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튤코리아가 한 동안 국내에서 개최되지 않았던 미니모토 레이스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지난 8월 27일 전남 영암에 위치한 코리아 인터내셔널 카트장에서 열린 2017 MOTUL KOREA 미니모토 레이스 챔피언십 1전(KMRC)에는 다시 시작하는 레이스에 참가하고 이를 축하하고자 하는 모터사이클 라이더들과 관계자들이 모여 의미 있는 시간을 함께했다. 모터사이클 레이스에 관심이 있고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미니모토 레이스는 지난 2012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이후 많은 사람들의 아쉬움 속에 명맥을 잃어가 다시 열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모터사이클 시장의 긴 불황과 스프린터 타입의 저배기량 모델들 인기가 이전 같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진행할 수 있는 장소의 부재와 스폰서가 적다는 금전적인 문제도 한몫을 했다. 그래서 2012년 이후 명맥이 끊긴 것을 아쉬워하는 사람은 있었어도 누군가 나서서 선뜻 진행하지는 못했다. 그것이 얼마나 쉽지 않고 부담스러운 일이며 책임을 요하는 일인지 모두 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KMRC를 재개하기 위한 노력은 작년부터 본격화되어 차근차근 진행 중이었다. 글로벌 케미컬 전문기업 모튤의 모터사이클 제품의 유통과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탐컴퍼니의 양국성 대표가 프로모터로서 대한모터사이클연맹(KMF)과 레이스 재개를 위한 협의를 마치고 본격적인 준비에 나선 것. 실질적인 준비는 작년부터 시작됐지만 준비의 과정이 수면 위로 떠올라 서킷에서 선수들이 제대로 달릴 수 있게 된 것은 올해 부터였다. 인제 카트장의 폐쇄라는 어쩔 수 없는 이유 때문에 작년에는 진행될 수 없었고, 올해 역시 한 번의 일정 변경 이후 드디어 서킷에서 선수들이 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마 KMRC라는 타이틀을 서킷에서 다시 본 사람들 중에 가슴이 울컥 한 사람이 있을 것이라 본다. 특히 레이스 재개를 위해 알게 모르게 노력한 사람이라면 이번 경기의 재개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는지 대부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1전의 참가자는 총 46명 이었고 업계 관계자와 갤러리들 까지 약 200명의 사람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진행되는 클래스는 미니모토 통합, 미니모토 오픈, 슈퍼모토 A, 슈퍼모토 B, 허스크바나 701 루키컵과 이벤트성으로 윌리 컨테스트, M300 클래스로 나뉘어 진행됐고 다양한 선수들이 자신이 원하는 클래스에 맞춰 참가했다. 경기 방식은 FIM의 국제 규정을 기본으로 하고 시합 전 차량의 검사나 안전장구 등의 착용 의무도 꼼꼼하게 진행됐다. 타이틀이 미니모토라고 해도 대충 진행되는 부분은 없었다. 다시 재개되는 레이스이니 만큼 주최 측의 준비는 꼼꼼했고 오랜 시간 준비한 노력의 결과들이 서킷에서 증명됐다.

레이스에서 순위와 기록은 가장 중요하다. 선수들에게 그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훈장 같은 것이다. 하지만 이번 KMRC 레이스에서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무엇인가가 있었다. 다들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고 경기보다는 잔치 혹은 파티에 가까웠다. 누군가의 노력과 투자, 고생으로 그리웠던 KMRC가 다시 열렸고, 안전하게 이전보다 더 좋은 장소에서 마음껏 즐겁게 달릴 수 있는 그 자체로서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에게는 의미있는 시간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순위 경쟁이나 기록 다툼 같은 것은 볼 수 없었다. 1등에게 축하를 하고 순위권에 들지 못한 사람의 아쉬움은 분명 존재하긴 했겠지만 그것은 이번 KMRC 경기의 중심이 아니었다. 다들 이런 소중한 의미의 경기가 앞으로 계속 진행되고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함께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모습이었다.

우리나라는 자동차도 레이스로 따지면 후진국이나 다름없다. 우리보다 훨씬 시장이 작고 못사는 나라들보다 환경이 열악하고 문화는 얇으며 일반 대중들의 관심도도 떨어진다. 그래서 이런 경기들이 많이 존재해야 한다. 입문의 문턱이 낮고 또 누구나 흥미를 가지고 쉽게 참여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그런 대회말이다. 그래서 이번 대회를 주최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모튤코리아와 탐컴퍼니가 박수를 받아야 한다. 물론 허스크바나, 코미네, XRT, 매일부속 등 다양한 스폰서들의 역할도 그 어느 때보다 컸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후원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1전에서 느꼈던 즐거웠던 마음이 더 많은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에게 전달돼 2전에서는 더 많은 라이더들이 출전해 재개된 KMRC가 빨리 자리를 잡았으면 한다. 물론 이것은 모튤코리아와 탐컴퍼니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어야 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노력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제 첫 걸음을 내딛은 KMRC에 그 어느 때보다 큰 응원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다. KMRC의 2전은 10월 22일 열릴 예정이며 KMF와 코리아인터내셔널 서킷 홈페이지를 통해 자세한 내용이 공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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