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8.13 목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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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링의 가민 시대는 이어질 것인가?

사이클링의 스마트화, 사이클 시장에 산업혁명 급의 변화를 이끈 주역은 가민이다. 그 시작은 GPS 신호를 ‘가민 커넥트’라는 플랫폼에 활용하며 시작되었고, 가민의 자본과 구축해둔 플랫폼을 활용해 속속 등장한 경쟁업체와의 경쟁보다는 협업을 통해 공생 관계를 다져왔다. 여기에 꾸준한 제품 개발을 더하며, 가민 엣지 시리즈는 4가지 모델이 존재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들의 성에 찰 만한 파워미터와 액션캠까지 만들어냈다. 오늘은 가민 사이클링 기기의 대표적인 세 가지 제품을 모두 준비했다.

 

스마트 속도계라 불릴, 가민 엣지 1000

가민 엣지 시리즈는 가민의 틈새시장 전략을 제대로 성공시킨 주역이다. 가민 엣지 시리즈가 등장하기 전의 사이클링 컴퓨터는 속도, 거리, 시간 외에 보여 줄 것이 없었다. 트레이닝에 좀 더 신경을 쓴다면 심박계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속도계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은 없었다. 그러다 조용히 등장한 것이 내비게이션이나 여행용 GPS 기기로 이름을 알려가던 가민이다. 다른 분야에서 축적한 GPS 기술을 활용해 사이클링에 특화된 가민 엣지500이라는, 접근 벽을 한층 낮춘 GPS 사이클링 속도계를 출시했다. 거기에 저렴하면서도 신뢰성 높은 파워미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가민 엣지 시리즈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가민의 사이클링 시장 공략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스마트폰이 나날이 좋아지는데,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은 전자 기기인 속도계가 뒤처질 이유는 없었다. 화면을 키우기 시작하며 컬러 LCD에 터치스크린까지 넣더니 스마트폰과 연동시켜 컴퓨터를 거치지 않고도 가민 커넥트와 코스 랭킹 서비스에 자동으로 연동되는 플랫폼을 꾸몄다. 그것도 모자라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곳에서는 엣지 스스로 업로드 해버리는 시대까지 왔다. 와이파이가 연결된 후에는 날씨 정보도 표기된다. 연동할 수 있는 주변기기는 대표적으로 파워미터와 심박계가 있으며, 실내 트레이너 중 블루투스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제품도 손쉽게 연결할 수 있다. 

여전히 감압식 터치스크린을 활용해 두꺼운 장갑을 끼거나 화면에 물이 묻어도 별다른 불편 없이 화면을 조작할 수 있다. 광활한 3인치 LCD 화면은 총 10가지 항목을 한 페이지에서 볼 수 있고, 총 다섯 페이지까지 설정할 수 있어 50개의 항목을 라이딩 중 살펴 볼 수 있다. 그러나 데이터가 신기하다고 라이딩 중 살펴보는 것은 참도록 하자. 운전 중 DMB 시청과 크게 다른 점이 없을 정도로 위험한 행동이다. 

랭킹 시스템에 상당한 의의를 두고 라이딩하는 라이더가 늘어남에 따라 가민 커넥트에서도 세그먼트 기능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가장 많은 유저들이 이용하는 스트라바와 연동하여 실시간으로 세그먼트 구간의 시작과 종료 알림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같은 날 같은 장소에 경쟁 라이더가 없더라도 라이딩의 동기를 얻는 데에는 전혀 문제없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라이딩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친구를 기다리는 상황이 되었을 경우를 떠올려 보자. 어디쯤 오는 지, 오고 있기는 한 것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전화를 걸어보지만 무심한 전화 연결음을 배경음악으로 하염없이 기다리만 했던 경험, 바람 소리 때문에 들리지 않을 벨소리를 친구가 알아차리기만 바라면서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엣지1000의 지도 페이지를 열어 표시되는 친구의 위치를 확인하자. 인도어 트레이닝, 레이스, 트레니이 프로그램 등 우리가 있었으면 하고 생각했던 모든 기능이 엣지1000에 전부 들어 있다. 심지어 이것들 말고도 한참 더 나열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기능이 들어가 있다. 우리가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그만큼 다양한 기능을 지니고 있으며, 가민 엣지 시리즈를 대표하는 모델인 만큼 시원시원함은 기본, 활용도가 가장 높은 제품이다.

