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아늑하고 편안한 자동차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핸들을 놓고 쉬고 싶다는 현대인의 욕구가 반영되었기 때문일까? 자율주행차를 구입한 다음에 무엇을 하겠냐는 설문에는 이동시간을 활용해 업무효율을 높이겠다는 대답보다 잠을 자거나 쉬고 싶다는 쪽이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자동차의 실내는 생각보다 편안한 공간이 아니다. 예를 들어 차 안에서 시트를 눕히고 잠시 휴식을 취하더라도, 피로를 풀거나 여가를 즐겼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 자율주행차가 출시되었을 때 이를 구입하는 목적이 자동차가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동안의 시간을 가치 있게 사용하기 위해서라면, 자동차 역시 사람의 필요를 반영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까지의 자동차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 

중국 기업인 Li가 설립한 넥스트EV(NextEV)는 미국 실리콘 밸리를 중심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니오(Nio)는 넥스트EV가 개발하는 전기차의 글로벌 브랜드명이다. 참고로 넥스트EV는 작년 자율주행 전기 슈퍼카 니오 EP9를 공개했고, 올해 미국의 COTA(Circuits of the Americas) 랩타임을 갱신하기도 했고, 현재 포뮬러-E에 넥스트EV 팀으로 출전하고 있다.

물론 슈퍼카는 자율주행전기자동차의 주행성능을 보여주기에 아주 좋은 샘플이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로 구입하게 될 미래의 자율주행전기자동차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니오는 그에 대한 대답을 보여줄 또 다른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바로 이브(Eve) 콘셉트다.

이브 콘셉트는 마치 SF 영화의 소형 셔틀 우주선에 바퀴를 달아놓은 듯한 형상이다. 바퀴는 오버행이 거의 없이, 차체의 가장 앞쪽과 뒤에 장착되었는데 이는 캐빈 내부 공간을 최대한 키우기 위해서다. 일반적인 승용차와 달리 B필러가 생략되었고, 측면 면적의 약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큰 도어가 슬라이드 방식으로 열린다. 독특하다. 그러나 디자인만을 추구한 것이 아닌 실용성을 담았다. 이 같은 스타일의 도어라면 자연스럽게, 마치 ‘방에 들어가듯’ 차에 올라탈 수 있지 않을까? 

실내 공간은 ‘자율주행차’ 답게 꾸며졌다. 운전석에는 스티어링 휠과 페달이 있지만, 운전에 집중하기보다는 자율주행 모드를 보조하기 위한 것에 더 가까워 보인다. 심지어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등을 조작하기 위한 버튼류도 생략되었고, 대신 ‘노미’라는 이름의 인공지능 엔진과 터치 방식의 글래스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탑승자와 자동차가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설정’이다. 

물론 콘셉트카에 적용된 이런 인터페이스는 상당부분이 지금의 기술로도 구현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터치스크린, 심지어 제스처를 활용해 인포테인먼트를 조작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시판되는 자동차에 적용되는 마당에, 이런 기술이 앞으로 대부분의 자동차에 적용될 것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더 아름답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다듬어 내느냐다. 

니오 이브 콘셉트의 운전석은 마치 잠시 앉아 편안히 쉬기 위한 라운지의 소파를 닮았다. 자율주행 모드가 아닐 때만 스티어링 휠이 운전석 쪽으로 나온다. 다른 좌석의 탑승자와 더 쉽게 이야기를 나누고 교감할 수 있도록 개방되고 연결되어 있는 것이 독특하다. 

뒷좌석은 항공기의 1등석처럼 시트의 각도를 조절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가족을 편안하게 태울 수 있는 공간, 또는 자동차가 장거리를 이동하는 동안 운전자가 뒷좌석으로 이동해 쉬거나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아늑한 인테리어와 함께 전체를 유리로 만들어 채광이 뛰어난 루프를 적용했다. 루프가 조금 낮긴 하지만, 지금까지의 자동차와 달리 자동차 안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정도라면 오히려 사무실을 나와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자동차에 오르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론 아직까지 니오 이브는 콘셉트다. 좌석에는 안전벨트가 없다.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로 절대 사고가 나지 않는다면 모를까, 현실에서는 아직 완벽한 안전이 보장되지 않을 것이며 심지어 주위의 다른 차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을 때 탑승객의 안전을 보장해줄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 기술적으로 니오 이브와 같은 자동차를 만들 수는 있지만, 아직 세상은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니오 이브는 자율주행전기자동차의 멋진 미래를 암시하며, 한편으로 자율주행차를 받아들이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지금까지의 자동차 메이커가 아닌 새로운 스타트업이 언젠가는 자율주행차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게 될지도 모른다. 

니오 이브는 2020년 미국에서 판매될 자율주행 전기자동차의 콘셉트라고 한다. 2020년 실제로 등장할 전기자동차는 어떤 모습일지, 콘셉트카를 어디까지 재현할 수 있을지 궁금하고 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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