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레이서의 자전거는 군더더기가 없다. 선수의 자전거 콕피트를 살펴보면 시선을 살짝 아래로 내렸을 때 보기 쉬운 위치에 사이클링 컴퓨터를 장착하고, 불필요한 액세서리를 모두 제거해 완벽하게 정돈된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선수의 자전거와 동호인들의 자전거 콕피트는 다를 수밖에 없다. 사이클링 컴퓨터 외에도 라이트와 액션캠 또는 블랙박스를 장착하고, 휴대전화를 핸들바에 거치해 휴대하는 등 동호인들은 취향에 따라 다양한 액세서리를 장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자전거의 콕피트가 얼마나 깔끔하게 정리되었는지 살펴보면 한눈에 라이더의 ‘내공’을 알 수 있다. 훈련이나 라이딩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줄 좋은 장비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왕이면 장비를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고 보기에도 멋지게 장착한다면 좋지 않을까?

동호인 사이클리스트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비를 하나 고른다면 역시 ‘가민’의 사이클링 컴퓨터 엣지 시리즈가 아닐까 생각된다. GPS를 이용해 이동경로를 기록하는 사이클링 컴퓨터로 제법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사이클링을 즐기는 많은 이들이 필수품이라고 여길 만큼 다양하고 편리한 기능으로 사랑받는다. 

가민 엣지 사이클링 컴퓨터를 자전거에 장착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트렉의 ‘블렌더’ 시스템을 이용하면 다양한 액세서리를 깔끔하고 효율적으로 자전거에 장착할 수 있다. 사이클리스트의 격을 높여줄 ‘블렌더’의 세계로 함께 떠나보자.

 

속도계와 라이트, 핸들바 중앙에 가지런히

어째서 블렌더인지는 잘 모르겠다. 혹시 ‘필요한 것은 몽땅 넣고 갈았다!’는 의미가 아닐까? 실제로 트렉은 주방용 블렌더에 자전거용 액세서리를 넣고 돌리는 영상을 공개한 적 있다. 다만 트렉 블렌더(BLENDR)와 가정용 블렌더(Blender)는 영어 철자가 하나 다르니 헷갈리지 말자.

블렌더는 자전거의 핸들바 위가 아니라, 스템의 앞쪽에 액세서리를 장착할 수 있게 해준다. 블렌더를 이용하면 속도계나 라이트를 핸들바 오른쪽이나 왼쪽에 치우치지 않고, 핸들바 정 가운데 앞쪽에 장착할 수 있어 좌우대칭이 맞아 보기에도 깔끔하다.

게다가 블렌더는 트렉이 아닌 다른 브랜드의 자전거에도 적용할 수 있다. 단, 핸들바를 고정하는 부품인 스템을 블렌더를 지원하는 본트래거 제품으로 교체해야 한다. 본트래거 ‘엘리트’, ‘프로’ 스템이 블렌더를 지원한다. 물론 자신의 자전거가 트렉의 최신 제품이라면 처음부터 블렌더를 사용할 수 있는 스템이 장착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확인해보자.

블렌더를 사용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블렌더 베이스’를 스템의 앞쪽에 장착하는 것이다. 핸들바를 고정하는 클램프를 풀고 블렌더 베이스를 삽입한 다음 원래대로 핸들바를 고정하면 된다. 육각렌치 하나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작업이다. 물론 자신이 없다면 트렉 자전거와 본트래거 제품을 취급하는 전문 숍을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내게 어울리는 블렌더 마운트는?

‘가민 유저’라면 역시 가장 먼저 선택할 블렌더 액세서리는 사이클링 컴퓨터 마운트가 아닐까? 물론 트렉의 사이클링 컴퓨터나 본트래거의 휴대폰 케이스 같은 액세서리도 핸들바의 중앙에 장착할 수 있다.

또 블렌더 베이스의 종류에 따라서도 스템 중앙에 하나의 액세서리를 장착할 수 있는 ‘모노 베이스’와 ‘듀오 베이스’ 두 가지가 있어 장착하고자 하는 액세서리의 수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블렌더 베이스는 본트래거 스템의 종류에 따라 다르니, 구입 전 자신의 스템에 맞는 제품이 무엇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사진의 제품은 본트래거 프로 스템용 블렌더 베이스로, 각종 블렌더 액세서리뿐 아니라 고프로 액션캠을 비롯해 이와 호환되는 다른 액세서리도 장착할 수 있다. 만약 본트래거 엘리트 스템을 사용한다면 스템에 호환되는 블렌더 베이스를 장착해야 한다.

블렌더 가민 로우 마운트 - 가민 사이클링 컴퓨터를 스템 중앙에 장착하기 위한 마운트다. 가민의 순정 마운트보다 높이를 ‘낮게’ 사이클링 컴퓨터를 장착할 수 있게 해준다. 다만 엣지 1000과 같은 대형 모델은 장착하기 어렵다.