 

세그먼트 순위를 올리기 위한 필수품 - 가민 벡터2

인간의 심리를 잘 활용한 서비스 중 하나가 실시간 세그먼트 시스템일 것이다. 경쟁심리와 성취감을 자극해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지갑을 열어 투자를 아낌없이 쏟아 붙도록 유도하는 이 시스템을 본 가민은, 늘어날 파워미터의 수요를 예측하고 자신들의 성에 차는 파워미터를 내놓았다. 시장에 출시된 최초의 페달형 파워미터이며, 가장 많은 데이터 수집을 할 수 있고, 가장 쉬운 설치 방법을 지닌 파워미터이다. 가격은 그만큼의 가치를 보이지만, 이 벡터2가 수집하는 데이터는 벡터 몸값의 수배는 더 높은 가격의 전문 트레이닝 기기만 가능했던 영역이다. 하지만, 벡터2는 우리가 도로에 나가 바람을 헤치며 외부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실제로 페달을 밟는 그 순간을 모두 담아낸다. 그리고 이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통제된 환경의 통제된 데이터가 아닌 실제로 우리가 섭취한 밥 에너지를 태워 물리 에너지로 변환한 날것의 데이터를 담아내는 것이다.

가민 엣지1000의 사이클링 다이나믹스와 함께하면 벡터2가 그날그날 수집한 데이터를 쉽게 요약, 분석할 수 있다. 평균 파워, 최대 파워, 좌우 밸런스, 노말 파워 등등은 이제 흔한 지표가 되었다. 파워미터로서는 당연히 볼 수 있어야 하는 데이터였고, 이제는 FTP 값도 일정수준 알아서 유추해준다. 벡터2와 사이클링 다이나믹스가 만나면 라이딩 자세를 구분하는 것도 가능하다. 즉, 시트에 앉아서 라이딩 한 상황과 안장에서 일어나 페달을 돌리는 상황을 구분할 수 있다. 각 자세별 시간과 평균, 최대 파워에 대한 데이터를 나눠서 보여준다.

그 다음은 PP. Pedal Stroke이다. 페달 스트로크의 의미는 크랭크가 원운동을 하는 동안 힘이 시작되는 지점과 풀어지는 지점을 알기 쉽게 그림으로 표현해주는 기능이다. 내가 몇 시 방향에서 페달에 가장 많은 힘을 싣고 있는지 감이 아닌 실제 페달링 데이터 기반으로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도록 쉽게 정리해준다. 이 페달 스트로크 지표야 말로 아주 고가의 피팅 기기나 전문 테스트 기기에서나 얻을 수 있던 데이터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돈만 지불하면 언제 어디서든 매 순간 소수의 사람만 누리던 정보를 누구나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사이클링 다이나믹스가 보여주는 영역이 한 가지 더 남아있다. Platform Center Offset. PCO라 표기되며 자전거에 올라타 페달을 위에서 보았을 때, 안쪽과 바깥쪽 중 어느 부분을 통해 힘이 전달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기능이다. 페달 안쪽으로 힘이 가해지면 마이너스가, 바깥쪽으로 힘이 가해지면 플러스로 값이 표기되는데, 중간인 0에 가까워야 이상적인 위치라고 한다. 이제는 클릿 위치를 설정 할 때도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며 ‘어 음.. 뭔가 이상한데..’ 라며 감으로 판단하지 않아도 된다. 눈대중으로 클릿 위치를 선정하지 않아도 되고, 가민 엣지1000의 화면에 PCO 항목을 띄워 실제로 페달을 돌려가며 수정하면 되는 세상이 열린 것이다. “자신을 알고 싶다면, 파워미터를 이용해 ‘어느 정도’ 파악 할 수 있다.”가 이전의 파워미터에 따라 붙는 수식 이었다면, 이제 ‘어느 정도’ 라는 부분을 ‘상당 부분’ 이라 수정해도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벡터2와 엣지를 통해 열렸다. 

