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머슬카의 변화를 알리는 럭셔리 모델

CHRYSLER 300C Prestige

소파드리븐을 기본으로 하는 럭셔리 세단을 이야기할 때 항상 떠오른 것이 아메리칸 머슬카다. 대 배기량에 고급스러움을 치장하고 잘 빼 입은 노신사가 기사가 열어주는 차문을 통해 내리는 모습들은 미국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들이었다. 이런 모습들이 아메리칸 머슬카와 럭셔리 대형 세단에 대한 개념을 머리 속에 심어주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동안 미국적인 럭셔리 대형차들도 많은 변화를 시도했고, 유럽 메이커들과 손을 잡고, 혹은 인수와 합병을 통해 기술력을 상호 교환해 왔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아메리칸 럭셔리 세단에 유럽 세단들의 정교함을 심어주었다는 것이며 이를 통해 미국 럭셔리 대형 세단들도 유럽에 버금가는 스타일과 형태를 갖추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 빅 3중의 하나인 크라이슬러도 유럽 메이커의 손길이 닿았다. 다임러와 손을 잡은 후 다시 피아트와 관계를 지탱하고 있는 크라이슬러의 자동차들도 많은 부분 변화를 꾀했다. 5.0리터가 넘어가던 대 배기량 중심이었던 과거의 생각을 잊게 만드는 모델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으며, 디젤 엔진을 탑재한 럭셔리 세단들도 등장했다. 하지만 미국적 성격을 잘 유지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3.6리터 엔진을 얹고 있는 모델들이다.

크라이슬러 300C 프레스티지는 이런 면에서 아메리칸 럭셔리 대형차를 잘 표현하고 있는 차다. 이미 디젤 모델이 국내 시장에서 많은 호응을 보이고 있지만 3.6 V6 D-VVT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모델은 특별한 사람들만을 위한 차종이라고 보면 된다.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36.0kgm을 기본으로 8단 e시프트를 채택하면서 파워와 부드럽고 정숙한 드라이빙이 가능하도록 했다.

 

5m가 넘는 차체에 3,050mm 휠베이스는 시승차의 실내공간을 충분하게 확보해 놓았으며, 듬직하게 다가오는 외관 스타일 역시 넉넉한 인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인테리어는 대시보드, 센터 콘솔 사이드와 도어 패널 등 곳곳에 페라리, 마세라티와 같은 최고급 차량에만 적용되던 100년 전통의 프라우의 폴리뇨 가죽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한결 더했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미국 럭셔리카다운 엔진음이 감성을 자극하게 만든다. 묵직한 엔진음과 배기음은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자 이보다 앞서 시승을 했던 디젤과는 또 다른 스타일로 거세게 다가온다. 계기판에 들어오는 다양한 정보들은 아메리칸 럭셔리 대형 세단인 300C 프레스티지를 좀 더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 준다.

액셀 페달에 좀더 힘을 주자 300C 프레스티지는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자신이 갖추고 있던 드라이빙 능력을 마음껏 발산한다. 단순히 안락하기만을 추구하던 이전 미국차들과는 전혀 성격이 다른 300C 프레스티지가 보여준 성능은 유럽차들에 동화된 럭셔리 대형차를 보는 느낌이다. 잦은 코너가 있는 시승 코스에서도 서스펜션은 빠른 응답력과 회복력을 통해 세밀한 감각까지도 이끌어 낸다.

국내에서 많은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300C 디젤 모델이 갖고 있지 못하던, 아니 연비를 위해 잃어 버렸던 아메리칸 럭셔리 대형차의 성격을 유감없이 보여주면서 만족스러움을 제시한다. 미국차는 덩치만 컸지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이제는 옛말이다. 특히, 8.4인치 터치 스크린 유커넥트 미디어 센터는 차량의 컨트롤은 물론, 내비게이션 등 차량 시스템을 체크할 수 있게 구축돼 있으며, 프리미엄 알파인 오디오 시스템은 넓은 실내에서도 생생한 음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드라이빙 포인트]

크라이슬러 300C 프레스티지는 디젤 모델과는 또 다른 느낌이 있는 럭셔리 세단이다. 고급성을 더욱 추가해 럭셔리 대형차만의 기품을 갖추었으며, 6,190만원이라는 가격적인 부분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모델이다. 여기에 머슬카의 분위기와 유럽형 세단의 느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한 부분도 메리트가 될 수 있지만 디젤 모델과의 차별화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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