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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의 현재 그리고 미래, 쉐보레 볼트 EV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 승인 2017.05.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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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올해는 구입하기 힘들 겁니다. 인기가 워낙 좋아 계약자 중 이탈자가 나올 가능성도 작지만 만일 취소하는 사람이 생기더라도 줄 서서 기다리는 대기자가 많아 지금은 이렇다 할 뾰족한 수가 없어요. 꼭 볼트여아만 한다면 내년을 기약해보시죠.” 아는 지인이 집 앞 쉐보레 매장에 가서 볼트 이야기를 꺼내자 딜러는 이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어차피 계약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판단되는 손님이라 판단해서였을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기차는 아직은 구매로 이어지기에는 뭔가 부족한, 충전 등과 관련된 인프라에 살짝 걱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어느덧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고 있다. 이렇게 전기차를 줄 서서 구입을 하는 시대가 빨리 다가올 것이라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분위기는 테슬라가 다 잡아놓고 효과는 볼트(Bolt EV)가 누린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볼트에 관해서 현재 사람들의 분위기는 매우 호의적이다. 물론 전기차 보조금이라는 메리트와 전기차라는 새로운 흐름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심리가 합쳐져 만들어진 특수한 시기의 호황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볼트는 매우 시의적절하게 잘 선보였고 쉐보레는 그 메리트를 너무나 잘 활용하고 있다. 그것이 반짝이든 반짝이 아니든 말이다.

서울모터쇼가 진행됐을 때 야외 부스 한켠에 쉐보레가 볼트 체험부스를 따로 만들고 홍보에 나섰다. 그때 기자들을 대상으로 시승회가 잠시 열렸다. 킨텍스에서 파주 헤이리를 돌고 오는 매우 짧은 이동거리라 이렇다 할 시승기를 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게다가 타 매체 기자와 2인 1차량으로 동승해서 번갈아 가보며 타봐야 하는 말 그대로 반쪽짜리 시승이었기 때문에 시승기를 작성하기가 쉽지 않았다. 입맛만 다시다 내린 격이라 잠시 진입했던 자유로에서 쭉쭉 치고 나가는 말로만 듣던 그 가속성능을 살짝 경험해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 경험만 가지고서는 제대로 된 시승기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판단되어 다시 쉐보레 측에 시승차를 요청해 제대로 된 시승을 진행해봤다. 시승차 운영이 꽤 진행된 시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볼트 시승차의 인기는 여전해 보였다. 몇 대 안되는 시승차에 얼마나 많은 매체가 대기를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볼트와 관련된 관심과 인기를 직접적 그리고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모두들 갖기 원하고 타보길 원하는 볼트의 시승은 그렇게 진행됐다.

한적한 곳에서 바라본 외형의 디자인은 전기차답게 새로움을 강조한 크로스오버적인 디자인이지만 잘 살펴보면 곳곳에 쉐보레의 디자인 요소가 숨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멀찌감치 뒤에서 바라보면 앞모습에서 스파크와 비슷한 부분도 많아서 그런지 눈에 익어 자연스러워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 외형적으로 봤을 때 이것이 100% 전기차라는 느낌이 강하게 와 닿지는 않는다. 그냥 세련된 디자인의 B세그먼트 차량이라고 해도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다. 일반적으로 전고가 높은 스타일은 약간 둔해 보이고 여간해서는 날렵해 보이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볼트는 세련된 디자인이라 말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정도다.

외형 디자인을 보고 전기차다운 느낌이 적다고 했지만, 실내를 보면 그런 느낌은 이내 사라진다. 실내만 보면 이제 제대로 된 전기차를 마주했다는 느낌이 든다. 요즘 자동차에 장착되는 기본 디스플레이의 크기가 커지는 추세기는 하지만 10.2인치의 터치스크린은 아직은 대형이라 부르기에는 손색이 없다. 액정화면의 구성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다양하고 많은 정보를 운전자에게 전달하고자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터치스크린으로 이런저런 정보를 확인하고 있노라면 이 작은 액정창으로 현재 자동차의 상황을 대부분 확인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가장 기본적으로 지금 배터리에 전기를 얼마나 가지고 있고, 또 얼마나 갈 수 있는지, 각 배터리의 효율이나 가감속 시에 에너지의 흐름이 어떻게 사용되고 또 저장되는지에 대한 디테일한 자료가 사용자에게 쉽게 전달된다. 이 정도라면 꼼꼼한 성격의 운전자가 운행하더라도 현재 진행상황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충실한 자료가 운전자에게 매 순간순간 전달된다. 액정화면은 크고 선명하며 사용 인터페이스도 매우 직관적이다.