벡터2도 참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엣지1000을 통해 보여준다. 다양한 기능이 열린 만큼 배워야 할 것도 많고, 분석해야 할 것도 많다. 심지어 라이딩도 꾸준히 하며, 양질의 데이터를 쌓는 노력도 필요하다. 그렇게 노력을 쏟는 만큼 남과 같은 시간을 들이더라도 보다 양질의 라이딩을 통해 과학적인 사이클링의 재미와 성취감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가민 엣지1000과 벡터2을 각각 하나씩만 두고 비교해보면 분명 대안이 존재하지만, 이 둘이 함께 했을 때의 가치와 활용도를 뛰어넘는 조합은 현재로서는 대안이 없어 보인다. 시장을 가장 빠르게 섭렵한 만큼 여전히 상당한 가치를 가진 제품이다.

 

세그먼트 순위 탈환의 순간을 기록한다 - 버브 울트라 30

가민의 대표적인 사이클링 기기 중 마지막으로 소개 할 것은 액션캠인 버브 울트라 30이다. 어째서인지 이전 버브의 소비자가 요구하는 업데이트는 안하고, 아예 새로운 하드웨어 기반의 버브를 내놨다. 버브 울트라 30의 서두는 이렇게 약간의 불만으로 시작하려 한다. 이 제품, 가민의 제품이라 생각하기에는 상당히 깔끔하고 조작하기 쉬우면서 끝내주는 기능이 대거 탑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비하면 많은 발전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가민 제품의 인터페이스는 복잡한 제품이 많다. 그만큼 기능이 많다는 이야기도 되지만, 상당수의 제품 모두 쓰기 쉬운 구성은 아니라는 의미도 존재한다. 

먼저, 제품을 살펴보면 경쟁사의 제품과 비슷한 외형이다. 컨트롤 버튼을 상단으로 올리고 케이스의 문이 열리는 방향이 옆 방향이라는 정도. 바디의 크기와 렌즈의 위치는 경쟁사 제품과 상당부분 닮은 구석이 있다. 동영상은 최대 4K 30프레임으로 녹화할 수 있고, 풀HD 1080P에서는 120프레임까지 녹화할 수 있다. 뒷면에 위치한 LCD 터치스크린을 통해 120프레임 녹화의 프리뷰도 아무런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 사양이다. 이 LCD 화면을 통해서 버브 울트라 30을 주무르거나 상단에 위치한 버튼 3개를 주로 사용하게 될 것인데, 상당히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만들어뒀다.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안쪽의 작은 버튼 2개는 단순히 전원을 켜거나 일일이 메뉴에 들어가지 않고 바로 무선 인터넷을 켜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어서 위치한 큰 버튼은 카메라의 셔터 버튼처럼 누르는 기능과 밀거나 당기는 토글스위치 기능도 가지고 있다. 이 토글스위치를 앞으로 밀기만 하면 빠르게 부팅이 이루어지며 동시에 설정해둔 동영상 설정으로 녹화가 바로 시작된다. 이 과정은 스위치가 켜짐과 동시에 5초 이내에 이루어진다. 녹화 중 토글스위치와 함께 구성된 카메라의 셔터 같은 느낌의 버튼을 누르면, 그 순간의 모습이 사진으로 저장되기도 한다. 이렇게 영상이든 사진이든 원하는 장면을 얻었다면, 스위치를 다시 당기기만 해도 녹화를 중단하고 전원이 꺼진다. 대부분의 액션캠이 그러하듯 아직 이 작은 크기의 구조로는 연속으로 녹화해봤자 1시간에서 2시간 정도가 한계다. 필요한 순간에만 토글스위치를 이용하면 메모리 카드는 물론 배터리도 상당히 알차게 사용할 수 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방수 케이스에 넣고 사용하다 설정을 바꾸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땐 세 가지 방법으로 버브에 접근할 수 있다. 케이스를 열어 버브를 꺼내는 일은.. 이젠 잊어버리자. 뒷주머니에 넣어둔 스마트폰을 꺼내 다시 연동하는 것도.. 모든 기능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방법이지만, 여전히 귀찮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는 상단의 작은 두 개의 버튼 중 아무거나 누르는 것만으로 바로 메뉴를 불러들일 수 있다. 그것이 곧 좌우 선택이며, 셔터 버튼으로 선택을 하며 이리저리 메뉴를 열어 볼 수 있다. 일일이 버튼을 눌러 열어보는 것도 귀찮음을 느낀다면 이렇게 해보자. 케이스가 닫혀 있는 상태 그대로 화면에 손가락을 슬쩍 터치하면, 그대로 LCD 화면이 손가락에 반응을 시작한다. 어? 손가락과 LCD 화면 사이에 두터운 방수 케이스가 자리 잡고 있는데 아무렇지 않게 조작할 수 있다! 언제 이런 세상이 되었는지 살짝 복잡한 기분도 들지만, 버브 울트라 30의 진가는 동영상에 띄울 수 있는 다양한 데이터일 것이다.

