서는 안 된다. 품질과 디자인까지 고려한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가격, 품질, 디자인. 세 가지 요소를 만족하게 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두 가지만 해도 충분히 좋다는 평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세파스는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공모를 통해 디자인을 결정하고, 고급 부품을 사용해 품질을 높였으며, 유통 단계를 줄여 가격까지 낮췄다. 2015년 자체 브랜드 세파스를 론칭해 멋진 디자인, 높은 품질, 합리적인 가격의 자전거를 만들어오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자전거는 1세대의 니엘로 4.0과 퓨로카, 2세대의 니엘로 5.0, 소버린, 소버린 프리미엄에 이은 3세대 모델 소버린 스페셜이다.

오묘한 컬러와 고급 기술이 만난 프레임

소버린 스페셜은 공모를 통해 결정한 두 가지 디자인으로 출시된다. 위 사진이 어두운색으로 우주의 시공간을 형상화한 스페이스 타임, 아래 사진이 흩어지는 빛의 오묘한 색상으로 신비롭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나타낸 스펙트럼이다. 소비자의 투표를 통해 결정한 멋진 디자인이다.

이번에는 품질에 대해 살펴보자. 세파스 소버린 스페셜은 27.5인치 휠을 장착한 알루미늄 하드테일 MTB다. 튼튼함은 기본이다. 동시에 가벼워야 한다. 경량화의 시작은 버리기다. 전조등과 후미등을 달고 반사판을 떼버리듯, 버릴 필요가 있다. 제작 단계에서는 프레임의 필요 없는 부분을 버릴 수 있다. 더블버티드 가공이 바로 그런 것이다. 높은 강도가 필요한 튜빙 끝단은 두껍게, 상대적으로 약해도 되는 중간 부분은 얇게 만든다.

제작 형태도 많은 신경을 썼다. 헤드튜브는 위쪽이 1⅛인치, 아래쪽은 1.5인치인 테이퍼드 방식을 적용했다. 무게 증가를 최소화하고 강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하이드로포밍 가공된 곡선 튜빙을 이용하고, 탑튜브 아래와 다운튜브 위 일부가 겹친다. 가장 높은 강도를 필요로 하는 곳인데 별도의 보강을 하지 않아도 돼서 경량화 효과가 있다.

튜빙보다 눈에 띄는 것은 리어 드롭아웃이다. 휠만 장착할 수 있는 기존의 드롭아웃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용접부위를 제외하고 13cm 정도로, 디스크브레이크용 포스트마운트가 일체형으로 돼 있다. 프레임 제작 후 브레이크 마운트를 용접하거나 구멍을 뚫을 경우 열과 힘에 의해 브레이크와 휠의 정렬이 틀어질 수 있는데, 이 방식은 그런 변형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브레이크 마운트 일체형 드롭아웃 제작 방식은 찍어내는 방식과 깎는 방식이 있는데, 소버린 스페셜은 깎는 방식을 사용했다. NC 가공을 통해 보다 정교하고 깔끔한 드롭아웃을 제작했다. 품질을 높이기 위해 더 고급 기술을 채용한 세파스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브레이크 일체형 드롭아웃을 사용하면서 프레임 지오메트리도 특별해 졌다. MTB 휠 사이즈가 26, 29를 거쳐 27.5로 정착됐으나 BB 높이는 거의 비슷하게 유지됐다. 그러면서 체인스테이와 지면과의 각도가 점점 커졌으나, 각도가 커질수록 수평일 때에 비해 유연성이 떨어진다. 소버린 스페셜의 체인스테이는 수평에 가깝다. 체인스테이 뒤쪽 끝은 BB와 비슷한 높이지만 드롭아웃 블록은 기울어지게 장착돼 있어 바퀴 축이 5cm 정도 높다.

시트스테이와 체인스테이는 옆에서 보면 거의 직선이다. 저가형 자전거는 실제로 직선형 파이프를 쓰기도 한다. 그러나 소버린 스페셜은 그런 제품과는 다르다. 위에서 보면 특별한 형태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좁았다가 넓어진 뒤 다시 좁아진다. 충분한 강도와 유연함, 타이어 클리어런스를 만들기 위해서다. 친절하게도 시트스테이 안쪽에는 사용가능한 최대 타이어 폭이 2.25라고 적혀 있다.

케이블은 다운튜브 아래를 지나게 만들었다. 앞변속기 케이블만이 프레임 내부를 통과하는 방식이다. 변속 케이블은 케이블스톱을 지나 BB셸 아래의 케이블가이드로 이어진다. 브레이크 케이블은 별도의 고정 장치 또는 케이블타이 등을 이용해 묶을 수 있고, 다운튜브에 3개, 체인스테이에 2개의 고정용 가이드가 있다. 외부로 케이블이 노출돼 있으면 케이블 상태 확인이 쉽고 정비하기 편하다.

동급 최강, 폭스 스텝 캐스트 포크

프레임 다음으로 포크를 보자. 당연하게도 서스펜션 포크가 장착돼 있다. 비슷한 등급의 타사 제품은 유명 메이커의 저가 모델이나, 많이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의 포크를 장착한다. 그러나 소버린 스페셜은 폭스 플롯 32 퍼포먼스 SC 포크를 장착했다.