블렌더 가민 하이 마운트 - 가민 로우 마운트와 용도는 비슷하지만, 사이클링 컴퓨터를 ‘높게’ 장착할 수 있다. 엣지 1000과 같은 대형 모델도 장착할 수 있다. 

블렌더 로드 이온 라이트 마운트 - 본트래거 이온 800은 깔끔한 디자인과 우수한 성능으로 많은 사용자층을 거느리고 있는 라이트다. 이온 800을 비롯해 다른 본트래거 이온 라이트 시리즈를 장착할 수 있는 블렌더용 마운트도 제공된다. 

블렌더 시스템의 장점은 다양한 마운트를 ‘조합’함으로써 용도에 딱 맞는 형태로 꾸밀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이번에 소개한 블렌더 마운트 외에도 ‘고프로’와 호환되는 다른 액세서리를 장착하는 등 응용의 범위가 넓다. 예를 들어 트렉의 공식 매뉴얼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소니 액션캠과 같은 타 메이커의 제품을 장착할 수도 있다.

이번에 소개한 본트래거 블렌더 마운트의 가격은 1만 5,000원으로 동일하다. 트렉과 본트래거 제품을 취급하는 숍을 방문한다면 더욱 다양한 액세서리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본트래거 ‘이온/플레어 RT’ - 가민 엣지와도 찰떡궁합, 블렌더와도 찰떡궁합!

가민 엣지 사이클링컴퓨터는 심박계와 파워미터, 스포츠글라스용 인-사이트 디스플레이까지 다양한 주변기기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이런 주변기기는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편리함을 더해준다는 점도 있지만, 솔직히 ‘가민과 연동되는’ 기기를 수집하고자 하는 욕심을 부추기는 것 또한 사실이다.

가민 엣지 사이클링컴퓨터를 사용한다면, 블렌더 시스템과 함께 놓칠 수 없는 아이템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본트래거 ‘이온’ 라이트와 ‘플레어’ 후미등 시리즈다. 이온과 플레어는 블렌더와 함께 사용할 때 자전거에 깔끔하고 예쁘게 장착할 수 있다. 특히 트렉 자전거를 타고있다면 욕심이 날 수 밖에 없는 제품.

그 중에서도 무선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이온 RT’ 헤드라이트와 ‘플레어 RT’ 후미등 시리즈는 무려 가민 사이클링컴퓨터와 무선으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온 RT’ 헤드라이트와 ‘플레어 RT’ 후미등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무선 컨트롤이 꼭 필요한 기능이 아니며, 다른 라이트보다 비싸다는 이유로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런데 본트래거 이온/플레어 RT의 또 다른 활용방법이 있으니 바로 ‘가민 엣지’와 연동하는 것이다.

가민 엣지와 이온 RT/플레어 RT를 연동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오늘의 라이딩을 시작하기 전 가민 엣지를 핸들바에 무착하고 전원을 켠다. “삐빅~”하는 익숙한 소리가 들리고 잠깐의 부팅시간을 거친 후 라이딩 준비가 되었음을 알리는 메시지가 뜨는데... 이때 자전거의 앞에 장착된 이온 RT 라이트와 플레어 RT 후미등에도 자동으로 불이 들어온다.

또 가민 엣지 820, 1000을 사용하는 경우 가민 커넥트IQ(CONNECT IQ) 스토어의 ‘본트래거 라이트 컨트롤(Bontrager Light Control)’ 앱을 설치해 사용 중인 라이트를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참고 URL : http://goo.gl/gwxLyY)

“지금은 대낮인데 왜 불을 켜야 하지?”라고 생각한다면 라이트를 끄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낮이라도 도로에서 ‘주간주행 라이트’를 켜고 달린다면 자동차의 눈에 더 쉽게 띄기 때문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라이트를 점멸 모드로 세팅해놓은 다음, 가민 엣지와 연동한다면 평소 일부러 라이트를 켜고 끄는 수고를 덜 수 있고, 깜빡 잊어버릴 일도 없다.

블렌더 시스템과 가민, 그리고 이온/플레어 RT 라이트 시스템은 기존의 자전거용 액세서리보다 사이클링을 더욱 편리하게 변화시켜준다. 물론 ‘조금 거추장스러우면 어때’, ‘조금 불편하면 어때’, ‘너무 비싸’라고 생각하는 이라면 다른 멋진 제품들을 선택해도 좋을 것이다.

다만 ‘이왕이면 더 편리하고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액세서리를 원하는 이들이라면 조금 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큰 만족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 분명 살짝 부담되는 것은 맞지만, 한 번 구입 하면 오래 쓰는 제품이고 사용할 때마다 뿌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이번 기사를 작성하기 전부터 실제로 구입해서 사용 중인 필자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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