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을 타다 보면 생각보다 다양한 즐거움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모터사이클을 타지 않는 사람에게 그들의 모습은 생각보다 단순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냥 날씨가 좋은 날 모터사이클을 타고 코스를 지나가다 발견한 맛있는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도심 외곽으로 나가서 상쾌한 공기를 마신다. 목적지가 있을 때도 있고 심지어 없을 때도 있다. 투어 중에 새로운 사람을 중간에 만나서 친해지기도 하고 낯선 곳에서 잠도 자고 그곳에서 또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한다. 모터사이클을 타지 않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부분은 아마도 이것이 전부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직접 해보면 몸으로 느껴지는 것은 보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 말 그대로 느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경험이자 또 다른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모터사이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이 더운 날 저렇게 뙤약볕에서 모터사이클을 타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심지어 이렇게 더운 날에 돈을 주고 타라 해도 아마 하지 않을 일이라 치부해 버리기도 한다. 그건 모터사이클을 타는 라이더들이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다. 타보지도 않고 즐거움을 논하는 것은 잘못 돼도 뭔가 한참 잘못됐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더운 날씨도, 뙤약볕 자외선도, 엔진에서 올라오는 열기도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얼굴에 닿는 바람이, 엉덩이에 느껴지는 엔진의 떨림이, 손에 느껴지는 스로틀의 감촉이 그들에게는 인생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훨씬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해주기 때문이다.

할리데이비슨 코리아가 지난 18일부터 2박 3일간 남원, 하동, 남해 등 지리산 일대를 코스로 진행한 백두대간 투어 시즌 2를 고객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2016년 6월에 진행됐던 백두대간 투어의 시즌 2로 기획됐으며, 할리데이비슨 라이더에게 차별화된 모터사이클 투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투어는 매우 자유롭게 진행됐고 정해진 대열이나 일정 같은 것은 대부분 고객이 자유롭게 정할 수 있게 배려했다.

중요한 지점을 정해놓고 고객이 그곳을 지날 때 할리프렌즈라는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애플리케이션으로 인증을 할 수 있게 해놓고 앱 인증한 수만큼 응모권을 제공했다. 라이딩에 참가한 고객은 마지막 날 밤에 응모권만큼의 럭키드로우 기회를 잡아 경품을 탈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객은 응모권을 획득하기 위해, 혹은 경품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물론 모두 경품을 탈 때 즐거워하기는 했지만 일정 내내 그들의 얼굴에서 볼 수 있었던 표정과 비교하자면 비교 자체가 불가능했다.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되자 자유로운 분위기로 몇 대의 할리데이비슨이 모여 투어를 시작했다. 그룹마다 라이더의 수, 남녀의 성비, 모터사이클 모델까지 모두 다 달랐다. 물론 그룹마다 스타일이나 분위기가 다르기는 했지만 모두 다 자유로웠다. 어떤 그룹과 함께 할까 고민하다가 다른 그룹이 출발하는 것을 다 보고 마지막 그룹을 따라가 봤다. 그들이 이번 행사를 어떻게 즐기고 또 어떤 즐거움을 만끽하는지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보기 위함이었다.

날씨도 좋았고 온도도 기온도 도로상황도 모두 다 좋았다. 누구 하나 무리하게 속도를 높이거나 추월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들 천천히 주변의 경관을 감상하듯 달렸다. 대열을 끊어지면 여유있게 선두가 기다렸다가 합류해서 함께 다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언덕길이 나오면 나오는 대로 내리막이 나오면 나오는 대로 느긋하게 달렸다. 대열 안에 초보 라이더가 있었더라도 충분히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는 그런 여유로운 흐름이었다. 속도를 올리는 것도 코너에서 모터사이클을 얼마나 기울이느냐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들에게는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느긋하게 달리는 것이 중요해 보였다.  

지리산을 모터사이클을 타고 가본 적은 있었지만 목적지를 향해 가는 도중에 통과하는 코스의 개념으로 지나가보기만 해서 이렇게 아름다운 절경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사람들이 정해놓은 중요 지점은 하나같이 경치가 매우 아름다웠다. 그곳에서 잠깐 쉬다보면 절경에 매료되어 다음 지점으로 가기가 아쉬울 정도였지만 막상 다음 지점에 가보면 약속이라도 한 듯 전 지점보다 더 좋은 경치가 이어졌다. 지점을 하나씩 마주하면서 이런 지점을 찾기 위해서 선발대가 했을 만한 고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욜로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욜로라는 말의 의미는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여 소비하는 태도를 말한다.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미래 또는 남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인 것이다. 이번 투어에 참가한 라이더들을 따라다니는 내내 욜로라는 말을 이미지로 변환했을 때 저 사람들의 모습보다 더 적절한 이미지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들보다 행복할 수 있을까. 저들보다 저 재미있게 살 수 있을까. 자신이 좋아하는 탈것을 타고 대자연과 함께하는 즐거운 모습을 보며 과연 저들에게도 지금 이 순간 부러울 것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모터사이클의 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드는 생각이었다. 아마도 모르는 사람이 그들을 길에서 지나쳤다면 별다른 느낌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번 행사를 위해 50여 명의 참가자 라이더가 라이딩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전 일정 숙박 및 식사, 정비 차량, 구급차 등을 제공해 끝까지 안전한 투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한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측의 깔끔한 배려에도 박수를 보낸다. 아마도 그들의 숨은 노력이 없었다면 그들의 이번 모터사이클 투어는 이렇게 즐겁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있고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다음 투어 참가를 노려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마도 호그랠리와는 전혀 다른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할리데이비슨의 백두대간 투어 시즌 2가 ‘지리산을 정복하라’로 마무리 됐다. 시즌 3에서 정복할 목표가 지리산에 이어 또 어디가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돌아오는 다음 시즌 3에서는 꼭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일행과 함께하며 힐링하고 마음속으로 함께 욜로를 외쳤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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