의아했던 점은 메뉴를 아무리 살펴봐도 내비게이션이 없다는 것이었다. 요즘 많은 내비게이션 업체가 정보와 연동, 그리고 IOT를 외치며 단순히 매립의 개념을 넘어서 차량 내부로 들어와 결합하고 있는 중인데 내비가 없다니. 물론 곧바로 스마트폰 내비를 켜서 보완하기는 했지만 저 큰 액정으로 시원하게 길 안내를 받으며 내비와 결합된 좀 더 다양한 정보를 전달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를테면 지금 여기서 가장 가까운 충전소라든지, 지금 코스 말고 다른 코스로 주행하면 얼마만큼의 전기를 더 아낄 수 있는지에 대한 자료 같은 것 말이다.

실내를 고급스럽다 표현하기는 그렇다. 보조금이란 제도를 통해 할인받지 않는다면 지불해야 하는 볼트의 가격을 생각해본다면 응당 지금보다 훨씬 고급스러워야 하겠지만 볼트의 실내를 보고 가격 대비 고급스럽지 않다 딴지를 걸 만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겠는가. 실내는 고급스럽다기 보다는 심플하고 깔끔하다. 군더더기 없다는 표현을 다들 많이 쓰지만 그 표현이 딱이다. 있을 만한 곳에 있을 것이 자리 잡았고 버튼은 소형차 혹은 준중형차의 질감과 디자인이다. 인테리어는 비록 고급스럽지 않지만 계기판과 액정 속 세상은 훌쩍 미래로 넘어간다. 현실과 미래가 공존하는 실내다.

생각보다 넓은 볼트의 실내는 웬만한 성인 남자라면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특히나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적재공간이 무려 479L까지 늘어나 충분히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사실 일반 자동차와 비교하자면 479L의 적재공간은 그리 엄청나고 대단한 부분이 아니지만 볼트가 전기차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대단할 수밖에 없다. 아직도 전기차 중 일부 모델들은 배터리의 위치 때문에 공간에 대한 활용도나 확장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런 부분들이 불만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볼트는 배터리의 위치를 차량의 바닥에 자리 잡아 이런 부분에서 겨의 완벽에 가깝게 해결해버렸다. 공간에서는 합격점을 받을 정도인데 여러 커뮤니티를 돌아보면 시트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다소 있기는 하다. 특히 덩치가 큰 성인 남성 운전자가 착좌감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뒷자리는 매우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무릎 공간은 충분하고 헤드룸은 여유롭다. 크로스오버 스타일과 긴 휠베이스 덕이다. 여기에 공간을 잡아먹는 배터리가 아래로 자리 잡았으니 부족함이 없다. 이쯤 되면 거주공간이 넉넉하다는 표현을 해도 문제가 없다. 이 정도의 공간이라면 굳이 시트를 압축형 씬 시트를 쓰지 않았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실내에서 느끼는 공간의 느낌 차이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볼트는 탄 사람이 느끼는 공간이 훨씬 큰 차다. 일상용으로 쓰든 레저용으로 쓰든 공간이 부족해서 나오는 불만은 아마도 쉽게 접하지 못할 것 같다.

