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오일 및 윤활유 제조업체로 유명한 모튤이 만들어 낸 이 독특한 커스텀 모터사이클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금속 냄새나는 스팀 펑크스타일이 기괴하면서도, 카페레이서 풍의 실루엣이 독특하고도 강렬한 조합을 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애초에 모튤 브랜드에서 모터사이클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도 없거니와, 기본 틀에 대강 브랜드 로고같은 상징성 높은 데칼을 입힌 뒤 ‘제작’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본격적인 시선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더욱 눈길을 끈다.

이 모터사이클 커스텀 디자인은 Officine GP Design의 Luca Pozzato와 함께 했다. 모튤은 이 모터사이클의 이름을 <Onirika 2853>이라고 지었다. 오니리카는 ‘꿈’이라는 의미가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1853년도에 설립된 모튤이 앞으로의 천 년을 꿈꾼다는 의미로 뒤에 2853이라는 숫자를 뒤에 붙였다는 점이다.

이 모델은 2016 Verona Motor Bike Expo에서 처음 발표됐다. 이어 이몰라 월드 슈퍼바이크, 프랑스 모터사이클 그랑프리, 휠 앤 웨이브 페스티벌, 르망 24시 레이스, TT 아센 모터사이클 그랑프리, 인터모트, 발렌시아 모터사이클 그랑프리에 전시되어 수많은 관객에게 놀라움을 주었다.

전반적인 실루엣만 보고는 베이스 머신이 어떤 것인지 예상하기 어렵다. 모든 부분을 새롭게 꾸몄기 때문이다. 엔진은 이탈리안 슈퍼 네이키드 바이크인 MV 아구스타의 브루탈레 800에서 뽑아낸 798cc 3기통이다. 프레임과 스윙암 등 뼈대를 이루는 부분 또한 기계적이고 강인한 인상을 위해 파츠를 덧대거나 독특한 컬러로 코팅했다.

이 모터사이클은 철, 청동과 같은 금속으로 완전히 덮여 있다. 심지어 라이더가 앉을 좌석조차도 청동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리벳으로 수놓았다. 주행이 가능한 것은 당연하지만, 사실상 예술품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좋다.

원래 있던 친숙한 원형 헤드라이트 대신 큐빅 모양의 세로 헤드라이트를 배치해 메카니컬한 멋을 냈고, 자칫 연약해 보일 수 있는 브레이크 라인은 굵직한 메쉬 호스로 감쌌다.

모튤이 가진 독특한 기술을 차체 곳곳에 적용하기도 했다. 수공 알루미늄 연료탱크를 큐빅 페인트 기술로 코팅했고, 차체 전반에 입힌 아이언 그레이 컬러의 질감 높은 페인팅은 모튤의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모터사이클이 특별한 이유는 또 다른 곳에 있다. 활용된 의미가 특별하기 때문이다. 모튤은 오니리카 2853을 파리 본햄즈의 경매에 부쳐 생긴 모든 수익금을 2011년 그들이 세운 <Motul Corazón> 재단에 기부했다. 

그렇다면 이 기부금은 어떻게 쓰일까? 재단 회장인 Michel Rivoire은 “Motul Corazón 재단은 지구상 모든 대륙의 불우한 청소년이 열정적으로 자신의 전문적인 미래를 건설 할 수 있도록 기계 및 기술 분야에서 훈련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말하며 이 콘셉트 모델에 대해 사회 환원적 의미를 강조했다.

단순한 오일, 케미컬 제조사라고 생각했던 모튤은 큰 꿈과 비전을 가지고 있었고 대기업으로써 사회적 책임감도 충분했다. 물론 사회적 기부 한 두 건으로 기업의 비전을 평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164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세계 시장에서 고품질 오일 브랜드로 마니아에게 사랑받아 온 연유가, 단순히 제품의 품질이 좋아서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모튤이 국내 시장에서 또한 앞으로 이러한 정체성을 어떻게 소개하고 알려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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