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부터 1986년까지 실버스톤 서킷은 총연장 4.71km였으며 1983년에는 Yamaha의 케니 로버츠(Kenny ROBERTS)가 평균 속도 192.2km를 기록할 정도로 고속 서킷이었습니다. 1987부터는 Donington Park에서 개최되었으며 실버스톤 서킷은 레이아웃을 크게 변경 총연장5.9km로 23년만인 2010년 다시 MotoGP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Yamaha 라이더들은 Michelin Hard 컴파운드에 대해서 의심도 많았고 일단 믿음이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타이어로 인해 Jerez, Catalunya전에서 상당히 고전했습니다. 미쉐린은 Soft 컴파운드의 내구성을 높였고 이번 그랑프리에 투입된 타이어는 우코너(좌코너 8, 우코너 10)가 두 곳이 많기 때문에 Front Soft, Rear 타이어의 우측이 Harder한 컴파운드였습니다.

노면의 그립이 낮고 범프가 많기 때문에 타이어의 마모도는 다른 서킷보다 높을 수밖에 없고 결승 시작 시 노면 온도는 40도까지 올랐습니다. 노면 온도가 40도면 평균 이상 높은 것으로 이번에는 대부분의 라이더들은 Front와 Rear에 Hard 컴파운드를 선택했습니다.

기온 25도, 노면 온도 40도, Dry 컨디션에서 Race 스타트. 발렌티노 로씨가 초반부터 선두로 나서면서 기대했던 대로 최고의 페이스를 보여줬습니다. 2위와는 1초 이상 격차를 벌리면서 치고 나갔고 뒤를 이어 마르케즈, 비냘레스, 크러치로우, 로렌조, 도비지오소가 따랐습니다.

유일하게 1분대에 진입하며 폴포지션을 획득한 Repsol Honda Team의 마크 마르케즈(Marc MARQUEZ)는 14랩 3위로 주행 중 T7에서 희뿌연 연기를 뿜으면서 코스 아웃 결국 엔진 블로우에 의해 리타이어하고 말았습니다. 올 시즌 세 번째 리타이어가 되고 말았습니다. 사실 레이스가 시작되고 마르케즈의 페이스는 예상보다는 빠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드 컴파운드 타이어의 마모를 줄이면서 관리를 하기 위해 무리해서 주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보여졌습니다.

당시 로씨와의 격차를 조금씩 줄여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레이스의 긴장감이 한껏 고조되던 시기였죠. 그런데 Honda 바이크에서는 아주 보기 드물게 엔진 블로우가 발생했고 마르케즈는 처음 겪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챔피언십 포인트 리더에서 2위로 내려앉은 마르케즈는 사실 이번 레이스에서 포인트를 추가했다면 아주 안정적으로 타이틀 획득을 위해 나아갈 수 있었지만 상황은 다시 바뀐 것입니다. 

Team SUZUKI ECSTAR의 루키 알렉스 린스(Alex RINS)는 예선에서도 이아노네보다 빠른 랩타임을 기록했고 결승에서도 9위로 카타르 Losail에 이어 가장 좋은 성적을 보였습니다. 특히 바르셀로나에서 일어난 차량 테러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헬멧, 부츠, 글러브를 올 블랙으로 착용하기도 했습니다. 마르케즈, 비냘레스, 린스는 앞으로 MotoGP를 이끌어나갈 천재들입니다. 린스의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2랩을 남겨두고 Team SUZUKI ECSTAR의 안드레아 이아노네(Andrea IANNONE)는 T11에서 앞서가던 OCTO Pramac Racing의 다닐로 페트루치(Danilo PETRUCCI)의 인코너로 추월을 시도하다 전도하면서 페트루치까지 겹쳐서 전도 리타이어하고 말았습니다. 이아노네는 Suzuki와는 이래저래 궁합이 맞지 않는 모습만 보여줍니다.

이번에도 Ducati Team의 안드레아 도비지오소(Andrea DOVIZIOSO)는 강했습니다. 하지만 예선에서 6위, 일요일 오전에 있던 Warm Up 세션에서는 8위로 포디엄을 내다보기도 무리가 있을 정도의 페이스였습니다. 도비지오소는 1랩에서 예선 순위 그대로 6위로 주행 이후 한 계단씩 순위를 높여갔습니다.

12랩부터 로씨에 이어 2위로 주행하던 도비지오소는 3랩을 남겨두고 로씨를 추월하였고 체커기를 가장 먼저 받았습니다. 시즌 네 번째 우승으로 2004년 125cc에서 월드 챔피언에 등극하던 당시 5승 이후 가장 많은 시즌 우승을 기록한 것입니다. 지난 레드불링 그랑프리에서는 소프트 컴파운드로 우승을 차지하더니 이번에는 정 반대의 하드 컴파운드를 선택했고 초반부터 무리해서 주행하지 않았고 꾸준히 2위권에서 주행하면서 타이어 관리를 한 것인데요.

실버스톤은 1977년부터 1986년, 그리고 2010년부터 지금까지 그랑프리를 개최하고 있는데요. Ducati의 실버스톤 우승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실버스톤 만큼은 Ducati의 역사를 새로 쓴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죠. 도비지오소는 이번 우승으로 25점을 획득 지난 Assen전 이후 챔피언십 포인트 리더의 자리를 다시 찾았습니다.

Movistar Yamaha MotoGP의 매버릭 비냘레스(Maverick VIÑALES)는 리어 소프트 컴파운드로 2위를 차지 했습니다. 마치 도비지오소가 지난 레드불링에서 우승했던 것과 흡사했습니다. 오로지 타이어만 놓고 보았을 때 비냘레스는 도비지오소보다 더 대단한 주행을 한 것입니다. 위에서 썼지만 레드불링보다 노면 온도는 10도가 더 높았고 수많은 범프와 낮은 그립에서 타이어의 소모를 줄이면서 선두그룹에서 주행 결국 2위까지 한 것은 비냘레스의 능력을 그대로 보여준 레이스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LCR Honda의 칼 크러치로우(Cal CRUTCHLOW)는 레이스 내내 선두권에서 주행했지만 결국 추월은 하지 못한 채 4위로 홈레이스를 마쳤습니다. 선두와는 1.679초 차이였는데요. 다른 라이더들과는 다르게 크러치로우는 프론트 타이어의 그립이 부족했고 그로 인해 추월은 어려웠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는데요. 인디펜던트 라이더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이었습니다. 

다음 레이스는 9월 10일 산마리노 Misano World Circuit Marco Simoncelli입니다. 챔피언십 포인트 1위 안드레아 도비지오소 183점, 2위 마크 마르케즈 174점, 3위 매버릭 비냘레스 170점, 4위 발렌티노 로씨 157점, 5위 대니 페드로사 148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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