보닛을 열면 익숙하게 보이던 엔진 대신 낯선 전기장치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모습에 자세히 보기는 하지만 태어나서 여태까지 그곳에 있던 내연기관이 없으니 뭔가 허전하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전기차를 경험하는 세대는 지금 이 모습을 더 익숙하게 생각하고 자라날 것이다. 지금 태어나는 세대는 카세트테이프나 플로피디스크의 존재를 전혀 모르듯 말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단순하게 비교하는 것은 크게 무의미하다고 보지만 아직까지는 파워트레인과 최고출력, 최고토크 등을 언급하는 것이 타는 사람에게나 설명을 듣는 사람 모두에게 편할 것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이런 문화도 많이 바뀔 것이로 생각하지만 말이다. 볼트는 엔진 대신 고성능 싱글 모터 전동 드라이브 파워트레인과 LG화학이 공급하는 288개의 리튬-이온 배터리 셀을 3개씩 묶은 96개의 셀 그룹이 10개의 모듈로 구성된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돼 있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이 조합은 모터의 출력이 204마력(150kW)이며 최대토크는 36.7kg.m으로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최대토크를 뿜어내며 달려나간다. 모든 전기차가 이런 식이지만 곱상하게 생긴 외모에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이 7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 차의 가속 성능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만약 노면이 젖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아준다면 휠스핀을 경험할 수 있을 정도이며 볼트의 타이어가 지르는 격한 소리를 들게 될 것이다.

서스펜션은 상당히 부드러운 편이라 초기 무리하게 가속을 하며 출발하면 출렁거림을 느낄 수 있다. 요즘은 미국차에도 하드한 서스펜션 세팅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볼트는 흡사 예전 미국차를 타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볼트가 보여주는 순간적인 가속력에 매료돼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연달아 신나게 밟아재끼면 옆자리 조수석의 사람은 멀미를 할 정도로 서스펜션은 격하게 요동칠 것이다. 특히나 전기차를 처음 타보는 사람들은 누구나 대부분 이 놀라운 가속력에 매료되게 되는데 성능이 좋은 터보차를 타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영역을 발끝의 움직임에 따라 너무나 쉽게 경험할 수 있으니 신세계가 따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볼트가 보여주는 가속력은 현재 서스펜션의 세팅과 타이어의 조합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서스펜션과 타이어의 조합은 무조건 연비를 우선한 세팅이기 때문이다.

이런 조합이 우선인 이유는 쉐보레가 너무나 많이 강조를 했으니 누구나 잘 알고 있겠지만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국내 출시된 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거리인 복합 383km(도심 411km, 고속도로 349km)임을 내세우기 위함이다. 배터리 용량이 60kWh이고 충전 시간은 급속(50kW) 30분 기준 145km 주행이 가능하며, 완속(240V, 32A)시 9시간 45분에 100% 충전이 가능하다. 볼트는 바로 이 점이 가장 중요한 장점이기도 하다. 아직까지도 전기차를 구입하는데 사람들이 가장 망설이는 부분이 바로 1회 충전 시 이동 가능한 거리인데 볼트는 급속 충전 시 1시간에 약 80%가량 충전이 되고 이 정도로 국내 여행 정도는 충분하니 일상에서 사용하려고 구입하는 사람에게는 심적인 부담이 가장 덜할 수밖에 없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회생제동 기능 등의 대안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기는 힘들다. 볼트에도 기어를 L모드로 변경해서 효율을 높이거나 스티어링 휠 제동버튼을 누르는 회생제동 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 사람들이 그 기능을 제대로 이해해 에너지를 잘 활용하기까지에는 아무래도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국내 출시된 전기차 중 가장 길다는 타이틀은 지금으로서는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 번 충전에 주행가능 이동거리가 거의 400km를 넘나든다는 사실만 놓고 보더라도 유지비 적인 측면에서 충분히 구입 메리트가 있지만 이런 점 말고도 차량의 기본기라 할 수 있는 주행성능 등이 충분히 받쳐 주는 것이 볼트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하겠다. 여기에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해도 빠지지 않을 정도의 다양한 안전장치와 부가기능이 내연기관 자동차와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더라도 뒤처지지 않도록 만들어 준다. 게다가 정부에서 지원하는 만만치 않은 보조금이 더해지니 사람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고마울 수밖에.

이 차가 빠르게 완판되고 또 구매를 기다리는 사람을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런 모든 이유가 결합한 복합적인 상품성이 아닐까 싶다. 지금으로서는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매력 덩어리라 할 만하다. 제도권 내에서 볼트의 아성을 깰 또 다른 후발주자의 등장이 기다려진다. 이렇게 쟁쟁한 경쟁자들이 승자의 타이틀을 두고 피 터지게 싸우는 동안 우리는 느긋하게 즐거운 고민을 하며 결정하면 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고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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