포크 이름의 SC는 스텝 캐스트를 의미한다. 포크 로워레그의 안쪽을 계단처럼 깎아낸 폭스만의 기술이다. 포크 폭이 좁아서 좁은 길도 쉽게 빠져나갈 수 있고, 무게도 스텝 캐스트가 아닌 제품에 비해 300g 정도 가볍다.

동급 최강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가벼운 무게만으로는 부족하다. 소버린 스페셜의 포크에는 폭스의 GRIP 댐퍼가 적용돼 있다. 모터사이클 포크에서 영향을 받은, 댐퍼의 성능과 내구성을 향상하기 위한 기술이다. 댐퍼의 컴프레션은 핸들의 리모트 컨트롤 레버로 오픈과 펌(락아웃) 상태를 조작할 수 있다.

27.5 이제는 표준이 되다

다운튜브 상단에는 27.5인치라고 친절하게 휠 사이즈를 표시해 뒀다. 휠 사이즈가 세계적으로는 여전히 논란거리지만, 우리나라에서만은 이미 끝난 것이 아닐까 한다. 29인치 MTB를 탈 수 있는 최소 신장이 우리나라 남성 평균 신장과 비슷하다. 이미 한국 MTB 시장에서 27.5인치는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소버린 스페셜의 휠은 노바텍 허브와 마빅 XM319 림으로 구성된 조립 휠이다. 앞 허브는 15mm 스루액슬 방식이고, 뒤 허브는 9mm QR 방식이다. 타이어는 맥시스 아이콘 1.95“이다. 타이어가 점점 넓어지는 추세지만, 넓은 타이어의 장점을 느끼려면 자전거를 많이 기울여야 한다. 처음 MTB를 접하는 사람에게 그런 동작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오히려 가벼운 편이 낫다. 결정적으로 1.95는 크로스컨트리용으로 딱 좋은 폭이다.

믿음직한 부품

구동계에 대해서는 딱히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세계 최대의 부품 제조사인 시마노의 상급 MTB 부품 XT 위주로 장착돼 있다. 산이 처음인 초보자라도 오르막을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도록 40×30×22T 3단 체인링과 11-40T SLX 11단 스프라켓으로 매우 넓은 기어비를 제공한다. 여기에 가볍고 질화티타늄 코팅이 돼 내구성이 뛰어난 KMC X11EL 골드 체인을 장착했다.

앞뒤 디레일러 모두 시마노 XT를 사용했고, 그 중에서도 앞 디레일러는 사이드스윙 방식이다. 위에서 당기는 탑 풀 방식이나 아래에서 당기는 다운 풀 방식에 비해 움직이는 부분이 적고 조작에 힘이 덜 든다.

스템, 핸들바, 시트포스트는 칼로이 우노 제품이다. 칼로이 우노는 대만의 알루미늄 부품 전문 회사다. 카본 부품이 등장하면서 다소 주춤했으나 알루미늄 부품에 있어서는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핸들바는 더블버티드 가공한 6000시리즈 알루미늄이고, 스템은 3D 단조가공으로 제작했다. 시트포스트의 2014를 보고 2017년에 너무 오래 지난 부품을 쓰는 것이 아닌지 오해는 없길 바란다. 년도 표시가 아닌 알루미늄 합금 번호다. 안장은 국민안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벨로 제품을 커스텀 제작했다. 안장 뒤 쪽에 세파스라고 쓰여 있다.

디자인과 품질에 이어 마지막으로 확인할 부분은 가격이다. 140만 원이다. 이 디자인과 이 품질에 이 가격이라는 얘기를 듣고 귀를 의심했다. 다시 확인해도 140만 원이 맞다. 머릿속에 ‘어머! 이건 사야 돼!’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9월 16, 17일에 서울 마리나에서 있을 세파스 홈 커밍 행사와 세파스 홈페이지의 해당 링크(https://goo.gl/KANeju)에서 선오더를 하면 약 15% 할인된 가격 120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 소버린 스페셜은 세파스가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예정이다. 세파스에서는 선오더 외에도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자세한 사항은 세파스 홈페이지(http://www.cephas.kr/)와 블로그(http://blog.naver.com/cephas2)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8 소버린 스페셜 제원

프레임 : 소버린 하이드로포밍 알로이 더블버티드 프레임

포크 : 폭스 플롯 32 퍼포먼스 SC

허브 : 노바텍

림 : 마빅 XM319 27.5

스포크 : 스테인리스

타이어 : 맥시스 아이콘 27.5×1.95

크랭크 : 시마노 XT M8000, 170mm, 40×30×22T

스프라켓 : 시마노 SLX M7000, 11-40T, 11단

앞 디레일러 : 시마노 XT M8000, 사이드스윙

뒤 디레일러 : 시마노 XT M8000

체인 : KMC X11EL 골드

브레이크 : 시마노 XT M8000

로터 : 시마노 RT54

브레이크 레버 : 시마노 XT M8000

변속레버 : 시마노 XT M8000

핸들바 : 칼로이 우노 HB-FB21L, 알로이 플랫바, 680mm, 백스윕 9도

스템 : 칼로이 우노 AS-007N, 알로이, 7도, 길이 90mm, 핸들바 규격 31.8mm

시트포스트 : 칼로이 우노 SP-369, 알로이, 31.6×350mm

안장 : 벨로 3447 세파스 커스텀

글

함태식 기자 tsham@ridemag.co.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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