다양하지는 않고, 그보다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표현할 수 있다. VIRB edit라는 이름의 자체 편집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 가민이 이랬던가 싶은 정도로 쉬운 인터페이스를 제공하한다. 더구나 많지는 않아도 쓸 만한 배경음악과 화면 전환 효과까지 포함되어 있다. 버브 울트라 30을 컴퓨터에 연결하고 버브 에디트를 실행하면 자동으로 인식 후 녹화된 파일을 볼 수 있다. 원하는 파일을 선택하고 눈에 띄는 메뉴를 볼 수 있는데, 바로 G-Metrix. 버브 울트라 30에 내장된 가속도계와 자이로스코프, 고도계와 나침반, 감도 좋은 GPS로 기록되는 루트와 속도를 기록하는 기술이다. 이것만으로도 라이딩 기록을 화면에 표기할 수 있는데, 벡터2의 데이터를 기록한 엣지1000의 라이딩 기록을 여기서 동기화할 수 있다. 두 제품 모두 GPS 만큼은 성능이 좋기에 불러들이는 것만으로도 싱크가 착착 맞아 떨어진다. 이렇게 동기화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화면에 띄울 게이지를 불러들이면 된다. 데이터 덕후 가민 답게 정말 많은 포맷이 준비되어 있으니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살펴보고 고르면서 조합하며 나만의 포맷을 만들어 보도록 하자. 아래 영상은 실제 북악 라이딩을 4K 30프레임으로 녹화해 벡터2와 가민 엣지 1000의 데이터를 입힌 영상이다.

 

그래서 가민 시대는 이어질 것인가?

중간에 잠깐 언급했었지만, 제품 하나하나만 두고 본다면 어느 정도 대안은 존재한다. 가민 제품군은 분명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각 제품이 보여주는 광활한 데이터와 그 기능을 능숙하고 쉽게 활용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조금만 익히면 누구나 문제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특히, 버브 울트라 30의 경우 액션캠의 바람을 불러일으킨 경쟁사의 제품을 가뿐히 압도할 정도로 사용하기 편하고 빠르며, 누구나 탐낼 만한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었다. 과거에는 소수만 누릴 수 있던 수많은 데이터 정보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가민이 꿈꿔오던 방향 이었을까? 그랬다면, 확실히 지금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얘기할 수 있다. 그래서 가민의 시대는 여전히 이어질 것인가? 그렇다. 당분간 가민 세상은 여전히 건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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